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선출 문제로 촉발된 한신대학교 사태가 연규홍 총장 선임으로 2차 진통을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목회자의 꿈을 꾸던 34명의 신학생들이 자퇴서를 제출하면서 더욱 격양되고 있다.
이에 ‘한신대 정상화를 바라는 기장인’들은 한신대 정상화와 총회의 올바른 판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18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갖고, 연규홍 총장 선임을 재고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 지난 101회 총회에서 한신학원 이사회에 대한 불신임을 결의해 총사퇴를 권고한 한 대로 사퇴할 것을 요청하고, 민주적 총장 선거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을 학내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계획할 것을 요구했다. 덧붙여 101회 총회의 결의를 무산시키려는 모든 헌의와 시도들은 기각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현장에서는 한신대 신학대학원 김하나 학생회장이 “후배들이 목회자의 꿈을 포기했다”며, “이들은 한신의 신학을, 한신의 정신을 지키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행위의 옳고 그름이 아닌, 고낭을 헤아려 달라”며, “무엇이 그들을 참담한 결정을 하게 만들었을까”라고 물었다.
한국디아코니아 홍주민 박사는 한신대 사태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음에도 총회 관계자나 학교 관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이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홍 박사는 “한신과 기장은 하나님의 정의 실천으로 나온 것”이라며, “(한신대 사태는) 지난 3월 이사회의 결정이 발단이 됐다. 그동안 교권과 학교의 꼼수, 조작, 진실호도로 일관했다. 기장총회와 학교 관계자들은 돌이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하나님이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 했다. 한신은 누구의 것도 아닌 하나님의 것”이라며,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일을 한 것을 회개하라”고 천명했다.
‘민주한신을위한 신학대학 대책위원회' 이신효 학생은 “선배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선배로서 미안하다는 말을 한다”며, “선배들이 미안해할 필요가 없다. 자퇴서를 반려하고, 미안해서 무릎 꿇고 먼저 나가겠다고 할 사람들은 따로 있다. 거대한 것을 무너트릴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성명을 통해 “101회 총회는 한신학원 이사회에 대한 불신임을 결의했으며, 총사퇴를 권고한 바 있으나, 이사회는 총회의 요청을 묵살했고 사학법을 지렛대 삼아 독단적인 총장 선거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사회법에 명시된 총장 투표 규정도 무시된 채, 과반수 득표가 나올 때까지 8번에 걸친 투표를 반복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요구는 철저하게 무시됐다”면서, “현 총장은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검증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102회 총회에서 보인 총장 인준 투표는 투표용지가 통제되지 못해 표수가 맞지도 않는 상식 밖의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열변을 토했다.
더불어 “500년전 루터는 비텐베르크 성당 문에 95개조 반박문을 걸어 신앙의 양심과 정의를 지켜내고자 했지만, 종교권력은 체계와 제도, 권위라는 이름으로 그를 파면시켰다”면서, “그러나 루터의 정의로운 외침, 참 신앙을 향한 열정은 새로운 질서로 부활했고, 개혁되는 교회가 됐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신학생들의 고뇌에 찬 결단을 지켜보면서 교단의 동역자로서 부끄러움을 느끼며 간곡하게 호소한다”며, “기장교회와 한국교회를 향한 학생들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정의와 사랑의 터전인 한신대학과 기장교단을 바로 세워나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 낭독 후 646명의 서명자 명단이 담긴 성명서를 기장 총회를 방문해 직접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