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 태 영 목사

전통적으로 대림절에는 교회에서 예배 때마다 촛불 하나씩을 더해가며 오시는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한다. 어지러운 세상에 오시는 주께서 참 평화와 우리 마음의 소원을 이뤄주시기를 기도한다. 무엇보다 자기 몸을 태워 어둠을 밝히는 촛불처럼, 사람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기를 기도한다. 대림절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우리 안의 ‘야곱의 생리’를 벗어버리는 일이다. 말라기서는 이렇게 말한다. “나 여호와는 변역(變易)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야곱의 자손들아 너희가 소멸되지 아니하느니라”(말 3:6). ‘야곱의 자손’은 하나님의 자손과 대척관계에 있다. 서로 존재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야곱의 자손은 스스로도 믿을 수 없는 존재이다. 자기를 알지 못하기에 자신을 배반하는 일을 다반사로 한다. 자기가 하나님보다 더 큰 자인 것처럼 행세하며, 온갖 불의와 부정과 포악한 일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니 야곱의 자손이 누구이겠는가? 바로 인간 군상이요, 우리 자신이다. “술수를 쓰고, 간음을 하고, 거짓 맹세를 하고, 품꾼의 삯을 떼어먹고, 과부와 고아를 압제하고, 나그네를 억울하게 하고, 하나님의 것을 떼어먹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말 3:5)이다. 세상이 어지러운 것은 이처럼 야곱의 자손들의 횡포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오실 분은 이런 자들을 가차 없이 심판하신다고 한다. 그러니 회개하라고 한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거짓으로 산 삶을. 남을 속이고, 진실을 왜곡하고, 약자를 억압하고, 정의를 짓밟은 일을 회개하라고 한다. 믿는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다. 입으로는 하나님을 말하기는 하지만 마음에서는 이미 죽은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왜 회개 ‘하라’고 하는가? 회개는 하나님 앞에서 나를 부정하는 행위이다. 그러나 반대로 하나님께서 나를 긍정하겠다는 신호이다. 파멸을 목전에 둔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시려는 것이 회개의 요청이다. 참으로 놀라운 은총이다. 회개 없는 인간에게 돌아오는 것은 진노의 심판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대림절에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시기 위해 회개하라고 하신다. 진정으로 회개하는 자만이 은총을 입는다.

삼일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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