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언창 목사.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이 때, 정말 훈훈한 소식이 들려왔다. 매서운 추위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어르신에게 자신이 입고 있던 패딩을 벗어 덮어주고, 응급조치를 한 이야기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엄창민, 정호균, 신세현 학생은 최저 기온 영하 11도인 지난 11일 오전 8시경 등굣길에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시장에서 한 노인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을 발견했다. 이에 엄 군은 쓰러진 노인을 일으켜 자신의 무릎에 기대게 했고, 정 군은 119에 신고했다. 또 신 군은 자신의 패딩을 벗어 노인의 몸을 덮었다. 그리고 노인이 정신을 차리자 업어서 안전하게 귀가를 시킨 후 뒤늦게 학교로 향했다.

정말 3명의 학생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소중한 생명을 살린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히 할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각박한 세상에서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솔직히 요즘 세상에서 길거리에 누군가가 쓰러져 있을 때 몇 명이나 도움의 손길을 건넬지 의문이다. 오히려 현장을 피해가거나, 혹은 대수롭지 않은 듯 지나쳐 가는 일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 3명의 학생들이 보여준 선행은 이 땅을 살아가는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온정이 메말라버린 시대에 아직은 우리 사회가 정의가 넘치는 곳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웃을 섬긴다는 것은 큰데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선행을 베푸는 것도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니다.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제대로 파악해서 작은 도움이라도 주저하지 않고 건네는데 있다. 그것이 이 땅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필요한 이웃사랑 실천이다.

누가복음 10장 30절부터 36절 말씀에 따르면 “예수계서 이르시되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매 강도들이 그 옷을 벗기고 때려 거의 죽은 것을 버리고 갔더라. 마침 한 제사장이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가고, 또 이와 같이 한 레위인도 그 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 피하여 자나가되, 어떤 사마리아 사람은 여행하는 중 거기 이르러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겨 가까이 가서 기름과 포도주를 그 상처에 붓고 싸매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니라. 그 이튿날 그가 주막 주인에게 데나리온 둘을 내어 주며 이르되 이 사람을 돌보아 주라 비용이 더 들면 내가 돌아올 때에 갚으리라 하였느니. 네 생각에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고 묻고 계신다.

작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예수는 이 땅에 소외된 이웃들의 눈물을 닦아줄 이는 누구냐고 다시 묻고 계신다. 우리는 “너는 구제할 때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6:3~4)는 말씀대로 하나님이 보시기에 가증스럽지 않도록, 생색내기가 아닌 진심으로 우러나온 나눔과 섬김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선한 나눔과 섬김의 실천에 주저하지 않고 당장 나서길 소망한다. 
 

예장 웨신 부총회장(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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