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논쟁 다시 수면위로

한국교회 안에서 이단문제가 다시 회자되기 시작했다. 기성교회의 많은 목회자들이 이단사이비로 비판을 받고 있는 단체와 목사, 그리고 교단의 주변을 맴돌며,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그것은 한국교회가 신의 자리에 맘몬을 앉히면서, 이단 및 사이비의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다시 떠올랐다는 시각이다. 이는 오는 9월에 개회되는 각 교단의 총회에서 이단 및 사이비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될 것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일부에서는 한국교회가 이단의 문제를 논하기 전에, 교단 산하 목회자들의 사이비 행각을 먼저 검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이단의 올무에서 벗어나는데 원로목사들을 악용하지 말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단 논쟁의 첫 시동은 기독교신학사상검증학회(대표 위원장=김창영 목사)와 <비평과 논단>(대표=김경직 목사)이, 한국교회 300여 공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 이만희씨를 초청, 이만희씨의 판을 깔아주었기 때문이다. 이단•사이비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다. 여기에다 과거 시한부종말론 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목회자에 대한 재검증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단•사이비를 둘러싼 논쟁이 9월 장로교 총회를 앞두고, 한국교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신천지 이만희씨 초청 토론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여기저기에서 거세지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시종일관 신천지와 이만희씨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찬양일색이었다. 누가 보아도 김경직 목사가 밝힌 한국교회와 신천지가 한번 까놓고 이야기 해 보자는 형식의 끝장토론회는 아니었다. 끝장토론회는 주최측의 이만희씨에 대한 찬양일색과 우호적인 태도로 일관됐으며, 이런 토론회를 기획한 의도가 무엇인지 의아하다.

이렇게 일부 목회자들이 탐욕에 눈이 어두워 이단 및 사이비의 주변을 맴도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자리를 빼앗고, 신을 돈으로 만들어 버리는 잘못을 범했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교회의 목회자 대부분은 하나님나라선교에 목적을 두었다고 말하지만, 맘몬, 즉 돈을 따라 다니며, 사이비 행각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한국교회 일각에서는 “현재 한국교회의 문제는 이단의 문제가 아니라, 사이비의 문제이다. 어찌 보면 이단들은 성서의 말씀을 실천하는 면에서는 하나님나라운동에 더 가깝다. 그리고 이단들은 철학이 있다”고 거침없이 말한다.

이 같은 말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한국교회 다수의 목회자들이 맘몬과 바벨을 노래하며, 하나님나라와 믿음의 척도를 ‘헌금의 액수’로 판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목사들의 상식 밖의 막말은 당연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목소리이다. 타락한 중세교회와 무엇이 다른가. 돈으로 하나님나라의 티켓을 사는 시대, 새 신자가 등록하고 처음 십일조를 전도자에게 주는 한국교회가 사이비가 아니고 무엇인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거침없이 이단에게 면죄부를

또한 큰 교회 목사님이 담임하는 교회를 출석해야 축복을 받는다는 어느 교인의 이야기, 십일조를 드리다가 안 드리면 축복을 빼앗아가고, 드린 만큼 축복을 받는다는 어느 교회 목회자의 헌금강요, 사업이 번성하려면 담임목사를 모셔 기도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부교역자의 말, 원로목사를 악용하는 사이비, 영적이름 아래 여신도 성폭행하는 목사, 딸을 살해하는 목사, 부인을 살해하는 목사, 이단 및 사이비의 주변을 맴돌며 기생하는 목회자와 언론 등 글로 다 쓸 수 없는 한국교회의 악행을 보면서, 사이비와 이단 중 무엇이 문제인가는 확연하게 드러난다.

이런 사이에서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와 교회들이 면죄부를 받겠다고 나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이만희씨의 토론회도 상식을 벗어난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판을 깔아준 행위는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평등하게 진행되었어야 했다.
이날 <비평과 논단> 대표 김경직 목사는 사회를 보면서, 이만희씨를 향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에 대해서는 강제로 끌어냈다. 문제는 강제로 끌어낸 것이 아니라, 왜 이만희씨와 끝장토론회의 장을 마련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왜 이만희씨를 옹호했느냐는 것이다.

이 자리는 이만희씨와 ‘창조론’, ‘종말론’에 대해서 끝장토론회를 갖기로 한 자리였던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한국교회로부터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는 신천지 신도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리고 이만희씨를 총회장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한국교회는 성도가 줄어드는데 신천지는 성도가 늘어나고 있다”며, 신천지에 대한 옹호적인 말을 서슴지 않았다.

또한 김 목사는 이만희씨라고 호칭을 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지만, 다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연세가 많으신 어른이라며, 총회장이라고 부르겠다고 했다. 김 목사는 여기에서 더 나가 이만희씨를 신천지의 최고 어른이며, 신천지도 기독교단체에 속해 있다고 신천지와 이만희씨를 극찬했다. 누가 보아도 신천지와 이만희씨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토론회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김인기 목사는 “포럼이 진행되는 상황을 보니 전혀 얘기가 달랐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김경직 목사의 계획적인 의도를 알게 됐다”고 맹비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신천지측에서 이만희씨를 비롯한 지파장 4명, 반대측에서 김창영 목사를 비롯해 주건국 목사, 안춘근 목사, 김인기 목사 등 4명이 패널로 참석했다.

오늘 한국교회가 신천지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입고, 교회마다 신천지 신도 출입금지 스티커를 붙이는 등 신천지에 대한 경계령을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의 이만희씨 초청 끝장토론회는 비난받기에 충분했다. 엉뚱한 일이 한국교회 목사들에 의해서 벌어진 것이다.

이런 비난을 의식해 이만희씨는 편견이 아닌 성경에 입각해 물어보고 판단해 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리고 “한국교회 교인들 중 우리 성도 한 사람과 시험을 치면 누가 이길 것 같으냐”며, 말 그대로 성경으로는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신천지의 신도가 어느 한국교회보다도 성경에 따라서 산다는 것을 은근히 강조한 것이다.

김경직 목사는 처음부터 공정한 토론회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토론회는 공정하지 못했다. 토론회는 한국교회 교인들이 궁금해 하는 신천지의 교리가 무엇이고, 실체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아무것도 얻지를 못했다. 신천지 교리의 옳고 그름이 토론회장에서 낱낱이 밝혀지리라는 바람은 순식간에 사그라졌다. 날카로운 질문보다는 이씨를 향해 고개를 조아리는 등의 존경과 칭찬이 더 많았다. 이것이 바로 한국교회의 잘못된 목회자의 모습이다. 이래서야 어떻게 교인들을 보호하고,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일 수 있겠는가.

균형 잡히지 못한 토론회

결국 이날 토론이 한국교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신천지에 대한 궁금증이나,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한 신천지측의 답변보다는, 교리에 대한 설명만이 난무했다. 패널들에게 주어진 시간도 이씨에게 주어진 시간에 비하면 불균형이었다. 왜 신천지가 이단인가에 대해서 누구도 답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이만희씨의 독무대였다는 평가이며, 이미 짜고 나온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다행스럽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 신천지대책위원인 김인기 목사는 이만희씨의 주장에 대해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김 목사는 자신이 물고 늘어진 질문에 대해서 이만희씨측으로부터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은 자리에서 쫓겨났다.

이 자리에서 김인기 목사는 신천지가 발행한 저서 ‘신탄’에서 1987년 9월 14일 신기원의 날이 이루어진다는 내용을 기록했지만 불발됐다고 자료를 제시했다. 김 목사의 이러한 날선 질문은 주최측의 제재로 오래가지를 못했다. 화가 난 김 목사는 맞장 토론회인지 알았는데 신천지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항의했다. 그리고 사회자 의도대로 질문하는 형식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결국 김 목사는 마이크를 빼앗기고, 김경직 목사의 “끌어내라”는 말에 끌려 나가는 웃지 못 할 일이 발생했다. 이것이 바로 한국교회의 모습이며, 많은 목회자들이 여기에 기생하며, 한국교회의 법과 질서를 무너트리고 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의와 구원의 복음을 선포한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그리고 개인의 국원을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보니 한국교회는 성서가 암시하고 있는 하나님나라운동이 무엇인지를 깨닫지 못하고, 맘몬과 바벨을 노래하며, 이단 및 사이비의 올무에 씌여 교인들을 끝없는 벼랑으로 내 몰고 있다.

김인기 목사는 “그동안 교계로부터 수없는 지탄을 받아온 ‘기독교신학사상검증학회’는 신천지에 면죄부를 주기 위해 포럼을 주최했다. 문제의 이 단체는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사람은 <비평과 논단> 발행인인 김경직 목사이다”면서, “김 목사가 행사 직전부터 단상에 자리가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며 탁자를 내던지는 등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해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는 듯 했다. 사회를 진행할 때도 김 목사는 흥분된 가운데 소리를 지르면서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마치 개선장군이 된 듯 위세를 부렸다”고 비판했다.

자신이 주관한 행사에 직접 사회자가 된 김 목사는 자신이 진행하는 대로 따르지 않는 패널은 퇴장시키겠다고 윽박지르기도 하며, 마치 사전에 신천지 측으로부터 모든 전권을 위임받고 신천지 측 사람들이 다수인 행사장에서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했다는 것이 외부 참석자들의 증언이다.

이만희씨의 축제장으로 변질

분명 팔레스호텔 토론회장은 신천지와 이만희씨를 위한 자리였다. 그의 신앙과 신학사상을 비판하고, 신천지의 교리와 문제가 무엇인지를 전혀 간파되지 않았다. 이 자리를 채워준 사람들 역시 신천지의 교인들이었다. 이런 사실만 보아도 토론회가 그들만의 리그였다.

이를 두고 교계에서는 김경직 목사와 기독교신학사상검증학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독교신학사상검증학회에 대해서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동학회와 김경직 목사의 주최한 토론회가 이만희씨를 위한 자리인지, 한국교회를 위한 자리인지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6일부터는 한국교회가 나서서 신천지를 두둔하고 나서는듯한 토론회를 자처한 것은 도를 넘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대위에서 홍보분과위원장을 맡았던 김 목사의 이러한 태도가 한기총 비대위의 이미지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주장도 불거졌으며, 한기총 비대위원 중 일부가 여기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말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당사자들은 사실 무근이며, 김 목사 개인행동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불거지자 김경직 목사는 스스로 한국기독교총연합 비대위 홍보분과위원장직에서 물러나 사태는 일단락 됐다. 하지만 돈을 좋아하는 종로5가의 지도자들이 김경직 목사와의 관계를 끊고, 하나님의 의와 구원의 복음을 예수님이 벌인 역사의 현장에서 전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한국교회의 목사님들이 ‘신’ 대신 ‘돈’을 좋아하고, ‘신’의 자리에 ‘맘몬’을 앉혀 놓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한국교회는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서야 한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