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라를 율법으로 번역한 것은 알렉산더의 영향이 크다. 70인역이 토라를 그리스어 ‘노모스’(no,moj)로 번역한 것이다. 일반적인 법과 규율을 의미하는 노모스를 구약, 특히 오경의 교훈에 적용하여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정신으로 풀이한 것이다. 구약신학사전에 의하면, ① 토라의 뿌리는 ‘던지다,’ ‘쏘다,’ ‘놓다’ 등의 야라(הרי)에서 유래한 말이다(삼상 20:20; 삼하 11:20; 호 6:3). 즉 화살을 쏘면 쭉 뻗어나가는 것에서 교훈, 방향이라는 뜻으로 확장된다(창 46:28; 잠 6:13). ② 사역동사로 쓰이
성막 건축을 위해 조사를 받은 603,550 명은 ‘성소의 세겔’로 각각 은 한 ‘베가’ 곧 ‘반 세겔’ 씩을 드렸다. 스무 살 이상의 이스라엘 남자는 모두 생명의 속전을 야웨께 바쳐야 한다. 부자라고 더 낼 수 없고, 가난하다고 적게 내서는 안 된다. 공동체를 위한 공평하고 정당한 요구다. 그렇다면 ‘한 세겔’이 아닌 ‘반 세겔’을 바치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더구나 하나님께 제물을 드릴 때는 아무런 흠이 없는 온전한 것으로 드려야 한다고 구약성서는 수차례 강조하지 않은가?(레 22:21; 시 51:19) 먼저 이스라엘의 화폐의
이스라엘의 모든 가정은 물론 회당의 한 켠에 미크바, 곧 정결욕(ritual bath)을 위한 수조(水槽)를 마련한다. 사막의 에세네 공동체와 마사다의 산정에도 미크바를 두었다. 사전적 의미는 흘러든 물이다. 구약에 물에 관련된 표현은 다양하다. 바다, 강, 운하, 냇가, 샘물, 연못, 늪지, 웅덩이, 고인 물, 와디 등등처럼(출 7:19; 레 11:36; 신 8:7). 크게 흐르는 물, 고인 물, 그리고 샘물 등으로 나뉜다. 그러나 이 모든 형태의 물이 기본적으로 미크바이다. 왜냐하면 모든 물은 생명의 원천이며 성장의 동력으로 어
출애굽기의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이집트 탈출(출 1-18장)과 십계명을 비롯한 율법(19-24장), 그리고 성막의 건립이다(25-40장). 이스라엘은 바로의 학정과 종살이에서 홍해를 건너 광야의 뜨거운 햇빛을 감내하고, 갖가지 불평과 굶주림, 갈등과 전쟁의 소동을 겪은 후에 비로소 자유를 맛보게 되었다(출 1-15장). 마찬가지로 출애굽기 25장에서 시작된 성막 건립은 언약 파기와 갱신(32-34장)이라는 큰 위기를 극복하는 복잡하고 기나긴 서술 끝에서 완성된다. 그 순간 구름이 회막을 덮고 야웨의 영광이 성막에 충만하
황금 송아지 사건 이후 하나님은 모세에게 새 돌판을 준비케 하고 말씀하신다. 야웨는 언약을 다시 맺는 의례를 통하여 자신의 이름과 성품을 알린다. 6-7절에 이어지는 서술은 10 가지 이상이 중복된다. 처음 반복되는 ‘야웨 야웨’는 약간의 논란이 있다. 은 두 번 겹친 ‘야웨’를 한 차례만 언급한다. 대부분 연구자들이 처음 ‘야웨’가 동사 ‘선포
성막건립과 황금 송아지 사건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하나님은 모세에게 현시하여 새 언약을 맺는다. 이 과정에 창조의 동사 ‘바라’(ארב)와 ‘아싸’(השׂע)가 쓰였다. ‘내가 아직 온 땅 아무 국민에게도 행하지(וארבנ) 아니한 이적을 너
구약에서 밀, 보리, 귀리, 호밀, 나맥 등은 팔레스틴의 주요 식재료다(신 8:8; 겔 4:9). 이 알곡들을 가루로 만들어 빵을 굽는다. 곡식의 종류는 달라도 ‘밀가루’라고 해두자. 히브리어 밀가루는 솔레트(חמק)와 케마흐(תלס) 두 낱말이 쓰인다. 둘의 구분은 솔로몬의 하루 양식을 소개
모세는 아론과 나답과 아비후를 데리고 70장로와 함께 야웨를 예배하고 산 위에서 하나님의 모든 말씀을 기록한다. 이튿날 모세는 산에서 내려와 제단과 열두 기둥을 쌓고 번제와 화목제를 드린다. 이윽고 언약의 책을 이스라엘 앞에 낭독하니 모든 백성들이 ‘우리가 준행하리이다’라고 응답한다. ‘언약의 책,’ 또는 ‘계약법’은 머리글의 표에서 보듯 20장 22절부터
아론과 백성들이 시내산에 올라간 모세를 기다리다 금송아지 상을 만들어 ‘절하고 앉아서 먹고 마시고 뛰논다’(출 32:6). 하나님이 진노하자 모세가 중재에 나서는 장면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네 백성’(your people)이라고 칭하고 모세 역시 하나님께 간청할 때도 이스라엘을 ‘네 백성’으로 부른다. 마치 하나님과 모세가 이스라엘은
언약책(출 24:7)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계약한 내용을 가리킨다. 이스라엘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계율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 중에 약자보호법과 이자 금지법이 눈에 띈다. 사회복지는 모든 공동체가 함께 나눠야할 책임과 의무라지만 이자 금지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언약책은 동족에 한정된 경우나 돈을 빌려주면 이자를 받지 말라고 규정한다. 히브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는 약자 보호법의 맨 앞에 언급된다(21-27절). 그 이유는 역지사지로 보면 명쾌하다.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나그네로 억압을 받았다. 언약법에서 나그네 억압 금지 명령은 다면적인 함의가 들어있다. 곧 그들의 불안한 신분 때문에 법적,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심리적으로 불이익을 받거나 손쉬운 착취의 대상이 된다. 출애굽기의 ‘나그
이른 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동해복수법(lex talionis)은 한 동안 잔인하고 미개한 피의 복수라 여겨왔다. 하지만 보복의 악순환을 막기 위한 법정신의 진보로서 법의 역사에서 의미 있는 발걸음이었다. 기원전 18세기 함무라비 법전에 뿌리를 둔 이 법은 그보다 3-4세기 이른 우르남무(Ur-Nammu) 법전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우루남
모세는 시내산에서 40일 동안 금식하며 두 번째 언약에 집중한다. 놀랍게도 그가 내려올 때 얼굴에서 빛이 났다. 아론과 온 이스라엘은 두려워 모세에게 접근할 수 없었다. 그의 광채는 ‘야웨와 말씀을 나누었기’ 때문이다(29절). ‘광채가 났다’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동사 ‘카란’(ןרק)이며 자동사다. 앗시리아어 카르누(kar
성서에 ‘세 번’이 이따금씩 언급된다. 대표적으로 이스라엘 모든 남자는 일 년에 세 절기에 하나님을 예배해야 한다(출 23: 17; 34:23; 출 16:16). 발람은 이스라엘을 세 차례 축복하였는가 하면(민 24:10), 삼손은 들릴라를 세 번이나 조롱한다(삿 16:15). 야웨는 실로에서 사무엘을 세 차례 부른 후에 이스라엘의 선지자로 삼는다(삼상 3
두 사람은 성막의 설계와 건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인물로 지혜와 총명과 지식에 영성까지 두루 갖췄다(출 31:1-6). 브살렐은 특히 요셉, 발람, 여호수아와 더불어 ‘하나님의 영’이 충만한 네 인물에 속한다. 오홀리압 또한 뛰어난 기능공으로서 세공과 조각은 물론 각종 실과 천을 활용한 수공예, 그리고 목공 능력 등 다재다능한 장인(匠人)이었다. 왜 그들이
역사는 갈등과 연합을 통하여 합종연횡을 거듭해왔다. 그 중심에는 생존을 위해 먹어야할 음식이 놓여있다. 가뭄이나 홍수 등은 양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없게 하는 변수다. 사람들은 먹거리를 찾아 이주하거나(창 12:10; 룻 1:1), 빼앗기 위하여 힘을 겨루었다(창 26:10). 양식을 획득하거나 보존하기 위해 더러는 위협하거나 연합하고, 더러는 상대와
아론의 가슴에 판결 흉패가 있고 우림(םירוא)과 둠밈(םימת)이 그 안에 들어있다. 제사장은 성소에 들어갈 때마다 하나님의 뜻을 알려주는 물체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29절). 구약에서 우림과 둠밈은 함께 4 차례(출 28:30, 레 8:8, 스 2:63/
제사장의 예복 중에서 방울은 유치한 듯 눈에 띈다. 에봇 아랫단 가장자리에 수놓은 석류와 함께 번갈아 달려있다. 아론을 위한 ‘영화롭고 아름답게’ 지은 거룩한 의복에 방울을 달다니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유대교 전승에 의하면 방울이 12, 24, 36 개, 심지어 360 개라는 주장도 있으나 확인할 수 없다.
유대교의 상징은 극히 제한적이다. 다른 신이나 우상은 물론 어떤 형상도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출 20:4). 그럼에도 촛대, 다윗의 별, 석류 등 일부는 유대교 역사를 통해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촛대와 다윗의 별이 유대 신앙과 민족의 정체성에 연관된 상징이라면 석류는 다면적인 은유가 포함되어 있다. 성막의 제작 중에 자세하게 묘사된 제사장 복식에
카포레트(תרפכ)는 주로 출애굽기 성막 건설과 관련하여 18차례, 구약에 모두 27 차례 나온다. 히브리어 동사 ‘덮다, 가리다, 달래다, 용서하다’의 카파르(רפכ)에 뿌리를 둔다. 유대교 성경과 일부 번역본은 카파르의 어원을 살려 ‘덮개’(NJV , NEB), 또는 ‘뚜껑’(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