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의 권세 깨뜨리고 부활하신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평강이 독자 여러분의 가정과 교회, 일터 위에 충만하기를 기원드린다. 오늘 주님께서 죄인들을 위해 골고다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지 사흘 만에 부활하셔서 우리의 죄를 구속하시고 생명으로 인도하셨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여전히 죄에 빠져 신음하고 있으나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평안하냐”고 인사하신 것처럼 우리의 삶의 현장에 찾아오셔서 고통과 좌절을 희망과 환희로 바꿔주실 것이다. 주님의 부활은 이 땅의 다툼과 갈등, 탄식이 종식되고 하나님과의 온전한 관계 회복을 통한 완전한 ‘샬롬’을 의미한다.

부활절 주일에 한국교회는 올해도 각각 연합예배를 드리게 된다. 한교연은 가장 먼저 부활주일 새벽 5시반에 군포제일교회에서 부활절새벽연합예배를 드린다고 발표했다. 한교연은 이번 부활절 새벽예배 주제를 “그리스도의 부활, 섬김과 하나됨”으로 정하고 주님의 부활을 축하하면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돌봄과 교회의 하나됨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교단장회의는 부활주일 오후 4시에 명성교회에서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린다. 교단장회의는 연합기관이 갈라진 상태에서 부활절연합예배만큼은 한국교회가 하나되어 드리자는 취지에서 전체를 아우르는 예배순서를 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예배 장소인 명성교회가 과거 세월호 관련한 설교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최근에는 부자 편법세습 문제로 여론에 지탄을 받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NCCK는 올해 부활절이 세월호 참사 3주기와 겹치는 만큼 이번 예배를 ‘4.16가족과 함께하는 부활절연합예배'로 드리기로 했다. 16일 오후 4시 30분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연합예배는 '예수가 여기 계시다(마28:1~10)'라는 주제로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각 지역별 연합예배와는 별개로 올해도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가 적어도 세 군데에서 열리는 것은 현 한국교회의 분열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다. 최근 한교연과 한기총이 대통합 원칙에 합의하고 지난 12일 통합을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으나 통합을 이루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다는 분석이다.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이단문제 처리도 한기총은 선통합 후조치를 주장하는 반면 한교연은 선조치 후통합에서 조금도 후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이 간격을 어떻게 메우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한교연과 한기총은 지난 4월 4일 양 대표회장과 통추위원장 만남에서 그간의 소원했던 관계를 해소하고 조금씩 양보하는 선에서 대통합을 이루자는 원칙에는 일단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핵심 문제인 이단 처리의 경우 한기총은 다락방전도협회가 이미 탈퇴한만큼 다른 문제는 통합 후에 처리하자는 입장인 반면에 한교연은 해당교단을 확실히 정리하지 못한다면 통합 자체를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앞으로의 통합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서로의 입장 차이가 여전하지만 부활절을 앞두고 한국교회의 숙원이었던 한교연 한기총의 통합문제가 한 고비를 넘겼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본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조기 대선을 앞두고 극단적 대립과 갈등이 초래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교회만이라도 서로가 서로를 정죄해 온 분열을 회개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자고 다짐한 그 약속이 반드시 지켜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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