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수 강 목사

기독교의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이나 기독교 신앙을 가지지 않은 세상 정치인들 모두 한국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교회 정치를 하는 기독교도들이나 세상 정치하는 세속정치인들의 사고가 동일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한국기독교회 연합 조직에 편성된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초록은 동색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선거가 전 회장의 남은 임기인 4개월짜리로 겨우 수습된 것을 보면 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회 연합체인데도 명칭만 한국교회 총 연합회지 실제는 정치논리에 의해 서로 이해관계로 명맥을 유지 하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다. 교회 속에는 무슨 연합회 그리 많은지 명칭조차 다 외우기가 부담 된다. 그리고 단체들이 실제로 한국교회를 위해 무엇을 하는지도 잘 모르는 목회자들이 수두룩하다.

개(個) 교회는 사회와 대정부와 각계각층에 권익을 대변하기가 역부족이다. 그래서 개 교회는 교단을 형성하고 그 교단은 또 교단 연합회격인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회를 조직해 한국교회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에는 권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도록 했다. 그런데 오늘날의 한국교회 연합회 조직은 한국교회를 대변하는 역할은 미미하고 그 조직체를 구성한 각 교단의 지도자라 자처하는 목회자들의 정치적인 입신양명 출세 장으로 변모하고 있지 않은지 의심스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한국교회 기독교라는 신앙의 본질은 성경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그리고 이 세상을 향해 복음 증거를 통해 하나님의 구속의 계획에 동참 하도록 선교하여 불신의 죄를 용서 받고 하나님의 자녀의 대열에 합류하게 하는 소명 수행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선교와 전도가 효과적으로 이루지게 하기위해 교회는 개 교회를 연합한 교단 조직을 필요로 하고, 더 나아가 대정부 및 사회에 안전한 선교와 전도 활동을 위해 교단들의 연합조직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순전하게 교회의 이익과 선교를 위한 조직의 역할 만을 위해 조직이 건재하면 더 이상 갑론을박이 필요 없다. 그러나 조직은 움직여야 하는데 거기에는 인력이 필요하다. 조직을 운영하는 인물들은 모두 개 교회를 맡은 목회자들이다. 순전한 마음으로 교회의 권익을 위해서 만 활동한다면 아무 부작용도 없다. 그런데 일부 덜 익은 지도자들이 조직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려고 세상 정치운동과 같은 정치를 하는 것이 문제다.

먼저 정치에는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이 필요하고, 다음은 세력을 움직이는 데에는 자금이 필요하다. 그 자금은 성공한 교회의 교인들이 낸 교회 금고에서 나와야 한다. 그런데 교단장이나 연합회에 한번 출마를 하는데 수백에서 수천은 약과요 많게는 수억 내지 수십억이 든다는 풍문이다. 성도들의 헌금은 성경에 선교와 전도와 구제에 써야함을 계시하고 있다. 그런데 남아도는 교회 금고의 여유 자금을 그 교회의 위상을 위해 교역자가 교회 정치를 위한 필요 자금을 아무 거리낌 없이 제공하는데 과연 성경적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제 바야흐로 교회에는 선거철이 돌아왔다. 교단 정치에 뜻을 품은 자를 위해 교회는 일 년 한 번은 홍역을 치른다. 노회(지방회)장과 교단장과 연합회장을 뽑는 선거 열풍이 부는 계절이다. 대다수 교회는 재정 사정이 허락지 않아 자신들의 교역자를 내세우려고 해도 할 수도 없다. 그러나 웬만한 중대형 교회는 몇 억 내지 몇 십억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교회 담임자가 교단 얼굴이 되면 교회 부흥에 유익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가 이처럼 교회정치를 위해 성도들의 헌금을 용도이외에 사용해도 되는 건지 하나님 앞에 송구스럽고 솔직히 의문이다. 헌금은 그런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대도 말이다.

한국교회의 퇴보는 바로 이처럼 하나님의 일과 세상의 일을 구별치 않음에 있음을 알기나 하는지? 교회는 부자라고 하는 소리는 듣는다. 교회가 왜 부자여야 하는가? 교회는 하나님의 일을 위해 세상에 세워진 하나님의 나라다. 그런데 하나님의 나라 일은 제쳐두고 세상 사람들과 동일하게 정치에 빠져 실제 교회의 일은 등한시 한다면 이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배신이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가?

교단도, 교단들이 모여 조직한 연합회도 모두 기존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들의 모임이다. 교회의 성장을 위해 교회 연합단체를 조직하였는데, 운영하는 목회자들이 세상 전문 정치꾼들과 다를 바 없는 정치를 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를 변질되게 한 지도자들은 각성해야 한다. 겉은 하나님의 나라의 거룩하고 신령함을 내세우고 속은 저질스런 세속 정치 이념과 사상에 함몰된 정신 개조가 시급한 때다.

필운그리스도의교회/ 본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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