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쉬지 않고 기도해 왔다. 그것은 나라와 민족에게 어려움이 닥쳐을 때마다 기도했던 신앙선배들의 뒤를 잇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당연한 것이다. 신앙선배들의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는 새로운 나라를 갈망하는 기도였다.

하나님은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하여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서 억압과 착취가 없는 새로운 나라를 세우라는 명을 모세에게 주었다. 이 이야기는 구약성서 전체를 지배하는 주제이다.
출애급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모세오경과 시편, 예언서에 자주 나온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제국에서 해방시켰다는 신앙고백은 이스라엘 백성의 중심적인 신앙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거대한 제국의 압제와 수탈에서 탈출하여 가나안 땅에 자유롭고 평등한 나라를 세우려고 했다. 그러나 앗시리아 제국과 바빌론 제국에 의해 좌절됐다. 나라 잃은 백성이 되었다. 대제국에 의해 1천여년동안 짓눌리고 신음하면서도, 새로운 나라에 대한 갈망을 버리지 않았다. 하나님 나라의 실현을 갈구 했다.

로마 치하에서 세례요한은 유대 백성들을 향해 “하나님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라”고 외쳤다. 세례 요한이 대중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처형된 이후, 예수님은 “때가 다 되어 하나님의 나라가 다가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외쳤다.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운동은 가난하고 소외되고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 억압과 수탈에서 벗어나 굶주림과 질병이 없는 자유롭고 평등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1919년 3월1일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은 일본 식민제국의 압제와 수탈에 항거하여 독립운동을 일으켰다.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은 고문을 당하고, 피를 흘리며 죽어 가면서도 나라를 찾으려 했다. 이 때 많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이 땅의 신앙선배들은 일제의 압제에 굴하지 않고, 민족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기도했다. 새로운 나라를 위한 간구였다.

이같은 간구는 3.1만세독립선문에 그대로 담겨 있다. 이것은 3.1만세운동이 기독교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아아 새 하늘과 새 땅이 눈앞에 펼쳐지누나. 힘의 시대는 가고 도의 시대가 오누나. …(중략)…새 봄이 온누리에 찾아들어 만물의 소생을 촉구하누나……”

당시 기독교인은 천주교인까지 합하여 31만8천여명, 3.1만세운동이 일어난 1년동안 한국교회는 220차례 거사를 일으켰다. 336명의 교역자가 연행되어 고문을 당했으며, 남자신도 2.135명, 여자신도 531명이 체포되었다.

조선 왕조를 멸망시킨 것은 이 땅의 배성이 아니다. 조선의 백성에게 다가온 것은 새로운 나라가 아니라 일본 식민지제국의 식민통치였다. 지리도 못나고 수명을 다한 왕조였으나, 외세에 의해 그 못난 나라마저 잃고, 일본인에게 차별과 수탈을 당해야 했던 이 땅의 그리스도인과 백성들은 맨손으로 태극기를 흔들며 나라의 독립을 외쳤다. 그리고 골방에 앉아, 아니 예배 때마다 기도했다.
 
햇빛중앙교회•본지 후원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