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세례자 요한은 요단강에서 “때가 이르렀다. 회개하고 세레를 받으라”고 외쳤다. 소외되자, 천박한자, 가난한자, 떠돌이들과 함께 고락을 같이했던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의 외침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을 목격했다. 때가 이르렀다는 것을 보신 것이다.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고 물에서 나오자 하늘에서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가복음 1장11절)는 음성을 듣는다. 모세가 시내산 불꽃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는 사건과 대비되는 말이다. 모세는 바로가 세운 바벨탑에서 히브리민족을 해방시킨 것처럼 하나님은 로마와 타락한 유대교가 세운 바벨탑에서 떠돌이들을 탈출시키기 위해서 예수님을 보내셨다.

예수님은 베드로, 요한, 야고보를 데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시자 “예수님의 모습이 그들 앞에서 변하고 그 옷은 세상의 어떤 마전장이도 그 보다 더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고 눈부시게 빛났다. 그런데 그 자리에는 엘리야와 모세가 함께 나타나서 예수님과 이야기 하고 있었다”(마가복음 9장2절아하-4절) 라고 기록되어 있다.

마가복음서는 예수님이 세레를 받으신 후에 성령이 예수님을 광야로 보냈다고 기록하고 있다. 예수님은 40일 동안 그곳에 계시면서 사탄의 유혹을 받았다. 하나님나라운동을 할 사람은 일단 사탄이 주는 시험을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땅의 호형호걸들이 겪는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 그래서 성령이 예수님을 광야로 보내셨다.

새 내일운동, 하나님나라운동을 하려면 먼저 바벨탑의 악의 뿌리를 밝히고, 이를 물리쳐야 한다. 사탄은 언제나,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새 내일을 열려고 하는 자를 시험하기 때문이다. 사탄의 시험에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얼마나 이겨낼 수 있는가. 한번쯤 생각해야 할 일이다.

창세기에서 사탄은 아담과 하와를 시험해서 악이 주관하는 바벨탑을 쌓았다. 출애굽공동체도 바로 왕이 세운 바벨탑의 악 10가지를 명확히 보고 이를 거부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제 예수님은 다윗과 로마제국이 세운 바벨탑의 악의 뿌리를 명확히 보고 이를 물리쳐야 한다. 그래야 정의와 평화가 차고 넘치는 생명의 공동체를 이룩할 수 있다. 또한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래서 성령이 예수님을 광야로 인도했다.

마가복음서에는 예수님이 40일 동안 광야에 계시면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는 예수님이 사탄에게 3번 시험을 받았고, 물리치셨다. 예수님은 선교 초부터 자신이 이룩해야 할 새 내일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거부해야 할 악을 명확히 보고, 물리치셨다. 그리고 이에 대치되는 생명의 공동체를 이룩하셨다. 제자들을 향해서는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고 교육하셨다.

예수님은 다윗 왕을 위시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오랫동안 겪은 악들의 핵심을 3가지로 정리했다. 사실 예수님 당시 로마와 손을 잡고 예루살렘에 앉아 약자들을 수탈하는 무리들도 예수님이 물리치신 3가지 시험에 넘어갔다. 그 3가지 시험의 하나는 돌더러 빵이되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는 것이고, 마지막은 사탄 자신에게 절하라는 것이었다.

예수님은 이 3가지 시험을 단호하게 물리치시고, 새 내일을 창출하셨다. 그렇다.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닥치는 시험을 생각해 보면, 굶주린 사람에게 닥치는 빵의 문제이며, 탐욕과 오용에서의 해방되는 것이며, 마지막은 힘의 철학을 받아들이라는 유혹을 과감하게 물리치고, 예수님이 이루신 정의와 평화, 그리고 생명의 공동체에 참여하는 것이다.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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