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 종 문 목사

이제 한국교회는 평화적인 민족통일의 증언자가 되어야 한다. 가던 길을 멈추고, 분단의 현장에서 평화적인 민족통일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그것은 한민족공동체의 평화와 자유, 정의를 위해 절대적이다. 또한 이것은 하나님의 평화와 예언자들이 말하는 평화와 합치하는 것이다. 한민족의 평화와 통일의 주체로서의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또한 호화로운 교회당에 하나님을 가두지 말고, 온 인류의 하나님, 한민족의 하나님을 고백하며, 한민족의 통일이라는 역사의 한복판으로 들어가야 한다.

안병무박사도 자신의 저서 <역사 앞에 민중과 더불어>(한길사)에서 독일의 통일에 있어서 독일교회가 중심에 있었던 만큼, 한국교회도 한민족의 화해와 통일의 한복판으로 들어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민족통일의 문제를 지적했다. △민족분단이 집권계층에 의해 초래 △통일이 군사력과 통치제제 강화로 믿었다는 점 △민족통일은 중앙집권적 강권발동으로 이룰 수 없다는 점 △무력에 의해 통일을 믿었다는 점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으로 해야 한다 점 등을 성서에 근거해서 제시하고 있다.

성서적 근거는 분명하다. 분열과 다툼이 아닌 평화이며, 화해이다. 통일을 군사력과 통치체제, 중앙집권적인 강권발동에 의한 민족통일은 하나님의 주권을 침범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갈망했던 하나님에 의한 통치가, 이 땅에서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갈망해야 한다. 그것은 평화적인 통일이며, 남북한 민족이 갈등의 시대를 마감하고 화해의 길로 들어서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무신론, 남한은 물신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목표를 한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박순경 교수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민족통일을 향한 하나님나라 선교의 주체가 바로 남북한 동포, 아니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민족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남북한 선교를 넘어 세계선교를 향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구원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교회는 분단 72년, 광복 72년, 한국선교 130년을 맞아 상실한 복음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범교회적, 범교단적으로 분명하게 보여 주어야 한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침묵을 깨고, 평화와 화해를 노래 할 때 비로써 가능하다. 남북한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먼저 한국교회는 민족분단과 국가적 대립관계를 방관하면서, 평화와 화해를 말 할 수 없다. 다음은 민족과 민족들 사이에서 지배와 피지배자 관계, 남자와 여자의 불평등한 관계가 존속하는 한 평화와 화해는 묘연하다.

오늘 한국교회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전히 교회 안에서 남여의 차별, 분열과 갈등이 존속하고 있으며, 기득권을 가진 교회와 교인들은 자신과 교회를 지키기 위해 안정을 추구한다. 이것은 거짓 안정이며, 거짓 평화이다. 그리고 거짓 화해이다. 여전히 교회 안에서는 보수와 진보, 교인간의 분쟁, 교단간의 갈등, 이웃교회와의 교인쟁탈전, 목회자와 교인간의 분쟁 등등의 모습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남북한의 화해와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말할 수 없다.

분단 72년, 광복 72년을 맞은 한국교회는 이제라도 분단으로 상처를 입은 이웃을 위해 일하는 교회로서의 역할을 감당했느냐(?)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물신주의에 빠져 반통일적인 모습을 보여 온 지난 과거를 반성하고, 남북한 동포가 요구하는 하나님나라 선교에 정진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남북한 동포의 진정한 화해와 평화를 여는 새로운 선교, 한민족에 의한 남북한 선교, 세계선교가 될 것이다.

예장 통합피어선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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