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종문 목사.

통일부가 대북 인도지원 단체의 대북접촉을 승인했다. 정부가 민간단체의 대북접촉을 승인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새 정부를 향한 대북정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일로 닫힌 남북관계가 개선될지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남과 북은 한민족으로서 분단된 채 살아온 것도 서러운데, 철저하게 강대국이 짜놓은 틀에 억지로 몸을 맞췄다. 그 결과 남과 북의 관계는 철도 레일과 같이 평행선을 유지한 채 좀처럼 좁혀들지 않았다. 여기에 국내 진보와 보수의 갈등을 비롯해 정치적 입김까지 작용해 남과 북은 한민족이지만, 어느 나라보다 먼 나라가 되어 버렸다. 그나마 남과 북의 연결고리를 이어왔던 개성공단마저 잠정 중단되면서 남과 북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은 사라져 버렸다. 최후의 보루마저 무너진 상황에서 남과 북의 민간 교류는 설령 그것이 대북지원이라는 선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허락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의 출범에 발맞춰 민간단체의 대북접촉이 승인됐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다시 통일한국을 향한 소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멈춰있던 남과 북의 통일시계가 다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분단 72년이 흐르는 마당에 남과 북이 이념을 넘어서 서로 돕고 살 수 있는 최소한의 빗장을 풀었다는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렇다면 이제는 어떻게 대북지원을 하느냐는 문제만 남았다. 어느 한 단체나 기관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노력으로 대북지원이 전개되어야 한다. 조금은 주춤했던 대북지원이 이번 일을 시작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기를 소망한다. 그중에서도 한국교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사실 그동안 한국교회의 대북지원은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칭찬받아 마땅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여기에 멈춰서는 안된다. 단순히 물질적인 도움을 주는데 그치지 말고, 장차 통일한국의 동반자로서 북한을 바라보길 바란다. 그리고 남한만의 선교가 아닌, 혹은 북한만의 선교가 아닌, 남과 북을 넘어서 한민족으로서의 선교사역을 전개해 나가길 원한다. 좌우 이념에 치우치지 말고, 그들도 하나님이 지으신 형상대로 쓰임을 받을 수 있도록 어깨동무를 해 나가야 한다.

덧붙여 대북지원에 있어 여러 창구로 인한 혼선을 주지 말고, 하나의 창구로 통일해 유기적인 모습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지 어느 단체에서 얼마를 도와줬는지 경쟁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한국교회가 먼저 연합과 일치로 거듭나 한민족을 보듬어 주어야 한다. 이것이 한국교회에 주어지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그리고 통일은 어느 한 순간에 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통일한국을 준비해야 한다. 과거 통일독일이 될 때 교회의 역할이 컸듯이 한국도 마찬가지다. 남과 북의 통일에는 교회의 역할이 크다. 교회가 누구보다 먼저 나서 통일의 열쇠가 되어야 한다.

예장 통합피어선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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