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창 훈 목사

신학교 때 같이 공부했던 동기들 모임에서 목회의 근황을 이야기 하다가 내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교회건물 오층이 사택인데 사택 문 앞에는 매일 육해공군이 선물로 와서 있습니다.

무슨 말씀인고하니 성도들이 마음을 담아서 육지에서 나는 것과 바다에서 나는 것과 공중에서 나는 것을 목회자 집에 갖다 두고 간다는 뜻인데 개척해서 삼십년 세월을 성도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왔기에 성도들이 감사한 마음으로 목회자가정을 섬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청빙을 받아서 목회를 하는 동기 목사가 말하기를 “나는 일체 그런 목회를 하지 않습니다 주지도 않지만 작은 것도 받지 않습니다 받으면 인사하고 전화해야 하고 정말 귀찮은 일입니다.” 라고 말했다. 얼마든지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데 목회는 단순히 말씀만 선포하고 공적인 사역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다 보면 서로 섬기고 베풀고 위로하고 도우면서 살게 마련이다.

특히 개척교회를 하는 목회자들은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쏟는 열정과 수고가 남다르다. 그리고 어렵고 병든 자들을 위해서 얼마나 많이 심방하고 기도하면서 섬겼는지 주님이 알고 목회자와 사모가 아는 일이다. 세월이 흐르고 성도들이 은혜를 받고 믿음이 자라고 일꾼이 되면 목회자의 수고와 섬김에 대하여 작은 것이지만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고 한다.

그래서 목회가 더 아름답고 견고해져 가게 된다. 대부분 목회자의 생활이 넉넉하지 못하기에 경조사를 놓치거나 돌봄을 놓치는 일은 훗날 목회의 영광과 열매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어려워도 형편껏 경조사를 꼭 챙기고 어려운 성도나 환자를 심방할 때 빈손으로 가지 말고 작은 것이라도 들고 가서 위로하고 격려해야 한다. 삼십년 이상 목회한 어느 목사님이 자기는 명절이 와도 과일 서너박스 외에는 들어오는 것이 없다고 했다. 그때 내가 그 목회자에게 물은 것이 경조사 때 봉투인사를 합니까 였다.

그 목회자가 하는 말“목사가 예배드려 주면 되었지 어떻게 일일이 봉투로 인사를 하느냐”고 했다. 내 목회에는 명절 때 들어오는 과일이나 선물이 개수를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그 많은 선물도 다시 누군가의 손으로 되돌려 보내진다. 그래서 명절이 되면 사모가 무척 바쁘다. 가져오면 받아야하고 또 받아 놓은 것 주어야하고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귀찮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하지 말아야 될 일이지만 서로 마음을 주고 감사를 주고받는 목회라고 생각하면 해야 될 일이다. 목회자의 자세와 지혜는 섬김에 인색하지 말고 성도들의 작은 사랑에도 감사하며 마음껏 축복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훗날 목회의 아름다운 열매와 큰 영광을 보게 될 것이다.

동아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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