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절대 안된다” 전쟁 없는 한반도를 위해 여성들이 비무장지대를 걷는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위기감이 고조되어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여성들의 DMZ(비무장지대) 걷기가 오는 27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개최된다.

이번 여성 걷기대회는 미국부통령이 ‘평화는 힘으로 달성된다’는 논리를 내세워 군사적 위협으로 전쟁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를 통해 평화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한국주도의 전쟁반대 평화민심을 여성들의 목소리로 전 세계에 알린다는 데 의미가 크다.

30개 여성·평화단체로 구성된 2017여성평화걷기조직위원회(공동대표 김성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이사장, 최병일 경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이 땅에 전쟁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전 세계에 알리며, 한반도를 전쟁 없는 땅, 생명평화상생의 땅으로 만들고자 여성평화걷기를 개최한다”며, “이는 남북관계가 단절기를 맞은 가운데 세계 여성운동가 30명이 한반도평화를 염원하며, 북에서 남으로 비무장지대를 넘었던 2015년 국제여성평화걷기의 정신을 잇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여성들이 비무장지대를 걷는 이유는 대화를 통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갈등의 평화적 해결과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여 한반도의 영구평화 기반마련, 평화구축과정에서의 여성의 리더십 확대를 위함이다.

이에 조직위는 “한반도를 휘감고 있는 전쟁의 기운은 오직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만 해소할 수 있다”며 전제하고 “지난 몇 년간 중단된 남북교류협력을 재개해 남북 주민들 간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끝없는 기다림 속에 고통 받는 이산가족들의 재결합을 하루 빨리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조직위는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 4조 60항에 규정된 바와 같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통해 한반도에서의 무력 충돌과 전쟁의 위협을 종식시키고 한반도 비핵화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천명했다.

또 “여성은 평화운동의 가장 중요한 주체이며, 동시에 무장 갈등과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라면서, “<유엔 안보리결의 1325>에 규정된 대로 갈등의 예방과 해결, 그리고 평화구축 과정에서 여성의 완전한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오전 9시부터 오후1시까지 진행될 여성평화걷기엔 분단 1, 2, 3, 4세대 여성들과 시민들,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해외 여성운동가 등 천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전체코스는 파주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내 생태탐방로와 평화누리길 일부구간을 걷는 6.5㎞ 코스이며, 어린이와 노약자를 위한 거북이코스(4km)도 준비되어 있다.

이날 행사는 평화의 열림(인사말, 축사, 길놀이)을 시작으로 임진각 생태탐방로와 평화누리길을 걷는 평화걷기, 평화의 어울림(여성평화걷기 선언문낭독, 공연) 순서로 진행된다. 여기에 참가시민들이 함께하는 평화 플래시몹, 경기여성평화합창단 공연, 함께누리 풍물패 공연, 평화의 춤 등 다채로운 공연도 열기를 더할 예정이다.

걷기대회에 앞서 오는 24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는 정동프란체스코회관에서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단절된 남북관계 더 나아가 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위한 여성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2017여성평화심포지엄도 열린다.

‘전쟁 없는 한반도와 동북아를 위한 여성의 역할’이란 제목으로 열릴 심포지엄은 한반도 여성의 삶과 평화협정의 의미 등을 중심으로 평화구축 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세부적으로도 △분단과 전쟁의 한반도, 여성의 삶과 희망(김귀옥 한성대교수) △평화와 종교 그리고 여성(윤은주 평화통일연대 사무총장) △왜 평화담론의 확산이 시급한가?(고은광순 평화어머니회 대표) △DMZ내 남북여성 평화생태마을 만들기 프로젝트(안김정애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 △마음의 38선 없애는 문화소통의 지속가능한 교류방안(최인숙 문화세상이프토피아 대표)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발표한다.

2017여성평화걷기 참가는 여성뿐 아니라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다만, 걷는 구간 중 민간인 출입통제구역 통과를 위해 사전신청을 해야 한다. 마감은 오는 19일 홈페이지(www.wpwalk.kr)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으며, 문의전화는 031-907-1003(고양파주여성민우회)으로 하면 된다. 참가비는 무료이다.

끝으로 조직위는 “평화는 오직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며, “무력으로, 혹은 궁핍한 이들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드는 방식으로는 결코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단언했다. 덧붙여 “이 땅에서 전쟁의 위협이 영원히 사라지는 그날까지 평화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이 평화의 길에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남과 북의 모든 여성과 남성, 전 세계의 정의로운 시민들이 함께해주기 바란다”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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