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국 경 목사

금년은 교회적으로는 종교개혁 5백주년을 맞는 해로 각 교회와 교단 단체들이 변질되고 부패한 교회를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우리 대한민국이 외세의 지배와 독재체제를 배제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 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의지를 다지는 대한민국 헌법이 1948년 7월 17일에 제정 공포된 이래, 이를 기념하고 국법을 수호하기위해 매년 이날을 제헌절(制憲節)로 지키고 있다. 그동안 국가발전과 사회적 구도의 다양화에 따른 범죄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법률과 규칙과 조례가 거미줄처럼 치밀하게 법망(法網)을 짜놓고 범죄를 예방하거나 범법자를 검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범법자는 지능적이면서도 잔인하며 그 발생건수 또한 날로 증가함으로 온 국민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범법자가 아니더라도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때가 되면 후보들을 검증할 때, 그들의 과거행적에서 온갖 잡다하고 추한 모습들이 들어나기도 한다.
 
정부가 중직 자를 선임하기 위해 실시하는 청문회 모습을 보면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옛말도 있긴 하지만 국민의 마음이 식상할 정도로 후보자나 지명자에게서 먼지가 심하게 드러난다는 사실을 국민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손에 꼽힐 만큼 유명한 국가 지도자들의 삶의 행적은 그동안 법망도 피하고 질서도 어기면서 남 달리 부귀와 특권을 누리며 유명세를 탄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실망감을 더해 준다. 이를 일컬어 바다에서는 물고기가 어망(魚網)을 뚫고 달아날 수도 있고, 범법자들이 법망을 피해 의젓하게 의인행세를 하고 출세를 할 수 도 있지만, 하나님이 쳐놓은 천망(天網)은 인간 어느 누구라도 피할 길이 없다(히9:27)고 본다. 사람은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혹은 죄인인 자신을 의인으로 위장을 해서 인기를 얻어 보려고 비싼 양심을 팔아 값싼 거짓으로 위장술로 자신을 꾸미기도 한다. 제리 화이트(Dr. Jery White)의「정직, 도덕, 그리고 양심」이라는 책을 보면 네 가지로 구분한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일반적인 정직이 있고, 법을 따라 사는 법적인 정직이 있으며, 양심적인 정직이 있고, 하나님 앞에서의 정직이라고 했다. 크리스천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 앞에서의 정직이 중요하다. 윤동주는 그의 시에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하며 외쳤다. 우리는 장차 하나님 앞에 수치심을 갖지 않도록 ‘하나님 존전 의식’을 가지고 이 세상에서 믿음으로 살아야 한다.

우리 크리스천은 사회 전반에 걸쳐 발생하는 범죄에 대하여, 교회가 그 책임을 회피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기독교가 바른 신앙과 바른 삶을 통해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했더라면 오늘날처럼 사회악이 창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느 신학자는 요즈음의 시대를 ‘신 사사시대’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 교회지도자들의 윤리적 타락과 세속화로 인해 이대로 가다간 350년간 암흑기를 경험했던 사사시대처럼 오늘날 한국교회도 이와 같이 되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다. 사사시대의 지도자들은 자질과 영적수준이 기준치 이하로 저속했고 온갖 부정과 부패가 가득하며 하나님 중심이 아니라 인간중심의 삶을 살았다. 이에 따라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 각기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했다. 우리는 의인 열사람이 없어서 멸망 받은 소돔성의 교훈을 얻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짧은 세월 동안 국가 전반에 걸쳐 기적 같은 장족의 발전을 이뤄냈다고 자부하지만 온갖 불의와 부도덕성이 국가 존패의 위기 앞에 서있다. 앞으로 국가 경쟁력에서 이기고 더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정직한 국민, 정직한 정부, 정직한 사회가 되지 않고서는 발전은커녕 퇴행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 주관자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법을 잘 준행하며 창조의 질서에 순응해야 한다. 이 세상의 법망은 혹 피할 수 있을지라도 하나님이 불의한 죄인들을 심판하기 위해 만드신 천망은 결코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신앙양심을 가지고, 불꽃같은 눈으로 인간세계를 살피시는 하나님 앞에 두려운 마음으로 이 세상 법과 하나님의 법을 잘 지켜 나가야 한다.

예장 합동선목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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