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수감사절은 11월 19일이다. 하나님의 복되신 은혜로 대지가 풍성하게 결실을 맺고, 오곡백과도 익어 축복이 넘친다. 하나님이 주신 풍성한 수확의 결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각 교회는 다양한 형태로 감사절 맞이에 한창이다.

과거 한국교회는 모두가 어렵고 가난하게 살던 시절, 주변의 이웃들을 초청해 함께 만든 음식을 나누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것으로 추수감사절을 보냈다. 말 그대로 온 마을의 축제였으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복음이 전해지고 나눔과 섬김의 공동체가 형성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한 것만큼은 분명하다.

하지만 오늘 한국교회에서 추수감사절은 과거의 향기를 전혀 맡을 수 없다. 교회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 채 그들만의 축제로 그쳐 버렸다.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제대로 못 살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추수감사절을 단순히 헌금을 걷기 위한 특별한 날이 아니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성도들 중 추수감사절의 제대로 된 의미를 아는 것이 몇 명이나 되냐며 반문하기도 한다. 이는 일부에 불과하지만 한해의 수확에 대한 감사의 날로만 생각해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의 헌금을 내는 모습에서 쉽게 알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추수감사절은 단지 많은 헌금을 내는 것으로만 국한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거기에는 반드시 나눔과 섬김이 뒤따라야 한다.

솔직히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감사는 했으나 이를 나누려는 노력에는 소홀했다. 추수감사절 헌금까지도 아낌없이 교회 건축헌금으로 쓰고나, 또다른 외형적 사업을 위한 예비금으로 쓴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1년에 한 번 있는 절기행사로서의 의미가 아닌, 이 땅에 진정 가난과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아낌없이 나누어야 한다. 가뜩이나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가 바르게 서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왔던 성장주의에 매몰되지 말고, 이 땅의 가장 낮은 자의 심경으로 소외된 이웃을 섬길 때 비로소 가능한 이야기다.

그런 의미에서 그 어느 절기보다도 추수감사절은 한국교회가 그들에게 서슴없이 다가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할 수도, 차가울 수도 있다. 무한한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할 줄 아는 신앙을 심어주고, 동시에 소외된 이웃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때 한국교회에 대한 거부감보다 친근감이 더 강해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교회에 대한 이미지 개선이 이뤄져 한국교회의 경쟁력은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추수감사절 헌금을 독거노인들이나, 한부모가정, 청소년가장 등 어려운 이웃과 나눈다면 그 어떤 추수감사절보다도 뜻 깊은 날이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역주민들을 교회로 초청해 주민초청잔치 등을 열어도 의미는 배가 되는 동시에 교회의 부흥과 성장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더불어 나눔과 섬김은 특정한 날에만 하는 것이 아니다. 12월에만 몰려 있는 나눔행사를 보는 시선이 따가운 것은 ‘생색내기’에 그치기 때문이다. 나눔과 섬김은 1년 365일 계속되어야 하며, 특정 단체나 교회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실천에 옮겨야 하는 것이다. 2017년도 쉼 없이 달려와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랐다. 한 해를 은혜롭게 보냈으며, 이제 한국교회가 울타리를 벗어나 받은 은혜를 만천하에 나누기를 소망한다. 그 출발이 추수감사절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예장 호헌 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