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수 강 목사

기독교 선교 초기에는 서구에서 목사로 안수 받은 분들이 선교사의 질 높은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초대 교회 사도들의 행적을 따라 선교사 본인의 가정, 명예, 재물, 시간, 생명까지도 모두 헌신했다. 그 결과 선교사들이 도착한 선교지에는 복음의 꽃과 생명의 열매 수확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었다.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세워진 신학교에서 배출된 현지인 사역자들은 그들을 가르친 분들의 헌신의 본을 받아 더 열악한 환경에서 오직 복음 전도를 위해 개인의 모든 것을 희생하여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워 하나님의 나라 건설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회를 했다. 그 열정에 감탄한 초기 교회 성도들은 가르침에 순종하면서 어떻게 하면 교회가 교회답게 성장과 부흥을 할까 하는 기도와 열심히 전도에 참여 한 결과 한국교회는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성장해 교회 성장 학의 대가들도 한국교회의 고도성장을 경탄해마지 않았다.

칠팔십 년대 까지만 해도 한국교회를 이끈 주류층은 개인의 사정을 내려놓은 생활의 모범을 이룬 목회자들의 헌신과 경건한 생활로 인해 신앙의 질이 아주 좋은 성도들이 양육되었었다. 그리고 그들은 교회를 위한 일이라면 목회자들의 헌신과 경건을 본받아 생업을 위한 최소한의 시간은 사용하되 오직 교회의 부흥과 성장을 위한 관심과 참여는 목회자와 버금갈 정도로 교회에 대한 애착심을 갖고 헌신했다. 한국교회는 스승인 목회자와 가르침을 받은 성도들이 힘을 합해 교회의 본래 사명인 선교와 전도와 구제에 앞장섰다. 그 결실로 교회는 놀라울 정도로 부흥하고 교회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어느 때부터인가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교회 성장에 눈을 떠서 인지 모두 교회 성장은 곧 교회 건물의 대형화에 있다고 생각해 말잘 듣는 교인들과 함께 교회 건물 건축하기 경쟁을 벌인 시대를 맞았다. 이로 인해 교회에 모인 재정은 거의 새 건물 건축에 사용했다. 교회 건물 덩치가 커지다보니 본래 해야 할 일은 잠시 뒤로 미루고 건물 유지에 필요 이상의 재정이 소모 되었다. 그런데도 웬만한 교회는 사회 경제호조와 성도들의 윤택한 생활에 힘입어 교회 재정의 넉넉해진 기회를 적극 이용한 목회자들은 속으로 얼마간의 빚을 지는 어려움도 따랐겠지만 새로운 건물을 지어 중대형 교회의 지도자라는 명예를 얻었다. 이제 그 명예를 한층 공고히 하기위해 중세시대 교권처럼 교단의 수장 자리를 노리고 그 다음은 교단들의 모임인 연합회 수장 자리에 도전하려는 명예와 교회 정치에 눈을 돌렸다. 교회의 건축 공사가 마무리 된듯하니 이제는 목회자의 명예심을 충족하기 위한 교단 정치의 자금을 교회가 대납하게 된다. 목회자는 정치 활동을 위해 교회를 밥 먹듯 비우고 교인들은 그 빈자리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문제도 발생했다.

목회자의 세계에는 한 교회에 몇 년 째 임직 하게 되면 멀쩡한 건물이라도 유행처럼 교회 건축을 반드시 해야 하는 강박감에 사료 잡혔다. 교인 수에 비해 분수에 맞지 않은 무리한 건축 계획은 교회 예배당 짓는 일 자체가 잘못이 아니라 어느 정도 목회자의 명예심과 영웅심을 채우고자 하는 면을 부정할 수는 없다. 교인들은 재정을 뒤 받침 하느라 진이 다 빠져 힘에 겨워 견디다 못해 교회를 옮기거나 떠나는 자들이 있는데도 목회자들은 괘념치 않고 밀어붙인 경우도 있었다.

법원 경매 공고에 짓다만 교회건물 그것도 대형 급 건물이 한두 채가 아니다. 건물 하나하나에 교인들의 정성과 재물과 땀과 시간이 들었다. 한국교회를 이룬 성도들은 초기 목회자들의 자기희생을 배워 오직 교회를 위해 온 힘을 다 한 결과 세계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단기간에 성장을 가능케 한 일등공신이다. 그런데 성장의 열매는 열심히 헌신한 교인들 보다 교역자들이 더 누리는 분위기다. 목회자들은 초기 희생한 선배 교역자들로 인해 큰 혜택 속에 살다 보니 이제는 배가 불러서인지 모르나 너무 명예에 치우치고 교권에 열망하고 있다. 한 때는 학위 열풍이 불어 속성으로 박사학위를 소유하는 자들이 꾀 늘어나더니만, 목회자의 직업군이 과거에 비해 수위자리에 오르자 무인가 신학교가 우후죽순처럼 돋아나 무자격 목회자가 속성으로 양성 되어 기독교의 근간이 흔들릴 위기에 처해 목회자의 위상이 말이 아니다.

지금 한국교회의 행태는 가진 교회는 더 가지게 되고 가난하고 초라한 작은 교회는 문을 닫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교회 교육의 부재로 청소년들에게 윤리와 도덕 교육은 고사하고 기독교 교육의 내용도 부실해 교회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그런데도 목회자들은 뾰족한 대책을 마련치 못하는데도 묵묵히 교회를 지키고 있는 무리들은 성도들이다. 어떻게 보면 교회 지킴이는 교역자 보다 성도들이 아닌지?

필운그리스도의교회/ 본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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