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발표된 〈7·4남북공동성명〉에 나타난 합의문에는 남북 쌍방이 끊어졌던 ‘민족적 연계’를 회복하며, 서로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자주적 평화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남북 사이에 다방면적인 제반 교류를 실시하기로 합의하였음을 표명했다. 이후 여러 정부를 거치면서 정치·경제·사회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제반 여건과 상황의 변화에 따라 이 약속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기도 하고, 합의가 무색해지는 긴장 상황을 맞이하기도 하는 등 부침을 반복해 왔다. 그러면서 ‘민족적 연계’라는 키워드 또한 잊혀져갔다.

이에 <기독교 사상 9월호> ‘특집-문재인 정부와 민족적 연계’에서는 촛불혁명으로 새롭게 출발하게 된 문재인 정부가 풀어야 할 남북문제를 몇 가지 측면에서 분석해보며 이에 관한 제언으로 구성했다.

이를 위해 △대북지원의 성과와 과제 분석 △지금은 중단된 개성공단이 지닌 의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 △기독교적 관점에서 바라본 화해 선교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 NCCK의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유럽 캠페인’ 등 다섯 편의 글은 우리 사회가 취해야 할 대북정책의 방향과 기독교계의 운동방향을 모색하며 교계의 노력이 잘 어우러져서 ‘민족적 연계’가 원활히 이루어지기를 소망했다.

먼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강영식 사무총장은 ‘인도적 대북지원과 평화로운 한반도’란 제목으로 인도적 대북지원이 남북 관계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논했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기간에 시작된 민간단체의 대북지원 활동의 간략한 역사를 살피며, 그간 이루어진 인도적 지원은 남북의 화해협력과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긴장 상황 속에서도 의사소통의 통로로 작용하는 등 평화 정착에 이바지하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정부 중심이 아닌 민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단순한 민·관 협력에 이어 ‘중앙정부-지방정부-시민사회-기업’이 결합한 거버넌스가 작동했다는 점, 단순 구호에서 개발지원적 사업으로 발전한 점 등의 의의를 짚었다.

마지막으로는 대북지원의 현황과 그 발전 방안에 대한 몇 가지 제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마중물인 인도적 대북지원이 문재인 정부하에서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그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김진향 전 연구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개성공단 재개: 대북정책의 시금석’이란 제목으로 그간의 연구와 경험을 통해 개성공단을 바라보는 시각을 소개했다.

먼저 개성공단의 일방적 폐쇄 조치가 공단이 가진 의미에 대한 무지에서 온 잘못된 정책적 판단이라는 견해와 함께 개성공단의 본질적 가치와 실체적 의미를 몇 가지로 정리햇다. 뒤이어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변화를 언급하며, 유엔안보리 제재를 이유로 재개를 반대하는 논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를 지적했다.

또한 최근 독일에서 발표된 ‘베를린 평화구상’이 지닌 한계를 지적하며, 남북 관계에서 무엇이 본질인지를 언급했다. 끝으로 “평화로 가는 해법은 다름 아닌 개성공단의 조속한 재개임을 밝히며, 이를 위한 조건 없는 즉각적인 협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학교 서보혁 연구교수는 ‘한반도의 비핵화는 가능한가’란 제목으로 북한이 핵 보유국이라는 판단은 정설이라고 전제하고 한반도의 핵/미사일 문제에 관해 논했다.

북한의 핵무장의 배경을 설명하는 두 가지 이론(현실주의, 자유주)에 대해 설명하며, “현실에서는 이들 이론이 혼재해 작동한다”고 판단했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그가 발표한 메시지에 대해 기본적으로 북한은 관망 입장을 보이며, 남한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미국과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존 북한의 태도를 설명했다.

특히 북핵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목표는 일관되고 확고하게, 접근은 다양하고 부드럽게”라고 말하며 평화가 목적이기도 하지만 과정이며 또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수송교회 홍선현 은퇴목사는 ‘남북의 화해선교’란 제목으로 정치적 측면에서의 ‘화해’가 아닌 ‘선교’ 측면에서 화해를 다뤘다. 특히 화해의 모델이 삼위일체임을 이야기하며 성서적 근거를 통해 기독교 선교의 핵심이 화해임을 강조했다.

여기에 화해를 이루기 위한 과정으로 1. 진실, 2. 기억, 3. 참회, 4. 정의, 5.용서, 6. 사랑 이렇게 여섯 단계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또한 남북의 화해를 위해 남북화해운동을 위한 기독교 기구의 창설과 북향민을 중심으로 한 남북화해기구의 창설, 한국정부 통일부 내 남북화해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끝으로 특집에서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위한 한국기독교협의회 유럽 캠페인을 다녀와서’란 제목으로 그동안 한국기독교협의회의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전환하여 남북대립과 전쟁위협을 해소하고 이를 기초로 평화통일의 길을 닦아야 한다는 인식하에 평화조약 체결 촉구 운동과 2016년 미국 횡단 캠페인에 이어 올해 유럽 여러 지역을 다니며 NCCK 김영주 총무 외 화해통일위원회 위원 24인이 참가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순례 캠페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순례 지역과 캠페인 대상에 따라 영국 지역(이문숙 / 아시아교회여성연합회 총무), 독일 EKD와의 워크숍(이기호 / 한신대학교 교수),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CRC)에서의 남북교회의 만남(이훈삼 / 성남 주민교회 목사), 스위스 테제공동체 방문과 WCC본부 방문(이은선 / 세종대학교 교수) 이렇게 넷으로 구분해 각 지역에서 평화조약 체결 캠페인 내용과 성과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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