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국경 목사.

이 세상에 하나님이 세우신 것 중에 가장 소중한 기관은 가정과 교회이다. 그중에서 가정은 사회의 기본 단위로서 최초로 인생의 학교이고 안식처이며 행복의 보금자리이고 애정과 신뢰의 공동체이다. 가정에는 가족이 혈(血)과 성(性)과 사랑으로 구성된 생활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특히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교회의 축소형으로서 막강한 기능을 갖고 있고 따라서 역할부담을 안고 살아야 한다. 우리 자신은 가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사무엘상에서 제사장 엘리의 가정과 동시대에 살았던 한나의 가정을 만나게 된다. 엘리는 사사이자 제사장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그의 두 아들 흡니와 비느하스를 바르게 가르치지 못한 관계로 그들은 패륜아가 되었고 그 영향으로 백성들은 도덕적으로 부패하였으며 엘리의 가문은 몰락하게 된다. 가정의 비극과 타락은 사회의 부도덕과 불행으로 직결되며, 마치 히틀러처럼 인류의 바른 역사를 왜곡시키기도 한다.

한편 이스라엘이 도탄에 빠져 있을 때에 한나는 하나님을 섬기며 그를 위하여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아들을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했다. 기도의 응답으로 하나님은 한나의 가정에 사무엘을 주셨고, 사무엘은 최후의 사사이자 최초의 선지자로서 사울과 다윗을 왕으로 세우는 군주정치의 시행자 역할을 했다. 사무엘은 일생을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면서 정치와 사회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게 한 위대한 인물이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가정에서 언어와 습관, 도덕과 문화, 생활방식과 가치관을 배운다. 훌륭한 인물의 배후에는 위대한 부모가 있었다. 율곡의 배후에 신사임당이 있었고, 링컨의 배후에 낸시가 있었고, 성 어거스틴의 배후에 어머니 모니카가 있었으며, 맹자와 한석봉에게는 각각 배후에 위대한 어머니가 있었다.

그래서 교육자 헤르바르트는 “한 사람의 훌륭한 어머니는 백 사람의 선생과 맞먹는다.”라고 했고, 스위스의 교육가인 페스탈로치는 “가정은 최상의 학교다.” 라고 말했다. 어버이는 자식을 잘 키우고 가르쳐서 사람다운 사람, 인물다운 사람을 만들어야 한다.

유대인의 가정은 그들이 어디로 가든지 말씀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성경을 가르치고 행하게 함으로 가정학교의 역할을 감당해왔다(신명기 6장 5-9). 사랑이 메말라가는 세상에서 사랑을 익혀 실천하게 하고 가족 구성원 간에 존경과 배려와 돌봄이 실천되어야 한다.

바울은 건전한 가정생활의 요체를 피력했는데 그 비결은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자녀는 부모를 공경하고, 부모는 자녀를 격분하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골3:18 -21). 이런 교훈으로 가정의 행복 요인을 일깨운 바울은 이 모든 일을 행하는 것은 “주 안에 있는 자로서 마땅히 행해야할 일이며,” 또 하나는 그렇게 사는 것이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 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지런하고(잠10;4), 마땅히 행할 길을 가르쳐 주며(잠22:6), 부모를 잘 섬기고(엡6:1-3), 부부간에 화목(엡5:22-23)의 본을 보이는 가정은 최상의 가정이며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다. 아무리 초라하고 가난해도 가정이 있으면 행복하다. 산업화 정보화 시대에 복잡한 사회 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 안식이며 이와 같은 쉼을 위해 하나님이 주신 장소가 이 세상에서는 가정과 교회 뿐 이다.

불행히도 오늘날 우리의 안식처인 가정들이 하숙생들의 숙소 같은 장소로 변해가며, 아늑하고 평안해야 할 곳이 대화가 없이 썰렁하거나 시끄러운 혈전과 폭력과 살상, 그리고 잔혹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가정, 감사와 사랑이 없고 가족에 대한 소중함의 개념이 없이 이기심과 불만으로 가득 찬 가정으로 변해가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믿음과 소망과 사랑과 정이 가득하고 행복한 가정, 건강한 가정으로 거듭나며, 가정학교의 역할을 다함으로 가정의 소중한 자녀들을 인류사회가 필요로 하는 귀한 인재로 길러내는 명문 가정으로 역할을 다하기를 바란다.

 

예장합동선목총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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