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예수님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목자 없는 양처럼 방황하는 그들에게 선한 목자의 마음은 한 없이 슬프고 아팠습니다. 눈에 밟히는 그들을 주님은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벳세다 광야, 오병이어의 기적은 눈에 밟히는 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아버지 마음이 빚어낸 창조의 모형입니다.

처음 차드 땅을 밟았을 때 제 눈에 비친 이 땅의 사람들은 강도 만난 사람의 모습과 같았습니다. 좀 더 편안한 곳으로 가고 싶다는 유혹의 파도가 마음에서 일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이들이 매일 제 눈에 밟혀 왔기 때문입니다. 강도 만난 사람을 외면한 제사장과 레위인으로 남을 수는 없었습니다. 차드는 내게 줄로 재어 준 구역이요, 나의 기업이기에 이 곳은 실로 아름다운 땅이 될 수 있음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차드 땅에 살면서 저는 벳세다광야에 겨우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를 들고 수많은 무리의 필요 앞에 서 있는 초라하고 가난한 제자와 같았습니다. "그것이 이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되겠습니까?" 라고 말했던 제자들처럼 저도 언제나 같은 물음을 주님께 던졌습니다. 제가 가진 것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산법은 달랐습니다. 하나님께 드려진 것은 언제나 그것이 많건 적건 풍족하게 되어 돌아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녀들의 손에서 받은 작은 것으로 풍성한 세상을 만들어가시는 과원지기이십니다.

조승호 선교사(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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