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보고 오늘 비가 올까 안 올까 우산을 들고 가야 하는지 안가지고 나가도 되는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 일기 예보만큼 유용한 정보가 없다. 대중매체란 이렇듯 대중이 궁금해 하는 것을 풀어주는 것이 사명이자 역할이다. 사회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질수록 우리 사회에 대한 정보를 수집·정리하여 제공하는 대중 매체와 우리의 삶이 더 밀접해질 수밖에 없다. 그 매체를 통해 우리는 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언론 매체는 사실 보도를 하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사실 보도를 넘어 중요한 사건에 대해 해석하고 평가하는데 더 큰 비중을 둔다. 사건에 대한 해석과 처방을 제시한다는 것은 그만큼 여론을 형성하는데 주도적인 위리를 점한다는 말이다. 대중 매체를 통하여 특정한 정책에 관하여 비판적인 기사가 제공될 경우, 대중들은 그 정책에 비판적 견해를 가지는 여론을 형상하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중 매체가 지배 집단의 영향으로 왜곡된 보도를 하면 기존 질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그만큼 악용될 수 있는 것이다.

기독교 언론이라고 다르지 않다. 네덜란드의 아브라함 카이퍼가 펴낸 주간지 Heraut와 일간지 Standaard는 네덜란드의 기독교계 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종교 전 영역에 걸친 문제들을 분명한 기독교적 관점에서 다룬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 기독교계를 다루는 언론들은 대부분 주간지 형태로 대게는 교계 뉴스를 다루지만 궁극적으로는 뉴스의 범위를 교계 안으로만 국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기독교언론이 그저 교계 뉴스만을 전달하는 일을 한다면 그것은 각 교단의 기관지들도 하고 있는 것이기에 별 의미를 지니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좀 더 폭 넓게 온 세상을 향해 온 세상의 모든 문제를 기독교적 시각에서 평가하고 진단하는 일을 하는 기독교 언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기독교 언론들이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들을 기독교적 시각에서 분석하고 평가하여 그것에 근거해 나아 갈 방향을 제시한다면 우리 사회에 기독교적 여론을 형성하는데 지대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다.

본지가 오늘로 창간 5주년을 맞았다. 5년 전 오늘 한국교회 앞에 첫 발걸음을 내딛은 본지는 ‘생명’ ‘정의’ ‘평화’ ‘환원’을 사시로 하나님의 몸된 교회를 세상 가운데 온전히 세우는 일에 기꺼이 참여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그런 지난 5년을 되돌아 볼 때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역사가 오래된 교단지를 비롯해 무수한 교계언론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무대에서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 아닐 수 없다.

물은 끓는 점에서 단 1도가 부족해도 절대 끓지 않는다. 물을 수증기로 바꿔놓는 것은 바로 1도의 차이이다. 세상의 모든 물질에는 이러한 임계점이 있고, 하나의 상태가 다른 상태로 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임계점을 넘어야 한다. 물이 끓는 점 온도에 도달해야만 끓는 것처럼, 본지 또한 지난 5년간 열심히 노력했으나 궁극적으로 임계점을 넘지 못하게 된다면 기독교언론으로서 앞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나무를 바라볼 때, 땅 아래 뻗어있는 무수한 뿌리들은 바라보지 못한다. 그것이 땅 위에 드러난 결실이 없다고 좌절하지 말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자신의 임계점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가는 오늘, 내 뿌리는 계속 단단히 뻗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어설 때, 찬란한 결실을 볼 것이다.

본지가 정론지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감당해 나가며 우리 사회에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한 여론 형성을 주도하는 날까지 우리는 부단히 고통과 좌절을 반복하며 그 뿌리를 더욱 단단히 뻗어 갈 것이다. 5년을 한결 같이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과 광고주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