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세속주의, 물질주의, 성장 성공주의, 사회의 고통을 등한시하고 개인이나 단체의 번영을 추구하는 기복주의, 회개의 메시지가 빠진 값싼 은혜의 메시지 등이 범람해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세상의 영광을 구하는 영광의 신학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십자가 신학의 원리로 돌아가야 한다”

‘오직 성경만이!’를 주제로 개최된 성경적성경연구원(원장 림택권 박사, 대표 임우성 목사) 9주년 기념 종교개혁 500주년 포럼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는 “목회자들이 종교개혁자들과 그의 후예자 청교도들처럼 무릎 꿇고 회개하고 자기를 비우며 빈 마음에 다가오셔서 쓰여진 성경 묵상과 연구 가운데 들려 주시는 인격적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루터의 '오직 성경으로'에 대해서 발제하고 있는 김영한 박사.
‘오직 성경으로: 성경으로 돌아오는 교회와 목회-루터의 십자가 신학 사상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한 김 박사는 오백년 전 1517년 루터가 면죄부 판매에 반대하면서 발표해 종교개혁의 불씨가 된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을 이루는 기본적 원리는 ‘오로지 성경’이라는 종교개혁의 신학적 원리에서 나왔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 ‘오로지 성경’ 사상의 내용이 루터 신학 전체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십자가 신학의 착상으로 전개됐고, 이 십자가 신학 착상은 중세 교회의 신학적 착상인 영광의 신학에 대한 종교개혁적 대안의 제시였음을 설명했다.

김 박사는 “루터가 제안했던 ‘오로지 성경’이란 형식적 원리는 구체적으로 십자가신학으로 실천되어야 한다”며, “그것은 칼빈이 신자의 성화에서 가르치는 바 같이 매일 삶 속에서 자기 십자가를 지고 자신의 정욕을 쳐 복종시키고 새사람으로 다시 사는 그리스도와의 신비적 연합의 길을 걷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복음 선교 후 130년 만에 한국교회는 한국사회 안에서 제1종교로 자리잡았다”면서, “이는 각 처소에서 십자가의 신앙을 가지고 무명으로 섬기는 목회자들의 헌신과 이들의 가르침을 좇고 하나님을 가난한 마음으로 섬기는 성도들의 신앙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김 박사는 일부 대형교회의 목회자들은 십자가 복음보다 번영의 복음을 추구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번영의 복음은 추방되고 십자가의 복음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특히 “종교개혁 오백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교회는 압축성장한 부작용으로 당시 중세교회의 그릇된 세속주의 풍조가 들어와 있다”며,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자들이 내건 개혁의 목표인 하나님 말씀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김 박사는 목회자들이 세상풍조를 따라가는 동성애 허용, 종교다원주의, 열광적 체험주의 사상이 아니라, 하나님이 그의 마음 속에 인격적인 조명으로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 목회자로서의 칼빈에 대해서 발제하고 있는 정성구 박사.
‘칼빈의 목회’를 주제로 발제에 나선 정성구 박사(한국칼빈주의원장)는 ‘오직 성경으로’란 핵심적 종교개혁적 명제를 다른 각도로 조명했다. 정 박사는 종교개혁의 완성자로 일컫는 칼빈에 대해 다루면서도 심오한 신학적 논의를 다루기보다는 ‘목회자 칼빈’을 재조명하는데 집중했다.

정 박사는 “칼빈은 전형적인 개혁주의 목사로, 그는 천년 만에 비로써 하나님의 말씀을 성실하게 해석해서 증거하는 강해설교자”였다며, “그는 가톨릭 미신적 미사행위에서 말씀 중심의 예배로 개혁했고, 교회의 개혁뿐 아니라 예배의 개혁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 박사는 칼빈의 설교와 편지를 통해 칼빈이 가슴 따뜻한 목회자였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최우선으로 삼되 한 없이 동정심이 많고 사랑과 자애가 넘치는 목사로 봤다. 더불어 페스트 등 전염병에도 굴하지 않고 성도를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으로 환자에게 달려가 복음과 위로, 기도를 전하는 심방과 상담을 잘하는 인간적인 면도 부각시켰다.

특히 정 박사는 칼빈을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바로 깨달았을 뿐 아니라 성경을 성경으로 해석하면서 삶의 현장에서 적용시켰던 ‘강해설교의 왕’, ‘연속강해설교의 대가’라고 칭했다.

이에 정 박사는 “참된 복음의 증거가 없어진지 천 년 만에 가냘프고 연약한 칼빈이 제네바 교회에서 진지하게 성경을 강해하면서 설교하는 것이 그 자체가 바로 개혁”이라며, “칼빈은 성경을 해석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항상 실제적으로 적용해 신앙에 유익이 되고 결단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또 신학자, 성경 주석가, 종교 개혁가, 교회 조직가로서의 칼빈의 모든 사상은 실제로 그의 목회에 바탕을 둔 것이라며, 칼빈에게 목회란 영혼을 돌보는 일이었음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칼빈의 목회 원리에 대해 △말씀의 순수한 전파 △성례를 강조 △권징과 훈련 △교육에 힘쓰는 것 △예배가 교회의 중심이 되는 것 등을 들고, 칼빈의 목회의 원리를 오늘 우리가 다시 새겨 들어야할 교회 부흥의 원리임을 제시했다.

두 발제에 대한 논찬을 맡은 김동환 박사(가나안농군학교 영성훈련원 원장)는 김영한 박사에 대한 발제에 대해선 “루터가 길을 연 종교개혁을 칼빈이 어떻게 완성했는지, 특히 루터의 칭의와 성화 사이에 내포된 갈등의 요소가 칼빈에게 있어서 어떻게 해결되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기대했다. 정성구 박사의 발제에 대해선 “칼빈의 목회적 비전이 목회자 웨슬리에게서 꽃 피웠다고 판단하기에 이 문제에 대한 장로교-감리교의 상호 대화의 자리를 소망한다”고 바랐다.

▲ 림택권 원장이 종교개혁 500주년 포럼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오후 시간에 강사로 나선 원장 림택권 목사는 “성경의 권위에 관해 의심이 생길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며 반문한 뒤 “읽고 묵상하고 연구하는 것은 곧 성경의 자기 증언을 통해 말씀의 최고 권위를 증거 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다. 성경이 기록 될 때 인간 저자를 감동시켜 기록케 하신 그 성령 하나님은 또한 오늘 날 읽고 묵상하고 상고하는 우리에게도 바로 깨닫게 하시는 조명으로 통해 믿게 하신다”고 강조했다.

또한 “성경적 성경연구원은 종교개혁자들의 후예로서 미약하나마 혼탁한 현실 특히 한국 교회에 작은 종의 역할이라도 감당 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으로 모이기 시작했다”며, “추수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것을 믿고 맡기며 기도로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드린 예배는 임우성 목사의 인도로 정기영 목사(희망을노래하는교회)의 대표기도와 염창선 목사(비손교회)의 성경봉독, 강임구 목사(독일 뮌헨국립음대 마이스터클라세)의 특송, 이영훈 목사(증경 예성 유지재단이사장)의 설교, 김인성 목사(혜본중앙교회)의 예물기도, 정균양 목사(국가조찬기도회 사무총장)의 축사, 고희영 목사(전국 17개시도 기독교협의회 대표회장)의 축도로 마쳤다.

▲ 성경적성경연구원이 9주년 기념 종교개혁 500주년 포럼을 거룩한씨 성동교회에서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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