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원 목사

평등사회를 추구하는 대한민국이지만, 부끄럽게도 여전히 곳곳에선 ‘갑질’ 문화가 횡횡하고 있다. 숱하게 갑의 저급한 행위에 대해 문제가 지적되어 왔지만, 갑의 횡포는 갈수록 심해지는 모양새다.

최근 모 기업 회장의 운전기사를 향한 폭언은 우리사회 속에 여전히 갑이 득세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일은 비단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니다. 과거에도 그래왔고, 오늘에도 존재한다. 그 때마다 가해자는 반성의 고개 숙임의 제스처로 은근슬쩍 넘어갔고, 피해자는 눈물을 훔쳐야 했다. 첨단시대를 살아가는 작금의 시대에 주이노가 노예관계가 존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갑이 아닌 을의 인생을 살아가는 이 세상 모두는 하나님의 주신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가진다. 돈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것이 있다고, 높은 자리에 있다고 자신보다 없거나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업신여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있다.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명예를 가진 사람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다. 쉽게 설명하자면 사회지도층이 책임 있는 행동을 다할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인 빌게이츠와 버크셔해서위에 회장 워런버핏이 전 재산의 99% 이상을 기부하겠다는 밝힌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세상에 돈이 많은 사람들은 넘쳐 나지만, 자신의 재산을 99% 이상 기부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자신의 지위에 맞는 행동을 했을 때 비로소 자신의 격이 높아진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행동은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모으고, 보다 살기 좋은 나라로 가는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각 나라의 지도자들은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의 경우는 다소 미흡한 수준이다. 물론 많은 국내 기업들이 나눔을 실천에 옮기고는 있지만, 기득권 의식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모으기는커녕, 오히려 빈부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각 기업의 제왕적인 행태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그들만의 성을 쌓아놓고, 노예를 부리는 듯한 행위도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자신이 남보다 조금 더 가졌다고, 조금 더 높은 곳에 있다고 해서 왕처럼 군림하려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 오히려 세상에 가장 낮은 자로 오셔서 모두를 섬기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을 섬기려는 자세로 변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 이 나라, 전 세계를 향한 기업의 오너들이 행해야할 가장 본질이 아닐까 싶다.

기독교국제선교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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