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내로라하는 교단의 연금재단 및 은급재단이 때아닌 업무상 배임혐의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박성배 목사가 교단재산과 교비를 횡령해 도박을 한 혐의로 4년 9개월의 형량을 받은 가운데, 연금으로 도박을 한 형량까지 더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하성 연금재단 이사장도 2009년 취임한 이래 돈이 빠져나간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책임을 물어 배임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기하성 연금재단 이사장은 2009년 이전에 전 이사장과 이사가 공모한 재단법인이라는 취약점과 실무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금융거래 내역 등으로 인해 뒤늦게 알게 된 것을 두고 공개적인 사과와 함께 이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강력한 의사를 내비쳤지만, 목회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비단 이러한 일은 기하성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은급재단도 같은 상황에 처할 위기에 내몰렸다.

일각에선 합동 은급재단 이사회(이사장 김선규)를 향해 기하성 연금재단 보다 엄청난 피해를 낳았고, 지금도 피해를 준 사람에게 오히려 면죄부를 주려고 하는 등 행태로 인해 머지않아 기하성 연금재단의 길을 걷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실제 합동 은급재단 이사회가 기하성 연금재단과 같이 업무상 배임혐의에 걸려들 수밖에 없는 요인들이 산재되어 있다. 은급재단의 재산에 손해를 입히고 있는 사람에 대해 횡령으로 고소를 할 수 있음에도 이를 묵인하는 것 자체가 업무상 배임에 해당될 수 있다.

그럼에도 합동 은급재단 이사회는 현재 상식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의 행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은급재단 소유인 벽제중앙추모공원(이하 납골당)을 헐값에 매각하고, 이를 통해 피해를 준 사람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모습으로만 비춰지고 있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납골당을 매각하기 위해 그동안 은급재단에 법적 자문을 해준 변호사의 조언(51억 담보 필요, 정산소송 먼저)을 듣지 않고, 갑자기 등장한 K변호사의 자문에 따라 이상한 셈법으로 매각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은급재단과 충성교회는 2009년 5월 29일 납골당 매매계약 체결 당시 납골기 18,000기 이상을 양도해주는 조건으로 매매계약 체결한바 있다.

이후 은급재단에서는 2012년 10월까지 봉안증서 7,754장을 발행해 주었고, 현재 10,246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요한 것은 2012년 10월 이후에는 단 1장의 봉안증서도 발행해준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금번 은급재단 이사회에서 매각소위원회 2명과 2명의 이사들이 납골당을 방문해 매각 대상자 최춘경씨로부터 직접적으로 확인한 사실은 2017년 7월 현재 납골당에 남아있는 납골기수는 약5천에서 6천기정도라는 것이다.

이는 납골당 현장에 나갔던 이남국 이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최씨가 5-6천기 남았다고 했다”는 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은급재단에서 2012년 10월 이후 단 한 장의 봉안증서도 발행해준 사실이 없으므로 최씨는 은급재단 모르게 위조 봉안증서를 제작해 납골기를 4천~5천기를 판 것을 스스로 자백한 셈이다.

최씨가 1기당 300만원에 팔았다고 검찰 및 각종 소송에서 진술한 사실을 바탕으로 최씨는 납골기를 팔아 최소 120억에서 150억을 횡령한 것으로 유추된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충성교회는 2012년 8월부터 일체 납골당에 나가지도, 관여하지도 않았음에도 2012년 10월 최씨는 은급재단으로부터 봉안증서 2천장을 수령해 모두 팔았다. 다시 말해 7,754장중에서 2천장을 충성교회도 모르게 매매한 것이다.

최씨는 2012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납골기 최소 7천기에서 8천기를 팔아 그 판매대금을 모두 가져간 것이다. 그 판매대금은 210억에서 240억원에 이르는 실로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이는 현재 합동 은급재단이 가지고 있는 총액과 맞먹는 액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급재단은 최씨에게 27억만 받고 납골당을 통째로 넘겨주고, 면죄부를 주려고 하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다.

충성교회 관계자는 “금번에 최씨가 실토한데로 현재 납골당에 남아있는 납골기수가 5천기에서 6천기라고 하나 이마저도 아직 실제로 안치되지 않은 단체판매(5천기 이상 단체 판매함) 납골기를 제외하면 실제 남아있는 납골기는 거의 없다고 판단되며, 단체판매분이 50%이상 안치되었다 하더라도 아직 미안치된 단체판매분이 2,500기 이상이므로 실제로 남아있는 납골기는 3천기가 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2009년 5월에는 납골기가 18,000기 정도 있었고, 현재는 최씨의 말을 통해 보면 6-5천기남아 있다. 이는 약 1만 2천기가 팔려나간 해석과 같으며, 또한 단체판매를 생각해보면 그 이하의 기수가 남아 있다.

이와 관련 김선규 이사장은 지난번 이사회에서 앞서 보도된 고양시 자료에 따른 2014년 5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벽제 추모공원에 새롭게 봉안된 납골기가 6321기로 알려진 것에 대해 “서로 오해와 불신이 없도록 6000여 기를 안 팔았다고 하는 증거를 가져오게 하자”고 밝혔다.

그러나 이사장의 의중에 맞춰 최씨가 이 증거를 가지고 올수 있을지는 오리무중한 상태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일부는 기하성 박성배 목사가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성직자의 도덕적 문제를 엄중하게 질타하며 이례적으로 10분간 훈시한 것을 빗대, 납골당 관련자들도 인간의 법정엔 안 섰지만, 신의 법정, 양심의 법정에는 설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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