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인권지킴이인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기장)에 대해 8개 교단 이대위에서 퀴어성서주석 번역본 발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이단성을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임 목사가 속한 기장 총회장 권오륜 목사가 지난 7월 26일 발표된 ‘동성혼 개헌 반대 한국교회 교단장 성명’에 참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기장 생명선교연대 등은 성명을 통해 총회장이 타교단의 마녀사냥을 받고 있는 임보라 목사를 고립시키고 있음을 지적하고, 권 총회장에게 성명에 참여하게 된 경위를 밝히는 동시에 총회원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연대는 또 기장 총회를 향해서도 현 사태에 대한 대책위를 조속히 구성하고, 성소수자의 이해와 목회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할 것을 요청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권 총회장은 지난 8일 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제101회 제3차 임시 실행위원회에서 동성애 및 동성혼에 대한 교단의 공적 입장을 내놓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권 총회장은 회의 말미에 발언권을 얻어 “성소수자 등을 위해 헌신하며 모욕당하고 손가락질 당하는 이들을 위한 목회를 하는 분들을 존중한다”면서, “교단은 다양성 있는 목회를 허용해 그렇게 해 왔고, 개인 신앙의 양심에 따라 목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서 서명에 대해선 또 다른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권 총회장은 “교단을 대표하는 본인 총회장은 총회의 신앙고백과 헌법, 그리고 규례에 따라 말해야 하는 것이지, 개인의견을 말할 수 없는 것”이라며, 아직 교단이 ‘동성애 동성혼 합법화’까지 나간 것은 아니기에 서명에 참여한 것일 뿐, 임 목사와 성소수자를 폄하하기 위해서 한 것은 아니었음을 못 박았다.

‘교단이 동성애 및 동성혼 반대결의를 했냐’는 질문에 대해선 기장 총회 신앙고백서 ‘<제3장 인간과 죄> 2.남녀’에 대한 부분을 들어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사람은 구체적으로 남자와 여자로 창조되어 있다. 그리고 일남일녀를 결합시켜 공동체를 이루어 생을 즐겁고 풍부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선하신 창조의 축복이다(창1:27~31, 2:24~25). 인간이 이성의 상대자와 사랑의 사귐을 위하여 가지는 성(性)은 생의 의미와 창조의 기적을 발휘하는 귀중한 특성이다. 그러므로 성을 오용하거나 남용하여 불행을 초래하지 말고 그리스도 신앙으로 그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에 권 총회장은 “결혼을 일남일녀라 고백하고, ‘인간이 이성의 상대자와 사랑의 사귐을 위하여’라고 고백했는데, 이 신앙고백을 넘어설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히고, ‘성명에 사인을 하지 않았으면 되지 않았느냐’는 물음엔 “자칫 기장이 동성혼 합법화를 인정하는 것이 되는데, 교단은 그런 것을 결의한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기장 생명선교연대는 권 총회장과 관련 발표한 입장문에서 “한국교회는 군부독재를 찬양하면서 물신적 교회성장에 매달려온 추악한 역사가 있다”며, “이는 맘몬을 숭배하고 목사를 우상화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목사의 교회 사유화, 배임과 횡령, 세습 등 각종 비리, 그리고 권력에 의한 성추문이 끊이지 않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회개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바리새적 교리주의를 덧씌워 입을 막아왔고, 현대판 마녀사냥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온갖 추잡한 사건에 휩싸인 한국교회의 교단들이 내부 단속과 처벌도 못하면서, 성소수자 인권지킴이 임보라 목사를 ‘이단’으로 몰고 있다”며, “지난 날 적폐의 조상들이 장공 김재준 목사를 이단으로 몰아 파면하더니, 이제는 적폐의 잔재들이 장공의 후예를 정죄하고 있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연대는 특히 7.26 한국교회교단장회의의 성명 발표와 관련 “권오륜 총회장은 동성 결혼이 가능하도록 헌법을 개정하는 것은 우리 총회의 결의와 맞지 않는다며 마치 성소수자에 대한 총회의 기준이 마련된 것처럼 호도했다”며, “동료 목회자인 임보라 목사에 대해서도 개인 신앙과 양심에 따라 목회할 수 있지만 총회는 다르다. 이건 임 목사 건과 별개라며, 임 목사를 총회와 분리하여, 타교단의 어처구니없는 마녀사냥식 이단 심사로 고통받는 기장 교단의 목사를 고립시켰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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