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자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철가방 우수氏’, ‘오! 해피데이’ 연출과 ‘오빠생각’ 시나리오 원작자인 윤학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청소년 성범죄를 소재로 대한민국을 고발하는 영화 ‘지렁이’(제작 (주)미디어파크)가 오는 4월 13일 전격 개봉된다.

영화 ‘지렁이’는 뇌성마비 장애를 앓고 있는 ‘원술’의 유일한 희망인 딸 ‘자야’가 학원 폭력의 집단 따돌림에 시달리다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어 결국 억울한 죽음을 택하자, ‘원술’이 ‘자야’에게 벌어진 잔인한 사건의 전말과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뀌고, 외동딸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한 원술의 처절한 울부짖음은 학교와 경찰, 가해 학생 가족, 기득권 권력 앞에 처참히 짓밟힌다. 결국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복수의 칼을 집어드는 원술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를 통렬하게 꼬집고 있다.

윤 감독은 사학의 명문 도화예고 성악과에 입학한 외동딸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그에 감춰진 집단 따돌림의 가해와 피해 등을 방관자의 시선으로 학원가의 충격적인 현실을 그려내어,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 현실에 대해 되짚어 보는 계기를 던져줬다. 그러면서 윤 감독은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것처럼, 원술의 이야기를 통해 장애우들의 인권과 집단 따돌림의 심각성을 공론화시키길 희망했다.

영화의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제작진은 실제 학교폭력과 집단 따돌림의 가해자 및 피해자, 폭력에 방관하는 이들을 직접 만나, 실제 사례를 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가감 없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이에 영화 전문가들은 사회적 이슈를 지닌 작품들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사전 관객을 확보하고, 괄목할 만한 흥행 성공을 이룬 바 있음을 밝히고, ‘지렁이’가 극장가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평가했다.

영화 ‘지렁이’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면모도 남다르다. 연극 무대를 시작으로 KBS2 ‘성균관 스캔들’, ‘철가방 우수氏’ 등 다방면에서 활약한 연기파 배우 김정균씨가 ‘원술’을 맡았고, 그의 딸 ‘자야’역에는 오디션에서 발탁된 실력파 신예 오예설씨가 나서 과감하고 강렬한 연기로 기대를 모으게 했다. 특히 가해자 ‘유정역’역으로 출연하는 이철희씨의 경우는 산본제일감리교회 이상국 목사의 자녀로, 1,500여 명이 참여한 오디션에서 당당히 선발돼 출연하게 됐다.

이에 이철희씨는 “영화를 촬영하면서 우리 사회 청소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서, “이 영화가 학부모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철희씨는 “앞으로 다양한 문화사역을 통해 신앙인으로서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며, “말씀과 기도로 이끌어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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