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선이 5월 9일 치러진다. 이번 대선은 전임 대통령이 탄핵으로 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 조기에 실시되는 만큼 우려와 걱정이 없지 않다. 이런 마당에 정정당당한 정책 대결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네거티브, 폭로전에 또다시 실망하면서 가뜩이나 징검다리 연휴가 낀 대통령 선거일에 투표율이 저조하지 않을까 더욱 걱정스럽다.

국민들은 지난 3개월에 걸친 평화적 시위를 통해 모범적인 민주주의를 실현했다. 아무리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자라도 민주주의에서 불의와 부정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이번 19대 대선이 대통령 궐위로 인해 조기에 선거가 실시되는 특수성이 있기는 하지만 다른 때에 비해 지역주의의 영향이 적어 참된 민의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모범을 보여야 할 정치권이 정책보다 네거티브에 열을 올리며 오히려 선거판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외교 안보 측면에서 매우 불안한 시기를 맞고 있다. 한반도의 문제가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강대국 손에 좌지우지되는 판국이다. 최소한 북핵 문제에 있어서만은 국민을 어떻게 보호하고, 나라를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신중한 담론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동안 북한은 5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감행했고, 미사일을 수도 없이 쏴대며 위협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사드배치가 아무리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전략적 선택이라 하더라도 북핵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을 후보들이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 문제로 옥신각신하는 모습은 보기 우스울 정도이다.

기독교계도 얼마 전 동성애, 차별금지법에 대한 각 당 후보들의 정책을 따지는 정책발표회를 열었다. 여기에 나온 각 당의 정책참모들은 한결같이 기독교가 우려하는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한 표라도 아쉬운 판에 기독교인들에게 눈 밖에 날 목소리를 낼 사람은 없다. 따라서 대선 정책 검증은 사실상 그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한 약속이 끝까지 지켜질지 만무하다.

이런 상황 하에서 우리 모두는 5월 9일 대통령 선거에 참여해 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특별히 기독교인에게 선거는 하나님의 주권을 세우고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매우 중요한 권리이자 의무이다. 따라서 선거에 앞서 어떤 후보자가 하나님의 뜻에 보다 합당한가 하는 점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대선에 임하는 기독교인의 책임은 단지 누구를 뽑을까 고민하고 하나님 마음에 합당한 후보를 뽑개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으로 그쳐선 안 된다. 우리의 선택이 기독교인으로서, 책임있는 최선의 선택이 되기 위해서는 후보자 개인의 자질과 인품, 능력, 후보자가 소속된 정당의 정책과 집권 능력까지도 따져보고 바르게 판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대선은 단지 앞으로 5년간 국정을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을 뿐 아니라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바른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 뿐 아니라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정직하고 겸손한 지도자가 선출되어야 하며 이는 내가 투표장에 나가 행사는 신성한 한 표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선거는 만 19세 이상 선거권을 가진 모든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찍을 사람이 없다고 내가 가진 한 표를 포기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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