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사탄은 예수님을 높은 산 위로 데리고 올라갔다.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보게 하면서, 예수님이 자기 앞에 절을 하면 이 모든 것을 주겠다고 유혹했다. 얼마나 달콤한 유혹인가.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이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모두가 장담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사탄의 예수님을 향한 유혹은 성서의 말로 유혹하는 것이 아니다. 한마디로 권력과 재물, 바벨 등 힘의 철학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유대인들이 숭앙하는 다윗 왕, 그리고 지중해 연안을 힘으로 통치하는 로마제국의 황제 가이사를 비롯한 바벨탑 신봉자들의 뒤를 따르라는 것이다.

예수님은 사탄의 세번째 유혹에 대하여 단호했다. “사탄아 물러가라”고 호통을 치셨다. 예수님은 “성서에 주님이신 너희 하나님만을 경배하고, 그 분만을 섬겨라 하지 않았느냐”라고 일거에 사탄을 물리쳤다.

그런데 오늘 한국교회의 교인들을 보라. 돈을 신으로 만들지 않았는가. 하나님이 있어야 할 자리를 사람들이 빼앗지 않았는가. 교회가 있어야 할 자리에 교회는 없다. 세상의 유혹에 넘어간 그리스도인들은 반기독교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가. 권력의 주변을 맴돌며, 온갖 혜택을 누려오지 않았는가. 교회 안에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자리가 없다. 이제라도 그리스도인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서야 한다. 해개해야 한다. 단호하게 “사탄아 물러가라”고 호통을 쳐야 한다.

이스라엘 민족이 시내산에서 맺은 계약 중 첫 번째가 “천대받는 떠돌이들을 이집트에서 건져내신 사랑과 긍휼의 하나님 외에 다른 아무것도 섬기지 말아야 한다”는 약속이었다.

스스로 절대자라고 하면서, 힘을 오용하는 자들은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하여 바벨탑을 쌓고, 백성들을 노예로 삼는 악마적인 존재가 아닌가. 이스라엘 민족을 노예로 삼은 이집트의 바로 왕은 물론, 부하의 부인을 빼앗은 다윗 왕을 비롯한 그 뒤를 따른 왕들 역시 그랬다. 이방 나라들도 같은 잘못을 범했다. 그 결과 패망의 길로 가지 않았는가.

하나님의 뜻을 안 예언자들은 왕들의 잘못된 형태를 규탄하며, 하나님의 엄중한 심판을 선포했다. 어찌보면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현장에 없는 한국교회를 향한 경고의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예수님은 가난하고, 소외되고, 병신, 세리, 여인들의 아우성 소리를 듣고, 이들과 함께 역사의 현장에서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이셨다. 그리고 부자와 권력자들을 향해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서라고 하지 않았는가. 가진 것이 너무나 많아 돌아서지를 못하는 것이 한국교회가 아닌가. 맘몬과 바벨을 더욱 노래하지 않는가.

힘의 철학에 사로잡힌 왕들은 돌아설 줄을 몰랐다. 이스라엘 민족은 나라가 위험에 직면하게 되자 다윗의 후예에서 메시아가 나와서 다윗왕국의 영광을 되찾기를 기대하며, 소망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는 것을 명확히 보고, 이를 단호하게 거부했다. 이렇게 정의와 평화가 강처럼 흐르는 하나님나라를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시려고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이셨던 예수님은 인류를 패망의 길로 몰고 가는 바벨탑의 정체를 분명히 아시고, 단을 내렸다.

그리고 예수님은 돈을 좋아하고, 권력을 좋아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못살게 구는 사람들을 향해 회개하라고 촉구했다. 그리고 천국은 이들의 것이 아니라, 가난하고, 소외되고, 떠돌이, 과부, 어린이 등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의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들에게는 일용할 양식이 중요했다. 그리고 주의 기도문 주셨다.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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