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용화 목사.

장로교 총회가 한창이다. 각 교단은 새로운 회기를 이끌어갈 임원을 조직하고, 교단부흥과 발전을 위한 산재된 안건들을 다루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로 저마다 개혁과 갱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보다 뜻 깊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더불어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과오를 인정하고, 화합과 일치로 하나가 되어 새로운 출발을 향한 의지를 다지고도 있다.

모두가 한국교회의 변화와 발전을 꾀하는 노력들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른 회기에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이번 회기만큼은 모두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다 이뤄지는 성총회로 마무리되길 소원한다. 좀 더 바라자면 이번 총회를 기점으로 한국교회가 진정 하나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솔직히 그동안 한국교회는 무한한 성장을 이뤘지만, 반면에 분열되고 갈라져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교단이 생겨났다. 조금씩 생각의 차이가 있었지만, 뿌리는 같은 형제나 다름없는 교단들이 즐비했다. 한번 갈라져버린 상처가 제대로 붙어서 치유되기는 어려웠다. 입으로는 매번 “하나가 되자”고 외쳤지만, 현실은 오히려 더 많이 갈라졌다. 아니면 이합집산의 형태로 변질됐다. 그렇게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점점 나빠졌다.

하지만 올해 그동안 모든 잘못을 반성하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한국교회를 하나로 뭉치게 만들기 위해 ‘한국기독교연합’이 탄생했다. 한기총과 한교연, 교회협까지 갈라진 연합기관에 속한 교단들이 이번에야말로 하나가 되겠다는 굳은 각오로 한기연을 창립시킨 것이다. 모두를 아우르는 한국교회의 유일한 연합기구가 탄생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제 남은 것은 각 교단에서 한기연을 인준하는 절차만 밟으면 된다.

물론 정치적인 논리를 배제하고, 순수하게 한국교회를 하나로 만들자는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사사로이 개인이나 단체, 혹은 교단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진정 갈라진 한국교회를 하나로 연합시켜 대사회적인 영향력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만들 절호의 찬스다. 이 기회를 놓쳐버린다면 한국교회는 두고두고 후회할지도 모른다. 한국교회가 한기연이라는 지붕 아래 옹기종기 뜻을 함께 한다는 것을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은가. 각 교단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올해 이렇게 큰 대업을 꼭 이루길 간절히 원한다.

이와 함께 이번 총회를 기점으로 한국교회가 대사회적인 목소리를 드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사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과거 신앙의 선배들이 보여줬던 대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는데 부족함이 있었다. 각종 문제들로 얼룩져 온전히 제 목소리를 내기에 무리가 따랐다. 오히려 세상은 한국교회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한국교회의 애정 어린 관심과 조언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분명 누구보다 앞장서 소외된 이웃을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음에도, 사람들의 인식은 정반대의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때문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길 바란다.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섬김과 나눔을 다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결의문이라도 채택해서 각오를 다져야 한다. 입으로만 나눔, 섬김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그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달래주는 진정한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길 소망한다.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가 바로 서기 위한 답은 나왔다.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과거에서 탈피해 화합과 일치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그리고 한 목소리로 세상의 소외된 이웃을 향한 나눔과 섬김의 본을 보이면 된다. 한국교회가 이 두 가지만 해결한다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그 어떤 기념행사보다도 뜻 깊은 것이 될 것이다.

천안성문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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