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총 제23대 대표회장 후보로 나선 엄기호 목사, 서대천 목사, 김노아 목사(왼쪽부터)가 후보자 정견발표에 나섰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23대 대표회장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3명의 후보들이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총대들의 표심을 사로잡을 두 번째 관문인 정견발표가 17일 오전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5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각 후보들은 대표회장으로서 한기총을 어떻게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정견발표와 함께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각종 의혹에 대해 명쾌하게 답변했다.

정견발표는 후보 기호 순번대로 5분간의 시간이 주어졌다.

기호 1번 엄기호 목사는 하나님의 지지와 신뢰를 받는 한기총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한국교회를 향한 무수한 도전과 호도하는 억측성 보도들, 기독교의 근간을 흔드는 숱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서 적극 대처해 나갈 뜻을 밝혔다.

아울러 동성애 문제, 할랄식품, 테러방지법, 저출산 고령화시대의 복지정책의 연계문제와 나눔과 섬김의 공동체로서의 역할에 있어서도 주님의 뜻을 힘 있게 대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엄 목사는 이단사이비들의 거침없는 행보에 맞서 예방적 차원의 연구와 치유적 차원의 대책들을 구체적으로 수립해 실행에 옮길 것을 피력했다.

두 번째로 정견발표에 나선 서대천 목사는 한기총의 구원투수가 되겠다고 장담했다.

서 목사는 세속화에 물든 교회를 비판하고, 세속이 아닌 소망으로 거듭나도록 각성기도회를 1~2개월에 한 번씩 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한기총이 설립정신으로 돌아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군소교단’이라는 말 자체를 뿌리 뽑고, 한기총의 의미와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청계천 광장 등에서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을 5일간 열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더불어 한기총 아카데미를 세워 무너져 가는 청소년을 살리는데 앞장서고, 한기총을 중심으로 한 대국민 사랑운동도 적극 전개하겠다고 단언했다.

마지막으로 정견발표에 나선 김노아 목사는 한기총이 창립 당시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분열되어 있는 한기총 회원들의 단합을 추구하는데 적극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특히 신천지의 교세가 20여만명에 이른 것을 염려하고, 신천지 대책을 최우선으로 세워 한국교회가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신천지 해체를 위한 성경적인 흑백’을 전개하겠다고 확언했다.

또한 군소교단의 권익이 보장되는 7.7정관개정과 한기총 회관 건립을 위한 30억 기금 마련, 재단법인 설립을 통한 한기총 공유자산을 만드는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일갈했다. 덧붙여 대정부 관계를 원활히 하는데 전력을 쏟고, 법률적 다툼이 없는 한기총으로 이끌어 갈 의사를 피진했다.

이어 선관위가 각 후보들에게 △한기총과 한기연 통합문제 △4개월 대표회장직 수행 △동성애, 종교인과세, 차별금지법 등에 대한 공통된 질문을 던졌다.

먼저 한기총과 한기연 통합에 대해선 세 후보 모두 공통적으로 한기총이 중심이 되는 통합을 외쳤다. 이들은 흡수통합에 반대하고, 우선 한기총으로 복귀를 하면 간단하게 처리될 문제로 내다봤다.

비교적 짧은 대표회장직 수행에 대해선 저마다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서 목사는 대각성구국기도회,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대한민국 사랑회복운동 등 기도만이 아닌 구체적인 일들을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를, 김 목사는 회관건립을 위한 재단법인을 설립해 공유재산을 확실히 만들어가고 한기총의 재정이 넘치도록 남겨두어 후임이 개혁을 완수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엄 목사는 한기총 내부결집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각각 보였다.

동성애와 종교인과세, 차별금지법 등 이슈에 대해선 세 후보 공히 반대를 외쳤다.

예정된 정견발표가 끝나고 각 후보들의 각종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의응답이 쏟아졌다.

먼저 김 목사는 앞서 7월 26일 종교개혁 기념행사를 한 것이 선거관리규정 9조 1항에 위배된다는 지적과 목사 안수를 받았는지 등에 대한 질의가 오갔다.

이에 김 목사는 종교개혁 기념행사를 한 것이 선거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대해선 “행사가 아닌 수요예배를 드린 것이기에 선거와 관련이 없다”고 답변했고, 목사안수 부분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정통총회 박복경 목사로부터 안수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일단락됐다.

서 목사에게는 계속해서 지적되어온 모 호텔에서 총대들에게 수십만원이 든 돈봉투를 건넨 사실이 있는지 날선 질문이 던져졌다.

이에 서 목사는 본인은 한기총 총대들과 아는 사람이 없으며, 그러한 이야기가 나돈 것에 오히려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만일 돈을 뿌린 증거가 있을 시 1억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서 목사의 ‘총대들을 모른다’는 발언은 곧 “4개월 대표회장을 수행하면서 어떻게 연합활동을 전개할 수 있겠는가”라는 지적에 맞닿았다.

엄 목사는 교회의 재정적 어려움 가운데에서 어떻게 한기총을 이끌어갈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나왔다.

엄 목사는 이에 4개월 이끌어 가는데 몇 백억이 드는 것도 아니고, 다른 곳에서 어떻게든 충당해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오히려 엄 목사는 “빚이 있다는 것도 능력”이라며 우려를 불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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