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신묵 목사

오늘의 한국교회는 13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하나님의 은혜로 급성장했다. 자랑스러운 일이고 하나님께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오늘 한국교회가 외형적으로 팽창하고 거창해 갈수록 교회내의 문제와 위기가 극심해져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음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다.

교회의 생명력은 단순히 숫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양적인 성장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신앙적 성숙이 이뤄져야 진정한 교회의 부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럴 때 교회가 사회를 변화시켜 나갈 수 있다.

3.1운동 당시를 떠올려 보면 이러한 사실을 명확히 알 수 있다. 3.1 운동 당시 기독교의 교세는 0.8%에 불과했지만 신앙의 선열들은 나라 살리는 독립운동에 앞장섰고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25%의 기독교인들이 사회 곳곳에 포진해 있음에도 국민들의 존경은커녕 비난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교회가 나눔과 섬김, 사랑의 실천이라는 기독교의 본질에서 멀어져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특히 교회 지도자들의 책임이 크다. 기차가 궤도에서 벗어나면 많은 생명들이 위기를 맞듯이 교회 지도자들이 성직자의 신분에서 벗어나면 한국교회는 타락할 수밖에 없다.

지도자들은 교회 안에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커다란 영향력을 갖기 때문에,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유독 한국교회에 갈등과 분열이 만연하고 있는 것도 지도자들의 책임이다. 지도자들이 명예욕과 교권에 사로잡혀 결국 주님의 교회가 갈라지고 찢어지고 상처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도자들이 교회연합과 일치운동을 외면하고 인간적인 욕심에 치우칠 때 분열의 씨앗이 잉태되는 것이다.

교회가 성장하여 대형교회가 되었지만 교회 본연의 사명인 희생과 나눔과 섬김과 진실을 벗어나서 안일을 추구하고 물질만능주의에 함몰되어 교권에 눈이 어두우면 결국 하나님의 버림을 받고 말 것이다.

과거 한국교회는 나눔과 섬김, 사랑을 실천하면서 사회의 모범이 되었으며, 세상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병원을 설립해 의료선교에 힘썼고, 학교를 세워 교육에 힘썼으며, 봉사와 구제를 통해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이제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깊은 반성과 참회의 눈물로 잃어버린 양심을 회복하고 성직자의 본 위치로 돌아가야 한다.

아울러 오늘의 한국교회에 시급히 요구되는 것은 진정한 제2의 종교개혁이 일어나는 것이다. 교회의 개혁과 갱신은 단순히 입으로만 외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뼈를 깎는 회개가 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나 자신부터 새로워질 수 있도록 행동하고 실천해야 한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주변 이웃에게 전해야 한다. 이는 나눔과 섬김이다. 굶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른 자에게 마실 것을 주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긴 예수님처럼,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예수님처럼 우리 모두가 나눔과 섬김의 자세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올해 요란하게 야단법석을 떨기보다는 겸허하게 자신을 성찰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부패한 교회와 사회를 향해 개혁의 기치를 높이 들었던 종교개혁가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한국교회가 새롭게 갱신되기를 소망한다.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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