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 성 택 목사

먼저 힘겨운 과정을 거쳐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 님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하면서, 산적한 국정 운운하는 진부한 인사는 생략하고, 그야말로 백척간두에 선 이 나라 운명의 방향타를 쥔 오늘, 이런 인사말에 누구보다 깊은 고뇌의 늪에서 당선의 기쁨보다 걸머진 무게의 중압감에 밤을 지새웠을 신임 대통령 님에게 필자의 글이 또 하나의 짐이 될까 염려되지만 지금이 아니면 할 필요가 없는 한국 교회 고언을 가슴으로 들어 줄 것을 고대한다.

무엇보다 먼저 신임 대통령은 한국 보수정치 세력의 육성과 보호를 위해 마음을 써야 한다. 선거 기간 중의 유세에서 “보수를 불살라 버리겠다”느니 “보수를 완전히 짓뭉게 버리겟다”는 이야기들이 난무했지만, 건전한 사회는 건전한 보수와 진보가 엇섟여가며 성장하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는 서로를 격멸의 대상이 아니라 경쟁하며 함께 하는 동반자의 관계가 더 정상적이다. 헤겔의 정반합(正反合)의 원리는 정(正)이 반(反)을 무찔러 버리는 것이 아니라, 정과 반이 새로운 합(合)으로 가고, 그 합의 반의 형성되고 그것은 또 다시 새로운 합으로 가는 화해의 과정이요, 정신적 진화의 페러다임이다. 따라서 이번에 정권을 잡은 진보좌파는 정권을 상실한 보수우파의 재건을 도와야 하며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민주적 진보좌파의 자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둘째, 문재인이라는 이름에 각인된 개념인 동시에 유세 기간 중 내내 공약으로 외쳤던 ‘햇빛정책의 계승’이다. 이 햇볕정책에 대한 평가는 너무도 상반되어서 이것에 대한 찬반이나 공과를 여기서 논한다는 것은 의미없고, 다만 새 대통령이 이를 계승하겠다는 것을 명백히 한 이상 새로운 정권이 명심하여야 할 것이 있음을 강조한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이 햇볕정책이 이솝의 우화에서 따온 이름이요, 정책적 개념이라면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되는 한가지 원칙이 있다.

그것은 나그네를 향한 태양과 바람의 시합임을 나그네가 몰라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나그네 이것이 태양과 바람의 시합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이 시합의 승자는 태양도 바람도 아닌 나그네가 된다. 왜냐하면 태양을 이기게 해주고 싶으면 옷을 벗어주면 되고, 바람을 이기게 해주고 싶으면 옷깃을 움켜쥐면 된다. 이것은 참으로 무서운 결과를 예고한다. 나그네가 김정은이라면 김정은이 원하는 곳에서 코트를 벗고, 필요한 곳에서 코트의 옷깃을 움켜줄 것이다. 그의 결정에 따라 우리가 울고 웃어야 한다면 이는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닌가? 우리가 그렇게 10년을 당했다. 더욱이 그는 10년전 10년동안 진행되었던 당시 햇볕정책의 대상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핵무장을 완료한 상태에서 우리와 일본은 고사하고 미국과 중국까지도 윽박지르는 참으로 다루기 힘든 집단이 되었다.

셋째 한국교회는 이 나라의 도덕적 타락을 심히 걱정한다. 특별히 동성애 문제는 ‘인권’과 ‘차별금지’라는 포장에 덧씌워져 마치 ‘정당한 소수자의 권리 침해’로 각색되어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신임 대통령은 토론회에서도 “동성애는 반대하나 차별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얼핏 들으면 맞는 말 같지만, 여기에는 묘한 함정이 있다. 교회도 동성애자들을 차별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문제는 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단말마적인 성적일탈을 허용한다면 이것은 단순한 성도덕의 문제가 아니고 국가 존망에 관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동성애는 차별금지의 대상이 아니라 치료받아야 하는 고질적이고 악질적인 후천성 질병이다. 차별금지를 빙자하여 동성애 합법화의 모든 시도와 의지를 근본적으로 제압하고, 동성애자들이 건전한 사회인으로의 복귀할 수있도록 사회적 배려와 치료 그리고 그것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제19대 대통령 문제인 님에게 이 나라의 권력을 허락하신 하나님을 향하여 한국교회는 반드시 그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기도하면서, 이 땅에서 모든 분열과 갈들의 기운들을 소멸하고, 부도덕하고 난잡한 소행들을 추방하는 위대한 전진으로 아름다운 조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하여 위에서 간청한 세 가지 한국교회의 근심을 귀에 담아 주실 것을 부탁하고 소망한다.

그리스도대학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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