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인 찬 목사

우리는 종교개혁이라 부르지만 일반 역사에서는 종교란 이름을 붙이지를 않고, 그냥 Reformation(개혁. 改革)이라 부른다. 교회의 개혁, 신앙의 개혁으로 시작되었지만 교회 개혁에 그치지 않고, 부패하고, 병들었던 그 시대의 정치, 경제, 문화 등의 모든 분야에서 개혁운동이 번져나갔기 때문에 그냥 개혁운동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라고 여긴다.

1517년 10월 31일에 가톨릭의 수도사였던 마르틴 루터(1483.11.10.~1546.2.18.)가 자신이 속한 독일 부텐베르크 성당 문에 교황의 면죄부(면벌부)판매 등의 당시 가톨릭이 개혁되어져야 할 95개 항목을 낱낱이 적어 걸었던 데서 종교개혁운동이 시작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1521년 1월 3일, 마르틴 루터는 교황 레오 10세로부터 파문(破門) 처분을 받는다. 그 당시 성직자에게 파문은 성직의 박탈은 물론이고, 미사에도 참석할 수 없고, 장례식도 치를 수 없는 사형보다 더 지독한 치명적인 벌이다.

이 사건은 훗날 중세를 마감하고, 근대를 여는 계기가 되는데 그때로부터 올해로 500주년을 맞아 넘겼다.
마르틴 루터가 주창하기 시작하여 당대에 유럽전역으로 요원의 불길처럼 번졌던 개혁운동에는 3가지 중심 주제가 있다.

첫째는 신앙과 생활의 기준은 교회의 전통이나 교황이나 성직자의 권위가 아니라 성경 자체라는 것이다. 일컬어 오직 성경, Sola Scriptura. Only Bible이 그것이다.

둘째는 구원 받는 것은 선행이나 고행 또는 공적(功績) 등의 것이 아니라 오직 믿음으로 구원 받는다는 것으로 일컬어 Sola Fide. Only Faith이다.

셋째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모두가 제사장이다. 신부 같은 가톨릭 성직자들만 제사장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모든 성도들은 모두가 제사장이라는 것으로 만인제사장(萬人祭司長. priesthood of all believers)이다.
이 세 가지의 개혁주제가 지금 우리들에게는 당연한 것이지만 500년 전, 그 시절 유럽에는 가히 혁명을 넘는 주장이었다. 당시의 로마가톨릭에서 루터를 파면하고, 교회에서 추방령을 내리자 protest운동이 일어나 말씀으로 회복된 기독교가 시작되었다.

문제는 개혁운동이 그 한 시대로 끝난 것이 아니라 계속되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교회는 개혁된 교회. Reformed Church가 아니라 개혁이 진행되는 교회, Reforming Church이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면서 현재진행형의 개혁을 한국교회는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문제 많은 한국교회, 500년 전 종교개혁이 시작될 그 때보다 근원적인 개혁의 문제점과 대상이 된 한국교회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개혁해 나가야 하는가이다.

루터에 의하여 촉발된 종교개혁운동은 로마서 1:17절의 말씀에서 비롯되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간결한 한 말씀이 구도자 루터의 심령에 닿아 영혼에 폭발을 일으켰다. 인간을 구원에 이르게 하는 것은 교황도 아니며 신부도 아니다. 교회의 전통도 아니요, 의식도 아니다. 고행이나 자선은 더더욱 아니다. 선행이나 공적일 수 없다. 오로지 믿음으로 의롭게 되고, 믿음으로 구원에 이른다.

로마서를 다른 말로 일컬어 개혁교과서라고 말하기도 한다.

교회가 통째로 타락과 침체의 늪에 젖어들던 4세기에 방황하던 아우구스티누스(Aurelius Augustinus. 354.11.13~430.8.28)가 로마서 13장 말씀을 읽고, 그의 영혼이 새로워짐으로 새로운 중세시대를 열었다. 그의 새로워짐으로 인하여 교회가 새로워지고 세계가 새로워졌다.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 낮에 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롬13:12~14)

아우구스티누스는 10대에 이미 사생아를 낳았다. 젊은 날에 정욕에 빠지고, 이단에 빠지며 방황과 고뇌의 날들을 보냈던 그가 하나님 말씀 로마서를 읽고, 영혼이 새로워졌을 때 교회가 새로워지고, 시대가 새로워지는 변화가 시작되었다.

그때만 그런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 성경을 통한 개혁의 역사는 아우구스티누스나 루터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말씀에 부딪침을 받는 하나님의 사람에 의하여 되풀이 되어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나는 거룩한 역사이다.

하나님의 살아 있는 말씀이기에 지금에도 방황하는 영혼에 지진처럼, 해일처럼 다가오신다. 2017년 올 해에도 말씀을 펼쳐 놓고 진실한 마음, 가난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설 때에 개혁의 역사는 501년을 향해 새로이 시작되리라.

마라나타, 주 예수님 오시옵소서. 아멘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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