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종 목사.

한국교회의 위상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일부 목회자들의 불미스러운 행위로 인해 회복의 기회마저 박탈당한 느낌이다. 사랑의 종교로 이 땅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재물과 권력에 눈이 먼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이러한 심각성을 인지한 몇몇 교단에서 목회자 윤리지침안을 총회에서 통과시키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는 있다.

하지만 온갖 비윤리적인 행태를 벌이고 있는 한국교회 전체를 회복시키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말 그대로 이 사회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 교회가 윤리적 절름발이가 되어 오히려 사회적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다. 이에 목회자들의 윤리 개혁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교회의 크고 작은 사건들이 연일 매스컴을 타고 흘러나와 모두를 당혹케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크리스천으로써 차마 보고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도가 지나치다는 느낌마저 든다.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둘러보면 과연 목회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윤리의식은 저 먼 곳으로 내팽겨 쳐진 것 같다.

얼마 전 모 지역 기독교연합회 사무총장이 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을 당한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이 사무총장은 10여년간 지역 기독교연합회 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연합회의 후원금을 받는 은행계좌를 공식적인 것과 본인이 관리하는 것을 따로 만들어 사용한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 사건은 단 5개월 동안 약 5천만원의 공금을 횡령한 단서로 제보된 만큼 혐의가 입증되면 피해 금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다른 사건은 검경 수사관들이 수원의 모교회 사건을 무마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던져 주었다. 이 사건은 교인들이 A목사를 사기와 횡령, 업무상배임혐의로 수원지검에 고소하고, 또 같은 해 2월 업무상배임 및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10월에는 사문서위조 및 배임혐의로 고소하는 등의 상황에서 A목사가 자신에게 고소가 잇따르자 측근을 통해 사건을 축소·무마시키기 위해 거액을 건넸다는 의혹이다.

목회자들의 성윤리 의식 부재도 만만치 않다. 모대학의 경우 최근 성추행 문제로 학교 이미지에 상당한 스크래치를 입었다. 이 대학의 B교수는 논문지도를 맡았던 한 학생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해당 교수는 현재 ‘업무상 위력, 위계에 의한 성추행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형사 고발됐다.

또한 신학대학원생이 수표를 위조해 성매매 하는데 사용한 사건은 목회자들의 성윤리가 어디까지 왔는지 자명하게 보여주었다. 사회에 모범을 보이지 못했다면 적어도 사회적 법규를 어기는 파렴치한 일은 벌이지 말았어야 했다. 그런데, 이마저도 무너졌다. 그동안 목회자의 성윤리 부재를 ‘쉬쉬’하면서 모른 척 넘어간 것이, 장차 한국교회를 이끌어갈 자원을 망가트리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일련의 사건들은 목회자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잔혹하고도 흉악한 범죄다. 이는 한국교회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1급 범죄에 흉악 범죄다. 그 어떠한 말로도 변명할 수 없는 범죄를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이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사건들은 목회자들의 윤리의식 부재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처럼 목회자들은 가장 세속적인 문제로 발목이 잡혀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이제는 목회자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 땅의 모범이 되어 든든히 서가야 한다.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가장 투명한 모습으로, 가장 인간다운 모습으로, 가장 선한 모습으로 이 사회와 세상이 온전히 서도록 달려가야 한다.

그래야만 목회자의 일어버린 신뢰를 다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목회자의 윤리적 부재가 결국 힘없고 나약한 사람들의 희망을 꺾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주의 종으로서 갖추어야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임을 기억해야 한다.

예장 호헌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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