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신 목사

매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 돌아올 때마다 장애인에 대한 한국교회의 인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아 씁쓸하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정책이 과거보다 오히려 퇴보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사실 장애인을 위한 기본적인 편의시설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은 교회가 대부분이다. 내노라하는 대형교회에서조차 몸이 불편한 사람들과 함께 살고자하는 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다. 휠체어에 의지해서는 문밖으로 한 발짝도 나올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경사로, 점자블럭, 자동문, 장애인 전용 화장실, 음향 신호기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하여야 할 것이다.

1년 내내 장애인을 생각하지는 못하더라도 이날 하루만큼이라도 장애인들과 고통을 나누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대 사회는 산업 재해, 교통사고, 약물 오남용과 환경오염으로 인해서 후천적 장애인을 양산하고 있다. 비장애인도 언제든지 장애인이 될 수 있는 시대이며 그러한 삶의 현장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도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장애인 문제를 남이 아닌 나의 문제, 우리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대책을 마련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교회는 장애인들의 권익을 위한 사업은 물론 복지적인 차원에서도 구체적인 사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장애인들을 위한 선교는 자선이나 선행이 아니라 그들의 질고를 통하여 당신의 뜻을 증거하고 새 세계를 열어 가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고 실천해 나가는 도구로 세우는 일이다.

한국교회가 장애인과 함께하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도록 계속적인 홍보 활동과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사업을 전개하고 소외당하는 장애인들이 교회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정부 당국자들에게 전시위주의 정책이 아닌 실질적인 장애인 복지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할 것을 요청함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화합의 일치를 이루어내어 함께 열린사회, 민주사회를 이루어 장애인의 권리가 회복되고 그들이 이 사회 속에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

또한 일할 수 있는 장애인에게는 직업을 가질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현재 만들어진 고용촉진법을 강화하여 제대로 시행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독립해서 살 수 없는 장애인들에게는 국가가 연금으로 최저의 생활비를 주어서 염려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물리적인 환경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이라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이중적인 인식과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장애인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한 형제자매임을 고백해야 한다. 교회가 장애인을 보듬어 안고 편견과 차별을 뿌리 뽑아 나가길 당부한다.

예장 통합피어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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