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세습 문제로 사회적 질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은혜로운 세대교체의 본을 보인 교회가 있다. 그 주인공은 청주주님의교회 주서택 목사다.

주 목사는 15년 전 교회를 개척할 때 65세에 조기 은퇴를 하겠다는 약속을 온전히 지켰으며, 교회에서 제공하는 새 자동차를 극구 사양한 것도 모자라, 은퇴 예우금 2억원 전액도 교회에 헌금했다.

15년 전 불과 7명으로 출발한 청주주님의교회가 출석교인 1천명이 되기까지 개척 첫 달부터 교회의 재정 50%를 교회 밖으로 내보내 지역사회와 한국교회에 감동을 준 모습 그대로, 은퇴마저도 한국교회를 향한 모범답안을 제시한 셈이다.

청주주님의교회는 주서택 목사 은퇴 및 후임 최현석 목사 취임 감사예배를 지난 19일 드리고,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 자리에서 주서택 목사는 ‘이 사람을 보라’란 제하의 말씀을 전한 뒤, 은퇴 예우금 2억원 전액을 교회 헌금으로 전달했다. 또 후임 최현석 목사에게 악수를 건넨 뒤 본인이 입었던 성의를 벗어 입혀주면서 청주주님의교회 담임 목사로서의 직분을 마쳤다.

주 목사는 비록 주님의교회가 가난한 교회는 아니지만, 스스로 맑은 가난을 선택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교회당이 꼭 화려하고 웅장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예배드리기에 불편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 목사는 “자기 교회만을 위해 재정을 다 쓰는 것을 건강한 교회의 모습이 아니”라면서, “적어도 50% 정도는 교회 밖으로 내보내고 남은 50%를 통해 교회 살림을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담임목사 세습에 관련해서도 “교회를 기업화하고 사유화하려는 인간의 욕심에서 만들어낸 죄악”이라며, “한국교회가 이 벽을 뛰어넘지 못하면 주저앉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주 목사는 청주주님의교회 담임으로 6년 담임목사 임기제도와 65세 정년, 절대 세습 및 친인척 후임불가, 교회재정 50%를 교회 밖으로 내보내는 등 교회개혁에 적극 앞장섰다. 15년 동안 구제, 선교, 장학금, 봉사 등 교회 밖으로 지출한 재정만 96억원이 넘는다.
 
특히 생존권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사랑의 나눔마켓’을 운영해 지금까지 10년간 총 11억원을 구제사역에 썼으며, 교회 주위에 위치한 충북대와 창신초, 중앙여고, 청주고와 일신여자 중고등학교에 매년 장학금을 지원했다. 이밖에도 100여 군데의 농어촌을 비롯해, 미자립 교회와 선교사, 선교단체에도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제2대 담임목사로 취임한 최현석 목사는 예장 대신 군목단장을 지내고, 15년간 군목으로 사역한 뒤 공군 소령으로 예편한 충성스러운 종이다. 교회에선 10개월 전 24명으로 청빙위원회를 구성해 후임 목사 선정을 진행해 왔으며, 최종 청주주님의교회 부목사 출신 16명 중 한명을 선정하게 됐다. 이후 제직회에 보고해 공동의회에서 절대 다수의 지지로 최종 후임목사로 최 목사가 결정됐다.

주 목사는 후임목사가 자유롭게 목회를 할 수 있도록 교회를 떠나 예수공동체로 돌아간다는 각오다. 멀리서 응원하고 격려해주겠다는 것이 속마음이다. 이로써 원로목사와 후임목사의 아름다운 세대교체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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