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핵문제 해결에 한국이 주도하는 ‘한국형 관여정책’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7 평화재단 평화연구원(원장 김현기, 전 통일부 차관) 심포지엄이 ‘새 정부의 대북•통일정책-변화의 입구에서 길을 찾는다’는 주제로 지난 13일 오후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심포지엄은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우리가 처한 현실을 다각도로 짚어 보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새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와 바람직한 통일•외교•안보 정책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영수 교수(서강대 정치외교학과)의 사회로 문을 연 심포지엄에선 ‘통일•외교 환경의 변화, 새 정부는 무엇을 할 것인가?’란 주제에 대해 조한범 박사(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와 남기정 교수(서울대 일본연구소), 동용승 박사(굿파머연구소 소장) 등 3명의 전문가가 발표하고, 정낙근 박사(여의도연구원 안보통일센터 수석연구위원)와 고유환 교수(동국대 북한학과), 김근식 교수(경남대 정치외교학과)가 토론했다.

먼저 조한범 박사는 ‘대북•통일정책의 성찰적 회고와 교훈’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지난 20년 간 진보와 보수 정권의 성과와 한계를 성찰해 지속가능한 대북•통일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 박사는 북핵문제 해결에 주력하되, 한국이 주도하는 ‘한국형 관여정책’을 제안했다. 동시에 북핵문제와 연동해 단계적으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되, 대북 북핵특사 파견 등 한국의 역할과 입지 확보를 강조했다.

아울러 현 상황에서 ‘대북인도주의 무한책임론’에 기반을 둔 인도지원과 비정치적 민간교류를 추진하고, 이산가족,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서 파격적인 협상도 모색할 것을 요청했다.

덧붙여 협치의 정신으로 국내적 합의기반을 구축하고, 북한 내 통일여건 조성 및 북한주민의 신뢰형성을 위한 중장기적 차원의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동북아 질서의 지각변동과 한반도’란 주제로 두 번째 발표에 나선 남기정 교수는 한국이 고조되는 미중갈등, 재기하는 일본, 핵능력을 고도화하는 북한이 만들어내는 복합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환기시키고, 한국의 새 정부가 각각이 내포한 위기요인을 극복해 기회요인으로 활용할 것을 제시했다.

남 교수는 “남북한 사이에서 평화를 회복하고 평화적 공존을 도모하며, 평화통일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대전략을 구상해 실천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한국이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 대륙과 해양 사이, 북한과 세계 사이에 있는 ‘매개 국가’로서, ‘볼란테 외교’를 전술로 구사해 ‘종축 아시아 이니셔티브’를 전개하는 것을 ‘중견국가의 평화선도 외교전락’으로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여기서 ‘볼란테 외교’란 국제정치의 전위와 후위를 연결해 게임의 흐름을 만들고 지배하는 외교를 말하며, 민족공조와 국제공조의 동기화, 남•북•일-핵심삼각형과 미•중•러-배경삼각형의 동기화, 양자주의와 다자주의의 동기화 등을 수행하는 전술이다.

또 ‘종축 아시아 이니셔티브’는 남북한과 일본으로 구성되는 핵심삼각형을 매개로 하여 북으로 유라시아, 남으로 동남아시아를 잇는 전략을 뜻한다.

세 번째 발표자인 동용승 박사는 ‘김정은의 북한, 무엇이 달라졌나?’란 주제로 발표했다.

동 박사는 특히 김정은 정권의 북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10가지 항목으로 살펴봤다. 우선 김정은의 개인적 자질을 △위기관리능력 △사회통합력 △추진력(결단력)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북한 주민들의 지지도를 파악하기 위해서 △권력 강화 △계층별 인기 △경제 정책의 성과 등을 검토했다. 또 국제적 상황을 보기 위해선 △대미관계 △대중관계 △대남관계 △대북제재의 효용성 여부 등을 따져봤다.

동 박사는 “북한 내부의 인식에 기초할 때 집권 6년 차 김정은 정권은 안정화 단계로 들어서고 있으며, 외부의 제재를 내부 결속으로 전환시키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정권의 안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내부적으로 잉태되고 있는 자본가, 시장의 힘이 김정은 정권의 내구력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재 수단을 동원하는 한편 북한 내부에서 자라나고 있는 개혁과 개방의 체제 불안정 요소를 더욱 키워나가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북한이 제안한 평화협정 문제를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고 북한 핵을 포함한 모든 문제를 포괄하는 그랜드 바겐을 추진할 것을 조언했다.

덧붙여 김정은 정권이 아직 한 번도 대외적으로 협상을 해본 적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북핵 문제 해결이 북한주민들의 선택에 있다는 인식의 전환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어 정세현, 이종석, 류길재 역대 통일부 장관들이 ‘바람직한 대북•통일정책을 위한 제언’이란 주제로 대담을 통해 현재 한반도 상황, 미중관계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주변 환경에 대한 앞으로의 전망, 김정은 체제에 대한 평가와 북한의 변화에 대한 전망, 북핵 협상의 전망과 한국의 역할, 남북관계 전망과 새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 방향 등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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