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 성 택 목사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면서 195일 만에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을 완성하였다. 마지막 임명장인 홍종학 후보의 자질과 도덕성을 두고 야당의 치열한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인사라서 후일에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모르겠으나 여하튼 완성된 내각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차라리 고위 공직자 임명 가이드라인을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밝히지 않았더라면 몰라도 그 기준과는 너무도 멀리 가 있는 사람을 명확한 이유없이 강행한 것에 대한 국민적 의혹은 반드시 해소해 주어야 할 것이다. 특히 홍종학 장관을 임명하는 자리에서 “검증을 어렵게 통과한 사람들이 일을 더 잘하더라”라는 말은 필자의 귀를 의심케 하는 말, 임명권자로서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인사청문회의 흠결이 있더라도 일을 잘하면 된다는 뜻인데, 그럼 그런 인사위원회를 왜 하는 것이고, 그 앞에 많은 유능한 인사들이 청문회 흠결로 인해 낙마한 적이 있는 데 그럼 그들에게는 무엇이라고 해명해 주어야 하는가? 이 말은 적어도 홍문종 장관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니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는 야당의 일치된 의견으로 보고서조차 작성하지 못한 낙제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행된 내각이다. 이미 청와대의 인사라인의 문제는 문제를 넘어 한계에 와 있고, 그것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재풀의 한계와 선택의 폭 때문일 것이다. 정말 여야를 넘나드는, 이념과 정파를 넘나드는 인재등용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가? 자신의 정적을 내각의 수장으로 앉혔던 링컨 같은 포용력을 기대하는 것은 애당초 어렵다는 말인가? 하긴 이것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도 같은 처지였으니 꼭 문재인 정부만을 비난하는 말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렇다 하더라고 이렇게 인재난을 겪으면서 그리고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면서까지 코드 인사를 강해해야 하는 것은 정말 납득하기 어렵다.
지금 국난은 안팎으로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다. 결국 이 국난을 가장 선두에서 막아서야 하는 사람들이 내각에 있고 이들을 총괄해야 할 사람이 장관이다. 청문회의 점수가 곧 조직 장악력이 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정치적 이해에 의해 청문회에서 난관을 겪은 사람은 조직 장악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나 도덕적 흠결로 비난 받은 사람에게는 그 일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국민적 비아냥과 언론의 비판 그리고 조직 내에 건전한 인사들의 협조를 받아내기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찌하는가? 일단 맡았으니, 맡겼으니 기대해 보는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문재인 초대 내각은 이러한 국민적 의혹과 불안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은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가 이런 문제들을 모두 덮고 가게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과거 대통령들의 초기 지지율이 이 못지 않은 이들이 많았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마지막이 너무도 초라하고 비참했었다는 사실들이다.

우리는 매 정권이 출범할 때마다 기대와 우려를 섞어서 그 정권이 꼭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진심으로 소망했었지만, 늘 실망 속에 그들을 보내야 했고 상당수 대통령은 수사 대상이 되게 만드는 불행한 과거사를 가지고 있다. 국가의 고도 급성장의 유산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아프고 창피한 일이다. 이유 불문하고 세계 최고 가난한 나라에서 반세기만에 세계 10대 교역국으로 성장한 이 나라의 지도자, 분명히 그들 각자 나름대로의 역할과 공로가 있을 것인데 왜 그들이 내려가기만 하면 검찰청 포토라인에게 서야만 하는지 도대체 받아들일 수 없는 일들이 매번 반복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소망하면서, 제발 이 내각구성원들의 살신성인을 부탁하고 부탁하는 바이다.

그리스도대학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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