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수 목사.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역대 정권에서 때로는 대화로, 때로는 강경책으로 맞섰으나, 이번 정권에서는 균형 잡힌 대북정책을 펴서 모든 국민의 소원인 남북통일의 터를 닦아줄 것으로 믿는다.

사실 남과 북은 같은 민족으로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눈 지 한참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남과 북의 관계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남과 북이 통일에 대해 주체성을 가지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 미국, 일본 등 주변 강대국들의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에 국제적으로 심각한 경제제제를 받고 있는 북한의 각종 도발까지 겹쳐 남과 북의 하나 됨은 결코 녹록치 않은 상태다.

이러한 남과 북의 분단은 한민족으로서 서로의 가슴에 상처를 남기고 있으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 있어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남북 분단의 고착화는 상호불신과 대립구도를 이어가게 만들었고, 소모적인 군사적 대치상태는 국가번영마저 위협하게 만들고 있다. 각종 인력과 자원 등의 분할 사용도 한민족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역량마저도 빼앗아 버렸다.

이제는 한민족이 세계를 리드하는 리더자로서 거듭나야할 때이다. 이념을 뛰어 넘어 분열과 갈등의 굴곡진 역사를 뒤로하고, 화해와 일치, 다시 말해 합치의 새 역사를 써야 한다. 이데올로기적 대립에 갇혀 동반성장의 기회를 잃어버리지 말고, 한민족으로서 보다 높은 곳을 향해 한 발 내딛어야 한다. 그리고 그 선봉에 누구보다 민족분단의 참혹한 역사 속에서 민족을 향한 구제와 봉사에 앞장서고, 숱한 고난에도 무릎 꿇지 않았던 한국교회가 나서야 한다.

한국교회가 남과 북의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모든 면에서 복잡하게 얽힌 상황 속에서 여전히 분열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남과 북의 온전한 연결고리가 되어 화합과 일치를 끄집어내어야 한다. 앞선 정권에서 남과 북의 관계가 차갑게 얼어붙었다면, 순풍이 불 듯 이번 정권에서는 한국교회가 먼저 나서서 한민족의 구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막혔으면 뚫고 나가 한민족의 고통을 절감해야 한다. 남과 북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북한 동포들이 더 이상 굶주림과 질병에 고통 받지 않도록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콩 한쪽이라도 나눠 먹듯이 교회가 나서서 그들이 최소한의 인간으로서의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더불어 한국교회는 통일한국을 대비해 체계적인 선교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남한교회의 생각을 북한에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북한교회가 음지에서 벗어나 양지로 나올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지원해야 한다. 훗날 남과 북의 통일에 주도적인 역할은 바로 남과 북의 교회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일들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남과 북의 갈라짐처럼, 수도 없이 갈라진 한국교회가 먼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교회가 민족화해와 일치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분명한 것은 스스로 분열과 갈등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앞서 신앙의 선배들의 목숨까지 바쳐 지키려 했던 민족화합을 우리 후배들이 따르기 위해서는 진보든, 보수든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한국교회가 똘똘 뭉쳐 민족화합의 새역사를 써내려가야 한다. 한국교회가 하나로 뭉쳐 남과 북의 가교역할을 할 때, 온전한 통일 한국,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한민족의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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