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 용 화 목사

7월이 다가기 전에 기쁜 소식이 전해왔다. 분열과 갈등으로 뿔뿔이 흩어져 있던 한국교회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가 되기로 했다는 것이다.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식인지 모른다. 이번에야말로 한국교회가 진정 하나로 뭉친 모습을 온 천하에 보여주길 기대한다. 진정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좋으신 주님의 몸된 교회로서 제 모습을 찾길 기대한다.

사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교단과 교파에 상관없이 갈라지고, 또 갈라졌다. 때로는 권력에, 때로는 재물에 현혹되어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으로, 셋이 넷으로 쪼개졌다. 그럼에도 서로 적통임을 자처하며, 상대방을 누르기에 힘을 뺐다. 하나님 아버지의 지상명령을 수행하기에도 벅찬 순간을, 아무런 효용이 없는 것에 목을 매어 시간을 헛되이 낭비했다. 이러한 행태로 인해 한국교회는 사회로부터 손가락질 받으며 부정적으로 인식됐고, 신뢰도도 추락하게 됐다. 결국 하나님 나라 확장이라는 사명도 온전히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하게 됐다.

이런 총체적인 위기 속에 한국교회가 분열과 갈등을 종식하고, 협치로 하나가 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는데 박수를 보낸다. 특히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올해 한국교회가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를 보듬고 간다는데 의미가 크다. 이는 그동안 과오를 말끔히 씻어내고 기독교의 본질로 돌아간다는 각오나 마찬가지다. ‘뭉쳐야 뜬다’는 방송 프로그램처럼, 한국교회는 반드시 ‘뭉쳐야 산다’.

다만 하나가 되는데 있어 특정 교단이나 단체, 혹은 개인의 유익이 우선되어서는 안된다. 서로 양보하면서 본질적인 하나됨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 조금 손해를 본다고, 아니면 조금 이익이 된다고 하나가 되는데 있어 불순물이 섞여 들어가서는 안된다. 불순물이 들어간 구조물은 결국 언젠가는 균열이 생겨 파괴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조금의 불순물이라도 처음부터 걸러내야 한다. 마찬가지로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기 위한 역사적인 순간에 자리다툼이라든지, 교단의 위상 제고, 명예욕, 재물욕 등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순수한 통합을 방해하는 장애물일 뿐이다.

이번 통합이 그런 의미에서 기대가 크다. 내로라하는 교단들이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을 개혁하게 되는 목적에 있어 오직 하나님의 섭리임을 고백했기 때문이다. 또 한국교회가 한국사회를 향한 하나님의 도구로서의 사명을 온전케 감당하기 위한 새로운 연합운동의 기틀을 마련코자 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한국교회의 분열과 갈등의 원흉이었던 과도한 선거열로 인한 문제 등 그릇된 관행에서 벗어나 공교회성을 회복하려는 몸부림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교회가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며, 기존의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겸허한 마음으로 임할 것을 만천하에 공언했기 때문이다.

실로 이번 기회에 한국교회가 진심 하나가 되길 바란다. 하나가 되어 그동안 소홀했던 이 땅의 소외된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실천을 몸소 행동으로 옮기길 바란다. 교회가 세상의 잣대에 맞춰 흔들리지 말고, 세상이 교회의 잣대에 맞춰 순화되기를 진정 소원한다. 한국교회가 교단과 교파를 떠나 오직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힘차게 전진하길 바라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하나님 나라가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이 땅에도 이루어지길 기도한다.
 
천안성문교회 담임•본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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