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탁기 목사

장미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 후보들은 저마다 수십여가지 공약을 내걸고, 차기 대통령이 본인이라고 자천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정당의 후보들부터 소싯적 방구깨나 꼈다는 사람들까지 무려 15명의 후보들이 등록을 마쳤다. 어떤 인물이든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줄 것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하지만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처럼 어느 때보다도 후보들이 가슴 속 깊이 “대한민국을 온전히 세우는데 뼈를 깎는 각오로 임하겠다”는 각오를 되새기길 바랄 뿐이다.

좀 더 바라건대 차기 대통령은 한국교회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길 원한다. 교회 안에서 가장 큰 이슈인 차별금지법과 동성애, 이슬람, 종교인 과세 등 산적한 안건에 대해 사회적인 잣대만을 들이대지 말고, 기독교적 관점에서 바라보길 권한다. 단순히 사회적인 시선으로만 이 문제를 해결하려 들 경우에는 또 다른 분열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동성애를 포함한 차별금지법 등의 문제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된다. 자칫 우리 사회의 성윤리가 타격을 입으며, 가족이 해체되고 사회질서가 무너질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선 후보들은 우리 사회를 수호하고, 나아가 자라나는 미래의 꿈나무들이 온전히 자랄 수 있도록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접근에 신중을 기하길 요청한다.

더불어 차기 대통령은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되살리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길 바란다. 작금의 사회는 빈부의 격차뿐 아니라,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마땅치 않아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많다. 이들을 향해 무턱대고 더 열심히 하라는 말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청년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이와 함께 경제 불평등을 해소하고, 더 이상 특혜와 비리가 판을 치지 않도록 정의가 살아 숨 쉬는 사회가 되도록 도모해야 한다.

덧붙여 송파 세 모녀 사건이나 구의역 청년 사건 등 이 땅의 소외된 이웃들이 더 이상 아파하지 않도록 그들을 향한 다양한 복지정책을 실천에 옮기길 바란다. 정치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누구나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주길 원한다. 가진 자들의 손을 잡아주는 정책이 아닌, 없는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책을 펴길 기대한다.

또한 차기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북핵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남북대화에도 주도적으로 나서길 요구한다. 단지 정치색에 따라 움직이지 말고, 평화통일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묘수를 생각해내길 바란다. 무엇보다 분단된 조국에서 서로 떨어져 지금도 눈물로 살아가는 이산가족들이 만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길 원한다. 무력도발에 무력시위로 맞서기보다는 대화와 타협의 정점을 찾아서 남북한에 흐르고 있는 긴장기류를 없애는데 주력해야 한다. 또 대북지원에 있어 한국교회 등 종교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얼어붙은 남북관계는 사랑의 종교만이 녹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이와 함께 차기 대통령은 남북갈등뿐 아니라, 동서갈등, 세대갈등, 빈부격차 등등 만연한 갈등을 해소시키려는 노력에 총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대통령 탄핵에 이은 파면, 조기대선 등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고, 한시라도 빨리 하나된 민족으로 부국강병 하도록 앞에서 끌어줘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출해 낼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끝으로 한국교회도 이념적 논쟁에서만 머무르지 말고,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어 장차 이 나라와 민족을 바로 세울 수 있는 하나님이 주신 국가지도자가 선출되도록 기도해야 한다.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앞서 간절히 원하는 일들이 모두 실천에 옮겨지는 역사가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

한국그리스도의교회협 증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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