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논의는 많은데 그 논의의 한 가운데 계셔야할 하나님이 빠져 버렸다. 하나님을 그 한 가운데 모셔놓는데 가장 주축이 되어야할 교회가 그 역할을 하지 못했음을 반성해야 한다. 다시 말씀의 근본으로 돌아가 영적 권위를 회복해 나가야 한다. 사람들이 하나님을 잊어버린 채 아무리 통일하려 애써도 그것은 모래위에 성을 쌓는 것이다”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저 전 외교부 장관인 윤영관 교수가 ‘한국교회의 대내외적 과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사회통합의 관점에서’를 주제로 열린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제35차 열린대화마당에서 한반도 통일에 있어 한국교회의 자세를 이 같이 밝히고, 통일을 원한다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 베들레헴홀에서 평화통일의 문제를 중심으로 한 발제를 통해 한국사회의 영적인 위기에 대해 설명했다.

윤 교수는 “지금의 현대 서구문명에서처럼 사람들이 돈, 권력, 섹스에 강박적으로 몰입해 사는 시대는 없었다”면서, “이런 거대한 세속적 흐름 앞에서 방황하는 영혼들을 말씀으로 무장시켜줘야 할 교계에까지도 그러한 영향이 밀려들어왔다”며 이것이 바로 영적인 관점에서 한국 사회와 교회가 직면한 근본위기라고 지적했다.

또한 “1960년대 이후 가난 극복을 위해 ‘잘 살아보세’하면서 온통 먹고 사는 문제에 매몰되어서 국민 소득 3만 달러 시대가 왔음에도 삶의 근본을 잊어버리게 됐다”면서, “무엇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인지, 이제 근본을 진지하게 성찰해 봐야 할 때로, 교회가 말씀의 굳건한 토대 위에 서서 그 말씀을 충실하게 이행해나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한국사회 전체가 성찰하고 반성하게 인도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분단지속과 전쟁의 위기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대를 타격하는 경우, 북한이 남한에 대해 보복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며, 이러한 안보위기를 해소하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새로 출범한 한국 정부가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와 하루빨리 공조체제를 확립하고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평화 통일이라는 장기적 목표를 추구해 나가기 위해 통일을 둘러싸고 작동하는 두가지 힘인 원심력과 구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윤 교수는 “통일의 반대방향으로 작동하는 거대한 국제정치적인 힘이 존재하고 있다”며, “한반도 주변 4국은 형식적으로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지지하지만, 내심으로는 통일이후 한국이 어느 방향으로 외교를 할지 불안해하기 때문에 통일보다는 현상 유지를 선호하기 때문에, 통일을 하려면 이러한 원심력을 약화시키는 외교를 꾸준히 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반대로 “다른 한편으로는 국제적 원심력을 압도할만한 우리 민족 내부의 구심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남북 간에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응집하고, 통합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힘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원심력을 약화시키는 한국의 외교전략에 대해서는 △주변 4국들로 하여금 한국의 통일이 자국 국익에 유리하다고 생각하여 한국과 협력하게 만드는 외교 △통일한국의 비전- 평화지향, 통상 중심, 문화중심 국가가 될 것임을 밝힘 △대미전략- 통일의 적극적 지지자이자 한•일의 동맹국이기에 한미동맹 유지를 강화하고 통일 후에도 동맹유지가 바람직 △대중전략- 통일한국이 미일과 연합해 중국을 포위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고 중국의 우려사항(주한미군, 난민, 영토문제 등) 해소의지를 밝히는 동시는 중국이 거둘 수 있는 경제적 이익 강조 △일본에게는 미국과의 동맹지속, 경제적 이익 등을 강조 △러시아에게는 통일이후 철도, 에너지, 경제협력 등의 이점을 강조 등을 제시했다.

윤 교수는 구심력 강화에 대해서는 “아무리 외교를 잘해서 정치적으로 통일을 시켜놓아도 남북주민들이 물과 기름처럼 따로 논다면 그 통일은 오래 지탱할 수 없을 것”이라며, “통일 오래 전부터 남북 주민들이 서로 엮어지게 만들어 통합을 향한 구심력을 강화시켜 놓아야 하며, 이로써 통일을 향한 내부적 동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핵과 미사일 안보위협에는 강하게 대응해 나가고, 비핵화 외교를 펼쳐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류협력 방향으로 나갈 것을 요청했다.

윤 교수는 특히 “구심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남북 사람들 간의 화학적 결합이 긴요한데, 남북한 간 사람과 사람 간의 결합은 영적 차원의 문제”라면서, “체제와 이념이 다른 남북 주민들 간의 통합은 아주 어려운 문제”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바로 여기에 말씀이 개입하게 되는 그리고 교회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가 존재한다”면서, “교회가 이웃사랑을 통해서 남과 북의 사람과 사람 간의 통합을 추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윤 교수는 비핵화 노력은 중요하지만, 북한 주민의 인간적 삶을 지원하는 노력을 중단시키지는 말았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북핵문제로 당국 간의 관계는 단절됐어도 교회 및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의 채널은 끊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한국교회와 교인은 ‘이웃사랑’의 계명차원에서 북한주민 및 탈북민 지원에 대해 한국 정부와 사회를 향해 강하게 적극적으로 발언했어야 한다”면서,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분야인 북한에 대한 의료보건 협력사업, 환경협력 사업 등에서 실천을 시도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윤 교수는 “북한에 페니실린을 보내준다 해서 그것이 핵으로 전용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산림을 회복시키는 것은 한국의 주민들에게도 이득이 돌아오고, 멀게 보아 통일이후에 대한 투자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윤 교수는 보다 구체적인 한국교회의 과제들에 대해선 가장 근본적으로 말씀으로 돌아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물질주의를 배격하고, 통일관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교수는 “교회부터 앞장서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이웃사랑에 근거한 인간다운 삶을 지원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한국교회 내부부터 이른바 좌우, 보수와 진보 등 세속적 정치이념의 틀을 벗어나고 분열을 극복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이와 함께 윤 교수는 한국교회가 개교회주의를 극복하고 교회, 교단 간 연합이 이뤄져야 정부의 정책에 반영시킬 수 있음을 지적하고, 교회, NGO, 사회단체, 정부 간에 보다 효과적인 대북 협력을 위한 정보교환 및 조정 기구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끝으로 윤 교수는 “한국교회가 말씀에 따라 이러한 과제들을 실천하며, 남북 주민들 간의 화학적 통합을 주도해 내고 남북 주민들 간의 구심력을 강화해 통일을 이룩하게 되면 통일 한국은 주변 국가들에 비해 국력은 작을지라도 세계 선교의 중심, 영적 지도자 국가로 우뚝 서는 축복을 받을 것”이라며, “이것이 한국교회의 꿈과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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