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간의 적대적인 말 폭탄은 한반도를 긴장사태로 몰아넣고 있다. 김정은은 계속해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하고, 미국은 여기에 맞서 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띄워 금방이라도 전쟁이 일어날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UN 연설에서 강경한 대북제재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보수야당은 “평화를 구걸하는 유화정책을 되풀이 했다”고 비난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한반도에서 전쟁을 하자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평화를 구걸해서라도 전쟁을 막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해서라도 동족상잔의 비극을 막아야 한다. 6.25 한국전쟁을 경험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같은 마음일 것이다. 남북한 전쟁만 막을 수 있다면, 일흔번씩 일곱 번이라도 평화를 구걸해야 한다.

그런데 오늘 보수야당의 행동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걱정스럽다. 무력경쟁을 통해 남북한 무기의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말도 설득력은 있지만, 영원한 평화를 가져다가 주지는 못한다.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했기 때문에 남한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세계의 평화론자들은 군비경쟁은 결국 인류 전체를 파멸로 몰아넣는다고 경고한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지난 22일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평화 타령은 시기도 장소도 잘못됐다.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전 세계에 보여주길 기대했다. 그러나 평화 구걸의 유화정책을 또다시 되풀이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시각은 ‘샬롬’을 말해야 하는 보수적인 한국교회도 마찬가지이다. 보수적인 한국교회의 목사와 교인들의 입에서는 군비경쟁을 통해서 남한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진보적인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정권에 대한 유화정책은, 한반도의 평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를 않는다며, 매시간 강단에서 외친다. 군비경쟁을 통해 한민족이 공멸하자는 말로 들린다.

보수적인 한국교회는 과거나, 지금이나 남북한 평화적인 통일과 분단극복이 남의 나라 일처럼 생각해 왔다. 그 이유는 선교의 개념이 너무 협소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통일의 문제, 분단극복의 문제가 다른 누구인가가 하는 일이고, 통일 후에 남한의 교회가 북한에 많은 교회를 세우면 된다는 생각이 고착화 되었다. 한마디로 교회가 역사의 한복판에서 밀려나 있다. 교회가 있어야 할 자리에 교회가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한 민족의 화해, 그리고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노래해야 할 교회는, 남북한의 분열을 고착화시키는데 서글프다. 그러면서도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위해서 기도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행동하지 않는 교회의 관념적이며, 추상적인 통일운동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유럽에 교회가 없어서 히틀러가 유대인 600만명을 살해를 했는가. 교회가 여기에 동조하며, ‘팍스’를 노래한 결과이다.

사실 한국의 기독교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노래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평화, 샬롬을 이야기해야 한다. 오늘 보수야당과 보수 기독교 목사와 교인들이 말하는 평화는 한마디로 ‘샬롬’이 아닌 ‘팍스’이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응해서 남한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고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말은 무책임한 말이다. 분명한 것은 북한은 핵무기 실험을 포기해야 함은 물론, 분단의 현장으로 나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대화해야 한다.

남북한민족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 그리고 평화적인 민족통일은 주변의 강대국이 거저 가져다가 주는 것이 아니다. 분단의 당사자인 남과 북이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이다. 해방이후 지금까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남북한이 주체적으로 한반도에서 논의해 본 적이 있는가. 한번 정도는 냉정하게 생각하고, 한국교회가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평화에 어떻게 봉사 할 것인가에 대해서 논의하는 자세를 분명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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