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화진문화원과 홍성사가 한국에서 2대에 걸쳐 77년 동안 의료선교사로 헌신한 홀 선교사 가족 중 가장 먼저 한국에서 선교사역을 시작한 로제타 셔우드 홀의 육필일기 <로제타 홀의 일기 5-셔우드 홀 육아일기>의 표지와 내지.

양화진문화원과 홍성사가 한국에서 2대에 걸쳐 77년 동안 의료선교사로 헌신한 홀 선교사 가족 중 가장 먼저 한국에서 선교사역을 시작한 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rwood Hall 1865~1951)의 육필일기 <로제타 홀의 일기 5-셔우드 홀 육아일기>를 출간했다.

<로제타 홀의 일기 5-셔우드 홀 육아일기>는 로제타 홀과 윌리엄 홀의 첫 자녀 셔우드 홀의 출생으로부터 그가 7살이 될 때까지의 성장과정이 기록되어 있어, 한국 교회사에 매우 의미 있는 가치를 제공해 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내한 선교사의 자녀 양육에 관한 자료라는 측면에서 더욱 기대되고 있다.

<로제타 홀의 일기 5-셔우드 홀 육아일기>는 셔우드 홀이 태어난 1893년 11월 10일 토요일 오전 10시에 시작되어 셔우드가 일곱 번째 생일을 맞은 1900년 11월 10일 토요일자로 끝난다. 그러나 그 이후에 셔우드 홀이 엄마 로제타 홀에게 쓴 편지 등으로 꾸며진 일기가 9살 생일을 맞은 1902년 11월 10일 월요일자로 셔우드의 왼손 그림 바탕에 키, 몸무게, 머리둘레 등을 적고, 머리타래를 붙인 채 기록되어 있다. 맨 뒤에는 셔우드에게 들어간 비용이 첫해부터 시작해서 세세하게 내역별로 기록되어 있다.

이 육아일기에는 윌리엄 제임스 홀의 죽음과 그 이후의 장례일정 관련, 로제타 홀이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나오게 되는 과정에서 미국 내 여러 선교부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제임스 홀의 전기를 쓰게 되는 과정에 관한 내용들, 로제타 홀이 서울과 평양에서 다시 선교사로 활약하는 모습들에 관한 내용들 등 선교일기에는 나오지 않는 중요한 내용들도 포함되어 있다.

간단한 예로 로제타 홀은 자신이 한국에서 다시 사역하게 된 과정에 대해 “엄마는 다시 한국에 가서 사역을 맡기로 결정했다. 그것은 엄마가 한국에서 돌아올 때 바라던 것이었다. 만약 여성해외선교회에서 엄마를 보내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면 말이다. 현재 여성해외선교회에서는 엄마를 한국에 다시 보내기를 원하고 한국 선교부에서도 엄마가 돌아오기를 몹시 바라고 있다. 엄마는 이것이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일이라 생각한다. 엄마는 많은 기도를 했었다. 만약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면 한국으로 가는 길을 막아주시고 이곳에서 할 일을 열어달라고. 그런데 한국의 사역은 여성해외선교회와 한국 양쪽에서 활짝 열려있고 이곳에서의 사역은 막히고 있다”(1897년 5월 10일 일기 중에서)고 기록하고 있다.

지극히 개별적인라고 할 수 있는 육아일기가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자녀의 성장과정을 통해 투영되는 한 선교사의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자녀를 향한 사랑, 그리고 먼저 간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이 한 권의 육아일기를 통해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로제타 육아일기가 다른 보통의 일기와는 다른 색다른 것은 일기를 작성하는 주체로 한 개인으로서의 ‘나’가 아니라, ‘엄마’로 기록했다. 철저하게 엄마와 자녀의 관계에서 아이의 눈높이에 시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는 장차 이 일기의 실제적 주인공인 셔우드 홀에게 읽히기 위함이었다.

또 다른 특징은 아이가 태어난 1893년 11월 10일을 기점으로 매달 10일로 날짜를 맞춰 한 달 전체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압축적으로 정리해 놓았다. 로제타는 매달 10일을 셔우드의 ‘생일’로 간주하고 일기를 기록했다. 한 달에 한 번 돌아오는 ‘생일’을 기다리며 쓴 엄마의 일기인 셈이다.

세 번째 특징은 일기 속에 첨부된 자료들을 통해 찾을 수 있다. 일단 첨부된 자료의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 로제타 홀이 의사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셔우드가 성장과정에 앓은 질병과 그 질병의 회복을 위해 자신이 처치한 내용이 아주 상세하게 일지 형태로 첨부되어 있다.

마지막으로는 일기에 첨부된 각종 자료와 그림으로 인해 이 일기는 단순히 읽는 일기가 아니라 보는 즐거움이 있는 일기라는 점이다. 로제타 홀은 이전에 출간된 선교일기에도 다양한 당시 자료와 사진, 편지, 문서들을 첨부해 놓았지만, 육아일기에는 더 애틋한 자료들을 첨부해 놓았다. 특히 매해 돌아오는 생일마다 셔우드의 손 모양을 생긴 실제 모습대로 그려놓았고, 그림 안에 키와 몸무게 등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생일에 자른 셔우드의 머리카락묶음을 실물로 붙여놓기도 했다.

한편 <로제타 홀 일기> 시리즈는 로제타 홀이 한국으로 파송된 1890년부터 의료선교사로 함께 헌신했던 남편 윌리엄 제임스 홀이 소천한 1894년까지 약 5년 동안의 기록을 적은 것으로 선교일기 4권과 두 자녀(셔우드와 에디스)의 성장과정을 기록한 육아일기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로제타의 일기에는 100년 전 그녀가 행한 선교사역의 구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함께 일했던 선교사들의 모습, 한국 여성들이 서양의사의 치료와 복음을 받아들이는 과정 등도 기록되어 있다. 또 일기에 당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진, 자신이 구매하거나 사용한 물건과 관련된 영수증이나 카탈로그, 티켓, 주고받은 편지를 실물로 첨부하였고,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일기의 내용을 보완하거나 정정하는 내용을 덧붙여 일기의 사료적 가치를 높였다.

이에 양화진문화원과 홍성사는 오는 11월경 <로제타 홀 일기 6-에디스 홀 육아일기>를 더 출간해 6권 시리즈를 모두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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