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여성들은 언제나 역사의 한복판에서 희생당해 왔다. 그러면서도 생명의 어머니로서, 민족의 어머니로서 밥을 지어 가족들에게 먹이고, 자신은 가난을 등에 지고 부뚜막에 앉아 눈물과 한숨으로 가족들의 건강과,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태초부터 지금까지, 기독교가 이 땅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어떠한 모습으로든지 기도해 왔다. 한마디로 민족의 어머니, 생명의 어머니들은 고난의 현장, 예수님의 삶의 현장에 있었다.

이런 생명의 어머니, 민족의 어머니가 이번에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 소통 광장’ 코너에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제의 국내도입을 부탁 한다’는 청원의 글에 20만명이 동참했다. 이를 둘러싸고 기독교 내에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생명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을 어느 종교보다도 중요하게 여기는 기독교적인 입장에서는 여기에 동의 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를 비롯한 기독교 단체들은 즉각 이 청원이 한국 사회를 생명 파괴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 즉 윤리적 문제가 있음을 우려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어머니들의 출산은 하나님께서 주신 최고의 선물이며, 여자만이 가지는 위대한 생명의 담지자이다. 때문에 여성의 권한을 침범할 수 없고, 낙태죄를 범으로 규정하기 이전에 생명을 이어가는 여성들이 아이와 함께 하나님의 창조세계에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법적인 보호 장치의 마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경제적으로 부유하건, 빈곤하건 여성들은 항상 짓눌려 살아왔다. 때문에 여성에 대한 인권이 강하게 제기되어 왔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것은 태초부터 지금까지이다. 성서도 율법으로 네 이웃의 여자를 탐하지 말라고 했다. 간음하지 말라고 했다. 그것은 이스라엘 민족이 에집트의 종살이에서 여자들의 고통을 기억하라는 것이다. 그렇다 여성들은 피지배자로서 지배자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수모와 고통을 당해 왔는가.
이런 생명의 어머니, 민족의 어머니가 이번에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 소통 광장’ 코너에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제의 국내도입을 부탁 한다’는 청원의 글로 인해 도마 위에 올라 난도질을 당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한국 사회를 생명 파괴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 즉 윤리적 문제가 있음을 우려한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분명한 것은 생명의 어머니, 민족의 어머니는 윤리적인 문제를 넘어 생명의 담지자이다. 그 누구도 생명의 어머니를 어디에 올려놓고, 논쟁을 벌일 사안이 아니다.

“인간은 수정 순간부터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영혼을 소유한 존엄한 생명이 시작된다는 생명관을 확고하게 견지하고 있다. 수정 순간부터 시작되는 모든 인간 생명을 파괴하는 행동은 살인행위이다”

또한 “현실적인 이익과 행복을 먼저 확보하고자 하는 이기적인 성인들의 요구에 휘둘려서 장차 국가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인 아기의 생명을 파괴하는 데 법률과 공권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국가 본연의 소명에 반하는 행동이다. 국가는 원치 않는 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들도 다른 정상적인 아이들과 다름없이 자라날 수 있게 하고 또한 미혼모들도 다른 기혼여성들과 다름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제도적인 환경을 마련하기 위하여 힘써야 할 것이다”(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입장문 중)

그렇다 기독교는 생명의 종교이다. 그래서 생명의 어머니들은 생명을 담지해 낸다. 생명의 어머니들의 가치는 윤리적인 것을 뛰어 넘는다. 이것은 윤리적인 가치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하나님의 인간존엄성에 대한 생명가치이며, 창조적인 것이다. 생명의 어머니라면 누구나 하나님의 법 아래서 보호를 받아야 한다. 그것은 국가가 생명의 어머니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아름다운 사회를 조성해 줄 때 비로서 가능하다.

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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