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 용 화 목사

탄핵으로 인해 빈자리였던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리가 채워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끝까지 애쓴 모든 후보들을 격려하고, 무엇보다 선장을 잃어버려 망망대해를 떠다닌 대한민국호의 새로운 선장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하나님이 주신 이 나라의 대통령이 권좌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국민들이 원하고, 바라는 것들을 하나하나 이뤄나가는 진정한 대한민국의 일꾼이 되길 소망한다.

갑작스러운 대통령 탄핵에 이어 장미대선에 이르기까지 가장 상처를 받은 것은 바로 국민이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모두가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에서 외마디 비명을 질렀고, 살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좌초된 나라가 온전히 세워지길 한마음으로 염원했다. 어찌 보면 그러한 간절한 바람이 이번 대통령 선거 결과로 나온 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어떠한 결과라도 민심의 결정이기에 깨끗이 승복하길 바란다.

새로운 대통령도 승리에 도취되어 있거나, 혹은 보복정치에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이제는 멈춰버린 대한민국의 시계바늘을 다시 움직이도록 곱절의 노력을 해야 한다. 진보와 보수, 여야를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국민만을 생각해야 한다.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면밀히 파악하고, 머슴된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가장 우선되어야할 과제는 이념과 지역, 빈부, 세대차이, 남녀 등등 갈라지고 분열되어 고통에 처한 이 나라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온갖 다양한 차이로 인해 서로를 헐뜯고 상처주고 있다. 오직 자신들이 바라는 방향대로만 가길 원하고, 생각이 다른 반대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대립각을 세운다. 하지만 이러한 상태로는 온전한 대한민국이 될 수 없다. 가뜩이나 남북으로 갈라져 반 토막 난 상황에서 각종 핑계로 또다시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는 것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이 한발 도약할 기회마저 빼앗아 버린다. 때문에 대통령은 어느 한 쪽으로도 치우치지 말고, 모두를 품어 단 한사람도 차별받지 않고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중심에 서야 한다.

더불어 한시라도 빨리 경기회복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상처 받는 국민들이 없도록 해야 한다. 특히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할 곳이 마땅치 않아 결혼과 출산마저 꺼리는 청년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내길 바란다. 청년 일자리 창출은 곧 결혼율과 출산율을 동시에 올릴 수 있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무엇보다 미래 한국을 이끌어갈 동력을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반드시 선점해야할 과제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이 나라에서 더 이상 ‘갑’질 횡포가 일어나지 않도록 공정한 사회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가진 자들이 없는 자들을 업신여기거나 심지어 물건 취급하는 후진국형 인식을 개선하고, 오히려 가진 자들이 자신들의 지위에서 가난한 자, 굶주린 자, 상처 받은 자, 갇힌 자 등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보이도록 사회 구조 변화에 한 걸음 더 나아가길 원한다.

남북 관계에 있어서도 강대국들의 입김에 놀아나지 말고, 남과 북이 대화를 통해 평화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통로를 확충하길 기대한다. 생사가 불투명한 이산가족들의 멍든 가슴을 달래고, 닫혀버린 남과 북의 경제협력 관계도 개선해 나가길 원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대통령은 하나님 앞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며 국민들 앞에 겸손하게 머리를 조아릴 수 있는 겸손한 대통령이 되길 기도한다.

천안성문교회 담임•본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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