2023년 부활절 연합예배가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3년여간 움츠렸던 교계가 부활절을 기점으로 기지개를 활짝 펴는 기회로 삼으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그런데 부활절연합예배의 전통과 맥이 끊어졌음에도 여전히 ‘연합예배’라는 이름의 행사가 도처에서 열리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연합’을 말하는 것인진 몰라도 끼리끼리 모이면서 여전히 그 이름을 붙이고 싶은 이유가 궁금하다. 부활절에 교계가 연합해 한자리에 모여 축하예배를 드린 건 한국교회의 오랜 전통이었다. 1947년 4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 간에 한일정상회담에 후폭풍이 거세다. 두 나라 정상이 12년 만에 ‘셔틀 외교’ 복원으로 관계 정상화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지만, 과거사 문제를 양보라는 틀 안에서 해결하려 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평가다. 한일 정상이 그동안 멀어졌던 두 나라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로 한 건 과거사 문제와 실질적 협력 사안을 분리 대응하는 이른바 ‘투트랙 기조’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일본은 반도체 수출규제를 4년 만에 해제했고 우리는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완전 정상화를 선언하는 등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의 취임으로 정상화의 길에 접어들었다. 지난 3일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대표회장 취임 감사예배에서 정 목사는 한기총의 정상화와 대외 신뢰 회복, 대사회적인 역할 감당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기총은 지난 3년간 암흑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임 대표회장에 대한 법적 시비로 공석이 된 자리에 법원이 비신자 변호사를 파송함으로써 한때 보수 연합기관의 대표라는 위상에 씻을 수 없는 수모를 안겼다. 임시대표가 한기총을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정상화시키는 자신의 소임에 충실했더라면 적어도 한기총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에서 진도 7.8의 대지진이 발생한 지 2주가 지났다. 엄청난 대지진은 튀르키예에서만 4만5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올 정도로 참혹했다. 지진 발생 후 72시간의 ‘골든 타임’이 지나고도 계속된 기적 같은 구조 소식에 전 세계가 환호하고 안도했으나 이제부터는 부상자 치료와 이재민 지원에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다.이를 위해 전 세계 구호단체들이 튀르키예 이재민 구호를 위해 앞다퉈 현지에 도착하고 있다. 이중 기독교 단체들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기독교 국제구호단체 ‘사마리안퍼스’는 지난 10일부터 튀르키예와 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지하철의 만성적자의 원인으로 노인 무임승차를 지목하면서 이 문제가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다. 오 시장은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 부분을 정부가 보전해 줘야 한다는 뜻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었으나 엉뚱하게 노인이 우리 사회에 불편한 존재가 된 모양새다. 65세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제도가 시행된 건 1984년이다. 그 당시엔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5.9%였다. 그러나 40년이 흐른 지난 연말 기준으로 18%로 3배 넘게 늘었고 이런 추세라면 2040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이 전 국민의 3분
총신대 신대원 교수이며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원장인 서창원 교수가 얼마 전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홈페이지에 ‘교회는 왜 욕을 먹나?’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한국교회가 욕먹는 이유 두 가지를 들었는데 공감이 가면서 한편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다.서 교수는 “교회는 가장 존귀하신 그리스도의 피로 값 주고 산 그리스도의 신부”라며 “하나님의 영광이 머무는 곳이다. 아름답고 신비스럽다. 진리의 기둥과 터이다. 그런데 왜 교회는 욕먹고 있는가”라고 물었다.그는 그 이유를 두 가지로 예시했다. 그중 하나는 “교회가 세상과 너무 다르기 때
2023년 새해 벽두부터 전 세계에 코로나19 경고등이 일제히 켜졌다. 다름 아닌 중국이 3년간 이어온 ‘제로 코로나’ 정책에 마침표를 찍고 방역 빗장을 완전히 풀기로 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8일부터 코로나 방역 차원에서 시행해 온 해외 입국자의 시설 격리를 폐지하고 해외여행 규제도 해제한다고 한다. 앞으로 중국에 가는 사람은 해외에서 출발 48시간 전에 실시한 PCR 검사 음성 확인서만 제출하면 되고, 입국 후 PCR 검사도 폐지된다.문제는 중국에서 전 세계로 나간 여행객들이 각 나라에서 코로나를 재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각
2022년 성탄절이다. 죄인을 구원하러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에 오신 날이다. 사람들은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평화의 왕’이라 칭한다. 죄악이 가득한 땅에 진정한 평화 ‘샬롬’을 선포하신 주인공이기 때문이다.올해도 변함없이 각 연합기관과 교단들이 성탄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예수님이 선포하신 평화가 세상에 가득하길 바란다는 희망을 담고 있다.그런데 이런 희망과 기대가 가끔 공허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에 오셨으니 평화, 은혜, 축복이 넘치길 소망하지만 정작 그런 예수 정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절이 시작되었다. 성탄절인 12월 25일까지 4주간을 가리키는 대림절은 세상에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맞아들기 위해 성도들이 가져야 몸과 마음의 준비 기간이라 할 수 있다. 교회력에서 대림절은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셔서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하신 뜻이 담겨있다. 따라서 대림절을 지키는 교회와 성도들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반성과 함께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을 준비하게 된다.천지를 창조하시고 만물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예수 그리스도의 위치
지난 11월 셋째 주일은 한국교회가 매년 지키는 ‘추수감사주일’이었다. 그런데 한해의 농사를 끝내고 그 수확을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추수감사절’이 어느 때부턴가 한국교회엔 특별헌금을 거두는 날로 그 의미가 변질되고 있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한국교회의 ‘추수감사주일’은 아메리카 신대륙 개척자인 청교도들의 ‘추수감사절’과 깊은 연관이 있다. 1620년 9월16일 102명의 청교도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고난의 항해를 시작했다. 이들이 영국을 떠나 미지의 신대륙으로 향한 건 오로지 신앙의 자유를 찾기 위함이었다. 두 달
서울 이태원 참사로 156명의 젊은이가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고 140여 명이 다쳤다. 테러나 건물 붕괴사고가 아닌 서울 도심 한복판 길거리에서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졌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정부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다음 날부터 일주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핼러윈 데이’를 앞둔 주말에 유흥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에 갔다가 당한 사고에 왜 전 국민이 애도해야 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희생을 당한 사람들이 무슨 목적으로 그곳에 갔
10월 31일은 세계교회가 지키는 ‘종교개혁기념일’이다. 한국교회도 매년 10월 마지막 주일을 ‘종교개혁기념주일’로 지키며 그날의 의미를 되새긴다.마르틴 루터는 1517년 10월 31일 비텐베르크 대학 궁정교회 정문에 95개조의 반박문을 부쳤다. 그 반박문은 당시 교황 레오 10세가 성 베드로 성당 건축비 충당 목적으로 판매한 면죄부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이것이 종교개혁의 시발점이 되었다.루터는 인간의 노력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일방적 은혜 안에서 인간을 살아가고, 그 은혜에 대한 약속을 붙잡
북한이 최근 보름 동안 무려 일곱 차례에 걸쳐 12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를 전쟁 위기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특히 최근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은 북한이 핵을 탑재한 미사일을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목표물을 향해 동시다발적으로 쏠 수 있는 힘을 과시한 것이어서 예사롭지 않다.북한이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미사일 발사를 한 건 전에 없던 일이다. 미사일의 종류도 다양해서 어떤 건 일본 상공을 지나 태평양에 떨어지기도 했고, 저수지에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미 지난달 선제 핵 공격을 법제화했다. 한
한국교회 교세가 갈수록 크게 감소하고 있다. 출산율 저조에 따른 자연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라지만 아무래도 최근의 코로나 펜데믹 상황이 더욱 부채질한 측면이 있다.9월에 총회를 마친 주요 장로교단 중 합동측은 지난해 17만여 명이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9만여 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측도 2020년부터 2년간 14만여 명이 감소하는 등 대부분의 교단이 마이너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각 교단이 올 총회에 보고한 교세 통계에 의하면 교세감소의 주된 원인은 주일학교에 있었다. 통합측의 경우 1년 전에 비해 전체 교인 수가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장로교 총회 시즌이 도래했다. 19일부터 22일까지 3박4일간 107회 총회를 여는 예장 합동을 비롯해 통합, 백석, 고신 등 장로교 주요 교단이 이 주간에 총회를 개최해 주요 현안을 처리하게 된다.이번 장로교 9월 총회는 정부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처음 여는 총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각 교단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비대면 또는 일정을 하루나 이틀로 단축해야만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이런 제한이 모두 풀리면서 교단마다 총회를 개회해 새로운
한국교회의 교세 감소가 심각하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이미 진행되어 온 문제지만 최근 들어 그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어서 걱정스럽다. 한국교회 대표적인 교단 중 하나인 예장 통합의 경우 20년 사이에 교인이 1백만 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통합측은 2010년에 285만 2311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4년에 감소세가 한 차례 주춤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이번 회기까지 12년째 내리막길을 달리는 중이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6년 후인 2028년에는 200만 명 선이 무너지고 2030년에는 185만 명 선
8.15 광복 77주년을 맞아 한국교회 연합기관을 비롯해 교단 단체들이 각기 의미 있는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광복절과 한국교회는 그 정도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교회가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 하기 위함이다. 주님은 이 땅에 오셔서 모든 압제받는 이들에 자유와 평화를 선포하셨다. 일제 강점기에 교회 지도자들이 저항의 중심에 섰던 것도 그 때문이다.한국교회는 불과 백여 년 전만해도 신생아에 불과했다. 미국 선교사들이 가져온 복음을 그대로 학습하는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1919년 3.1만세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3년여 만에 해제되면서 교회들마다 각종 여름행사 준비에 한창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일선 교회들은 코로나 방역으로 중단했던 여름성경학교와 수련회를 청소년들의 신앙을 일깨우는 귀중한 시간으로 삼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일선 교회뿐 아니라 청소년 사역 전문기관들이 주최하는 여름 청소년 수련회도 등록이 조기에 마감되는 등 일부 과열 조짐이 우려될 정도다. 이는 코로나19로 한껏 움츠렸던 청소년 사역 현장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분명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최근 전파력이 강한 새로운
일본의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지난 10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후 지난 76년간 유지해 온 ‘평화 헌법’을 버리고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개헌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집권당의 이 같은 우경화 질주가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평화를 해치게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기시다 일본 총리는 집권 자민당의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후 “헌법 개정안을 가능한 한 빨리 발의해 국민투표로 연결하겠다”고 했다. 이는 아베 전 총리의 피습 사망 사건이 결과적으로 보수진영의 표 결집으
미국 연방 대법원이 낙태 합법화를 골자로 한 이른바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하면서 3년 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를 폐지한 후 후속 입법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헌재는 지난 2019년 4월에 “형법상 낙태를 전면 금지한 현행 처벌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렇다고 낙태를 전면 허용한 것은 아니어서 국회에 2020년 말까지 관련 법 조항을 개정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낙태를 처벌하는 게 헌법에 위배 된다는 것이지 곧 낙태가 합법이란 뜻은 아니다.당시 정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