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승 자 목사

요즘 우리사회를 일컬어 언니들의 전성시대라고 말한다. 정당 대표들이 언니들이고, 기업의 대표들도 언니들이 많이 등장했다. 공무원 사회와 학교의 교원도, 그리고 판검사들도 남성보다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 언니들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한마디로 세상이 변하고 있다.

성서에서도 위대한 역사를 만드는데 여성들의 활약이 매우 컸다. 인류의 역사를 시작한 이브,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이 된 사라, 히브리 노예해방의 공동주역 미리암, 가나안 시대의 물꼬를 튼 라합, 가나안 태평성대를 이룬 드보라, 이주노동자에서 다윗 왕의 조상이 된 룻, 왕의 절대권력에 도전한 미갈, 요시아 종교개혁을 이끈 훌다, 민족을 살린 고아소녀 에스더, 적장의 목을 베어 나라를 구한 유딧, 영원한 처녀 마리아 등 성서는 여성들이 열어간 새로운 역사,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세상과 맞섰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성서의 새로운 세상을 위해 세상과 맞선 여성들 중 요시아 왕의 종교개혁을 이끈 훌다를 생각해 본다. 수명을 다한 다윗 왕조 말기 요시아 왕은 ‘종교개혁’을 단행한 왕으로 가장 칭송을 받는 인물이다. 성경저자들은 히스기아 왕과 요시아 왕을 제외하고, 높이 평가하는 왕이 없다.

히스기야 왕은 “하나님의 성전을 관리하는 일이나, 율법을 지키는 일이나,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나, 하는 일마다 최선을 다했다. 하는 일마다 잘 되었다”(역대기하 31장 21절)고 평가한다. 요시아 왕도 “주님이 보시기에 옳은 일을 하였고, 그의 조상 다윗의 길을 본받아서 오른쪽으로나, 왼쪽으로 갈길로 벗어나지를 않았다”(역대기하 34장 2절)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히스기아 왕과 요시아 왕이 칭찬을 받는 이유는 종교개혁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요시아 왕은 오랫동안 야훼 신앙을 오염시키고, 더럽혀 온 이방세력을 뿌리채 소탕하는 대대적인 종교개혁을 단행했다. 성전에서 바알과 일월성신을 숭배하려고 만든 제의 기구를 모조리 불태워 버렸다. 산당 제사를 위해 고용한 제사장들도 모조리 내 쫓았다. 히브리인들의 이집트 탈출을 기념하는 유월절을 살려냈다.

이 과정에서 요시아 왕의 종교개혁 견인차적인 역할을 한 훌다가 등장한다. 성경 저자는 그녀에게 예언자라는 칭호를 붙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오늘날 종교개혁이, 예언자적인 전통의 종교개혁을 주문하는 이유도, 남성중심의 세계서 종교개혁의 견인차적인 역할을 감당한 예언자 훌다 때문이다.

당시 남성예언자들도 많이 있었지만, 요시아 왕은 레비안 훌다를 종교개혁이란 막중한 임무를 맏겼다. 훌다는 다윗 왕 시절 나단이 그랬듯이, 요시아 왕 곁에서 때로는 협력자로, 때로는 비판자로 활동을 했다. 요시아 왕으로 하여금 종교개혁을 단행하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었다.

성전 보수공사 과정에서 낡은 율법책 한권을 발견한다. 왕은 이 율법책의 말씀을 듣고 자기의 옷을 찢었다. 왕이 임명한 5명의 대제사장은 훌다를 찾아가 율법책에 적힌 무시무시한 말(열왕기하 22장15-20절)을 전한다. 요컨대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예언이다. 훌다는 예언자로서 유다의 백성들이 이 한권의 책에 기록된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요시아 왕까지 겸손히 무릎을 꿇고 옷을 찢으며 회개했다. 한마디로 훌다의 예언은 나라와 민족을 향한 예언이었다.

훌다의 종교개혁은 하나님이 그에게 맡긴 것이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나님의 뜻을 왕국 국민들에게 전한 것이다. 율법책에 적힌 말씀은 심판의 날을 기록되어 있다. 훌다의 예언은 남성 못지않게 멸망과 저주를 과감하게 선포한 것이다.

햇빛중앙교회•본지 후원이사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