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 태 영 목사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어제까지의 세계]에서 현대인들이 ‘전통사회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를 묻고 제안한다. 그가 제안하는 것들 가운데 특별히 자녀 양육법을 눈여겨볼만하다. 당장 육아를 하고 있고, 조만간 부모가 될 부부라면, 다음과 같은 전통사회의 육아 방식들을 관심 있게 보았으면 한다.

가능하면 즉각적으로 아이에게 젖을 물린다. 젖떼기를 최대한 늦춘다. 유아와 어른의 신체 접촉을 항상 유지한다. 아기와 함께 잠을 잔다. 아기를 똑바로 세워서 정면을 바라보도록 안거나 업는다. 아이의 울음에 신속하게 반응한다. 체벌을 멀리한다. 자식에게 직접 조사하고 탐구하는 자유를 부여한다. 다양한 연령층의 아이들과 놀게 한다(그래야 손아랫사람과 손윗사람의 가치를 알게 된다). 아이들에게 공장에서 만든 교육용 장난감과 비디오 게임기 및 완성품을 잔뜩 안겨주는 대신에 아이들이 장난감을 직접 만드는 즐거움을 경험하도록 도와준다.

물론 전통사회가 지닌 육아법이 아무리 좋아도 개인적 편차에 따라 받아들일 수도 있고 그러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함께 변하지 않으면 개인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육아 방법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전통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숙고하는 것이야말로 지혜일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이 외에도 자녀들에게 건강한 식생활 방식으로 1)혼자서 음식을 게 눈 감추듯 허겁지겁 먹지 않고,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먹기. 2)신선한 과일과 채소, 저지방 살코기, 생선, 견과류, 곡류 먹기. 3)염분, 트랜스 지방, 단당 함량이 높은 식품을 피하기 등을 권장한다. 이 외에도 자녀들의 종교 생활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종교 선택이 단순히 우리가 진실이라고 판단한 믿음을 받아들이거나 거짓이라고 판단한 믿음을 배척하는 것이 아닌 한층 넓고 복잡한 문제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여기에 더하여 어려서부터 이중 언어 노출은 지능발달에 유익할 뿐 아니라, 다원화된 세계를 사는데 유익하다고 한다. 자녀교육으로 열병 앓는 한국의 부모들이 유념해야 할 조언들임에 분명하다.

삼일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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