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재 성 교수

신통력과 기적에의 헛된 소망을 불어넣은 만성절은 성경에는 전혀 그 근거가 없다. 예루살렘 양문 밖 베데스다 못에서 일어난 기적과 같은 것이 일어난다고 하는 로마가톨릭의 주장은 아무런 비판도 제약도 없이 시행되어졌다. 천사가 가끔 내려와서 물을 동하게 만들면, 가장 먼저 들어가는 자에게 치유의 기적이 일어났다. 이처럼 기적을 체험하려면 다른 사람보다 더 먼저 교회당 안에 들어와야 한다고 가르쳤다. 먼저 성당 안에 들어가서 유물 앞에서 기적을 기도하는 자에게 기적적인 해결의 축복을 주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는 이와는 달랐다. 즉, 장애를 가진 성도가 다른 사람들보다 행동이 느려서 물속에 미처 뛰어 들어가지 못하였더라도, 예수님을 만나서 병을 고침 받았다는 말은 설명하지 않았다.

지금도,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기적과 치유와 초자연적인 간섭을 믿는다. 하지만, 하나님의 초자연적 개입으로 발생하는 기적적인 사건들이 어느 한 날짜에 맞춰서 일어난다는 것은 기계적인 발상이다. 어떻게 전능하신 하나님의 권능을 어느 날짜에만 한정시킬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은 별로 반성 없이 관행적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결국 성경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맹신주의가 빚어낸 일이다.

또한 그 어디에도 만성절의 역사적 근거가 확실하게 나오지 않았다. 누가 어디서 어떻게 이 날을 지켜왔는지에 대해서 알려주는 자료가 분명치 않다. 9세기경에 순교자들을 기리는 날로 지켰다는 것인데, 그것도 확실한 자료는 없다. 따라서 이런 날에 기적이 발생한다고 말하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모든 성자들의 날이란 사실상 아무런 의미도 없는 날이었다. 성경에서도 전혀 근거를 찾아볼 수 없고, 유대교적인 배경에서 나온 신앙적인 전통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예수님과 제자들을 조각해 놓고 섬기던 것도 아니고, 마리아의 동상을 만들어 놓고 “아베 마리아”하면서 자비를 구하는 것도 전혀 성경에서 찾아볼 수 없는 미신숭배이다.

종교개혁 시대를 살았던 프리드리히 미코니우스는 『종교개혁의 역사』라는 책에서, 루터의 공헌에 대해서 극찬하였다. 마치 하늘에서 천사들이 나와서 95개 조항을 독일 전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시켰다고 증언한 바 있다. 루터 자신도 이들 95개 조항들이 다른 어떤 자신의 책들보다 널리 전파되었음에 놀라워했다. 한 달 안에 거의 유럽의 전 지역으로 널리 퍼졌다.

<계속>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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