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 성 택 목사

고구려의 후신 발해의 급작스런 멸망에 관해 여러 학설 중에 필자의 관심을 끈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발해가 거란 침입 일주일 만에 특별한 내분없이 갑자기 멸망한 것은 거란 침입 전에 이미 백두산 화산으로 인해 외적 침입에 저항 불능의 상태가 되었다는 추론이다. 아마 이 학설이 정통 사학자들에게는 아직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의 각종 연구들이 정통학설에 대하여 강력히 반론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흥미진진하게 앞으로 전문가들의 연구에 관심을 기울여볼 생각이다.

그럼에도 부룩하고 백두산 화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근자에 심상치 않은 백두산 화산폭발의 가능성 때문이다. 946년에 폭발한 백두산 화산은 당시 약 5,000m의 칼데라가 형성되어 그 화산재가 1,100㎞ 떨어진 일본까지 날아가 홋가이도와 일본 동북지역 일대에는 5~6㎝ 정도의 화산재가 쌓여 농작물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을 높이 본 영국런던대학 제임스 헤먼드 박사는 대량의 유황이 대기로 확산되어 그 피해를 가늠조차 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으며, 미국 텍사스 대학의 지진학자 스티븐 그랜드 박사는 백두산 화산은 파괴적인 폭발의 위험은 상당히 현실적이라고 했다.

그런데 백두산의 재폭발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보는 재폭발의 가장 큰 외적 원인으로 일치하게 주장하는 것이 북한의 지하 핵실험이다. 전문가들은 지하핵실험의 엄청난 파괴력으로 인해 지층 지각의 변형을 가져올 것이고, 연약해지거나 틈이 생긴 곳으로 지하 용암 흐름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2002년 이후 백두산 정상부근에서 화산지진횟수가 10회 이상 증가하였다는 사실과 화산가스분출이 확인되었고, 위성의 관측은 마그마의 계속적인 상승을 알려주고 있다. 이런 와중에 김정은 2017년 9월 3일에 제6차 지하핵실험을 강행했다. 충격적이지만 예상했던 일이다. 그러나 그 순간 이 지하핵실험이 평양의 몰락을 스스로 자초할 거사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뇌를 스치고 지나갔다.

북한의 스스로 핵을 보유한 나라가 되기 위하여 고전분투하고 있지만, 그들 자신에게 치명적이고 다른 이에게는 위협이 될 수 없는 스스로 안고 있는 두 가지 핵폭탄이 있다. 그것이 외적으로 백두산 화산폭발이며, 내적으로는 민심폭발이다. 특별히 백두산 화산은 현실적으로 그들의 땅에 투하된 미폭발 핵폭탄이 되었다. 발해의 멸망에 대한 원인분석이 분분하여도 지금 만일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북한멸망은 물론 남한의 치명상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이것이 북한의 지하 핵실험이 백두산 호산에 미칠 결과에 대한 근심과 우려이다. 왜 김정은 핵무기가 자신의 유일한 보호막이라는 생각밖에 못할까? 그것 때문에 백두산 화산의 뇌관이 움직이고 민중의 분노의 뇌관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 평범한 우리에게도 보이는데 정작 그들의 촉감에는 이것들이 느껴지지 않는 모양이다.

필자는 역사운행에 절대적인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믿는다. 트럼프도 시진핑도 어쩌지 못하는 평양을 하나님께서 손대시기로 작정하시면, 하나님의 부리는 백두신(白頭神)이 움직일지 모른다. 왜 이 생각이 필자에게 전율처럼 강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택한 백성들이 패역한 길로 들어서면 이방을 들어 그의 백성을 치셨고, 그 백성들이 회개하고 돌아오면 방망이로 사용하시던 이방을 축출하시고 나아가 그들을 응징하셨다. 김정은의 핵이 잠들었던 패역한 한국교회를 깨우는 몽둥이가 되기에 충분하였으나, 분명한 것은 이제 그가 핵을 버릴 때라는 것이다. 그가 멈추지 아니하면 트럼프나 시진핑 같은 만만한 상대가 아닌, 그가 절대로 감당할 수 없는 하나님의 백두신이 움직일 것이다. 아니 이미 움직였을지도 모른다.

그리스도대학 전 총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